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것들
<망상 클럽 14>
‘잉어와 할아버지’는 예전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얘기다. 낚시에 걸린 잉어가 눈물 흘리며 살려 달라 하였고 할아버지는 잉어를 놓아 준다. 할아버지는 나중에 잉어(용궁의 왕자)의 초청으로 용궁을 방문하게 된다. 낙상(落傷)한 제비 다리를 치료 해 준 흥부도, 강남 갔다 돌아온 제비로부터 ‘박씨’를 받아 큰 복을 얻는다.
잉어나 제비는 우리 감정에 깊숙이 개입한 동물인데 일정한 크기 때문이다. 일정한 크기가 있는 것들은 모두 감정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아주 작은 것은 감정이 없다고 여겨진다. 그러므로 그들의 사정도 들을 수 없고 우리가 은혜를 베풀 수도 없다.
모기를 생각해 보라. 벽에 붙어 있는 모기는 보는 즉시 죽임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잉어나 제비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많은 사람들은 모기를 죽이는 이유가 오직 모기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왜 우리는 잉어나 제비에 베푸는(?) ‘은혜’를 모기에겐 베풀지 못하는 것일까. 따져 보면 잉어나 제비도 우리에게 100% 유익한(?) 동물은 아닐 수 있는데 말이다.
그건 아마도 모기가 잉어나 제비에 비해 현저하게 작기 때문일 것이다. 감정이 없어 보일 것만 같은 ‘아주 작은 크기’ 말이다. 우린 그런 것들에게 선입견을 갖고 있고 거의 반사적으로 ‘때려죽이는’ 것이다.
이런 반사행동(?)은 모기에게만 작동하는 게 아니다. 주변에 다른 존재들에게도 작동할 수 있다. 오직 작다는 이유만으로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정상’으로 취급 받는 존재는 또 없을까? 그걸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비록 그런 ‘보살핌’이 우리에게 용궁 초대나 금은보화가 가득한 ‘박씨’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