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일기2] 불안, 초조, 궁금증

by 최우주


[임신 7주]

여느 때와 다름없는 출근길이었다.

임신을 확인한 이래로 새벽에 자꾸 깨곤 했는데 간만에 푹 잔 듯한 느낌이 들었다.


6주차 때 심장소리를 듣고 자궁경부암 검사를 같이 했는데 피가 나올 수 있다고 했고

일주일 넘게 갈색혈이 멎지않아 불안하던 차였다.


사무실에 막 도착할 즘 갑자기 밑에서 뭔가 왈칵 쏟아졌다.

이건 단순 갈색혈이 아닌 것 같은 느낌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급하게 가방을 내려놓고 화장실에 가니 생리혈처럼 빨간피가 나와 있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급하게 병가를 내고 택시를 불렀다.

회사에서 난임병원까지는 차로 30분정도 걸리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내 표정을 봤는지 과속을 했다.

과속하시는 바람에 더 무서워서 벨트를 부여잡고 마음이 불안하고 심장이 쿵쾅댔다.

남편한테 카톡을 하고, 병원에 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초음파를 보니 아기의 심장은 잘 뛰고 있었다.

눈물이 찔끔 날 뻔 했지만 잘 있다니까 안심하고 병원에서는 먹는 유산방지제 약을 처방해줬다.



[임신 10주]

드디어 난임병원을 졸업하는 날이다.

난임병원에서 임신을 확인하고 분만병원으로 전원하는 걸 ‘졸업’이라고 부른다.

내 인생의 졸업은 대학교가 마지막일 줄 알았더니 또 한번의 졸업을 하게 될 줄이야.


원장 선생님의 정성들인 진료 의뢰서와 검사기록지들을 소중하게 챙기고 마지막 초음파를 봤다.

소위 말하는 젤리곰의 형태가 되어있었다. 머리-몸통-손발이 모두 동글동글하게 생겨있었고 탯줄이 머리위로 동그랗게 감싸고 있었다.

심장소리를 듣고도 울지않던 내가 제법 사람같은 것이 내 뱃속에 있다는 사실에 울컥해버렸다.


회사에 있던 남편도 벅찬 목소리로 전화가 오는데 우리가 엄마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실감나서 눈물이 핑 돌았다.



[임신 11주-12주]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면서도 12주 초음파 볼 날까지 시간이 안간다.

임신초기는 기다림의 연속이라더니.. 뱃속에 잘 있는지 궁금해서 못 견디는 나날들을 보냈다.


12주에 드디어 집 앞 분만병원으로 전원했다.

2주만에 본 아이는 5cm밖에 안되면서 척추뼈가 보이고 팔다리가 뿅뿅 나와있었다. 그리고 힘차게 발차기를 했다. 처음으로 사람이 내 뱃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자라는 모습을 기대하게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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