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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철 Oct 24. 2023

<황금박쥐/최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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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

 

잇몸 치료 도중

잠시 다음 치료를 준비하는 사이

입안을 헹구며

LCD 화면에 뜬

내 이빨의 파노라마를 보았다.     

해골이었다.

나도 빛나는 해골이구나.

비록 금()이라곤

위쪽 어금니를 씌운 것 하나뿐이지만

나의 뼈들이 

황금박쥐처럼 웃고 있었다.

  

어디에서 날아왔을까.

그 정의의 용사가 반가워 

한동안 바라보고 있으니

하나 밖에 없는 나의 금니가 

끝내 X-선을 통과시키지 않고

검게 처리해 버린 고집의 흔적이 보인다.

그 옹이 자욱 같은 게 

파노라마에선 오히려

환하게 빛나고 있음이 보인다.

  

황금박쥐의 호탕한 웃음소리

한동안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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