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에 창문을 열고 있으면 바람에 실려오는 꽃향기와 흙내음을 좋아해.
그 향기는 잊고 있었던 아련한 무언가를 떠올리게 해.
그런 적 있어?
어느 봄밤 약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때,
조금 서늘해져서 얇은 겉옷을 걸치고 창문을 열어놓고 있을 때 말야.
알 수 없는 이유로 마음이 살짝 아릴 때.
그때 실려오는 아카시아 꽃향기는 나의 마음을 더욱 어지럽히지.
저기 멀리 보이는 가로등 불빛처럼 아른거리는 추억들이 스치듯 지나가기도 해.
잠이 오지 않는 밤 설레기도 하고 울렁거리기도 하는 긴 밤.
나는 바람에 실려오는 꽃향기와 흙내음을 좋아해.
현재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