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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그늘 Jun 28. 2022

자존감이 낮아질 때

장난으로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죽을 수 있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죽을 수 있다'

  이 말을 안다. 그렇기에 되도록이면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을 했다. 하지만, 주기라도 있듯이 이따끔씩 나는 개구리가 되곤 한다.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일들이 어째서인지 큰 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럴 때면 생각한다. 나는 개구리가 아니라고. 고작 그저 그런 개구리가 아니라고. 되뇌인다. 

  사람의 생각이란 신비롭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믿고 신뢰할 때는 그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어차피 나는 나의 길을 가리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그리고 그럴 때면 살아가는데 있어 문제가 전혀 없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도 변화가 없다. 당연한 일이다. 언제나 세상에서 변한다고 확신을 갖고 인식할 수 있는 건 '나' 뿐이다. 

  그렇기에 감정의 변화로 나의 마음이 무너지면 나는 동일한 사람의 동일한 장난임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받는다. 상처의 정도가 아니다. 왜인지 증명하고 싶은 욕구가 꿈틀댄다. 나중에 내가 보여주겠다. 당신이 틀렸다는 걸. 고작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저 그런 정도의 사람이 아니란 걸. 당신보다 훨씬 멋지고 잘 살아갈 거란 걸 증명해내고 싶다. 그러다 생각한다. 고작 내가 그 사람에게 증명하고자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걸까. 그게 맞는 걸까. 

  마음이라 불리는 곳 동서쪽 쯤 위치한 곳에는 여전히 증명의 욕구가 남아있지만,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누군가가 아닌 나를 위해 살겠다고 수십번을 생각한다. 나는 계속해서 내가 생각한 일들과 계획한 일들을 이루어나갈 것이고, 그것은 오로지 나에게 내가 증명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오늘날에 와서 나는 안다.

  내가 당신의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았다는 건, 당신의 말이 나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내가 나에 대한 마음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란 사실을 말이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당신의 말에서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개구리가 아니어야 한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도 맞아 죽을 수 있는 개구리가 아니라. 장난으로 던진 돌을 받아 나도 장난으로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된다. 

  하나의 다짐이자, 기록처럼 글을 남긴다. 내가 말하는 당신은 지금쯤 편히 잠을 자고 있을 거다. 그리고 아마 이런 생각을 하리란 걸 한 톨도 생각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잠시 난 개구리가 되어 당신에게 돌을 맞았다. 아파하다 아파하다 아파할 이유를 찾지 못해 나를 잠깐 긁었다. 당신이 던진  돌이 아니라 내가 던진 돌이었다. 바보같이 맞지 말자. 돌아오려나 보다. 자존감이 낮아지려는 시점이... 항상 그랬다. 항상 피하지 못하였고, 어김없이 맞이할지도 모르지만, 매번 실패하더라도 대비하고 부딪히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기에 그리고 그것이 삶이고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기에. 


  개구리가 될 수 있는 나이기에 나 또한 장난으로라도 돌을 던지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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