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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bu Feb 03. 2024

나라는 여자

코스모스의 광활함과

나의 나약함과 하찮음에 대해

비관하던 나는 브런치 글의 발행 버튼을 누르고

스크롤을 내리다

B급 유머를 재주넘듯 부리는 한 작가님의 글을 찾게 되고

눈물까지 찍어내며 미친 듯이 웃었다


분명 밖에 지나가는 아이들의 꺅꺅대는 소리가 나에게 들렸으니

나의 으하하하 웃음소리도 밖에서 들렸을 것이다.

방금 전에 모든 것이 괴로웠던 나는 온대 간데 없어지고


작가님의 글을 연속으로 클릭하며 읽기에 바빴다.

그러고도 한참을 아 너무 웃겨 아 너무 웃겨를 소리치다

아까 진지한 나는 어디 갔는지 부끄러워졌다.


그래, 나란 여자, 수능을 망치고 대성통곡하다 지쳐 잠들고

일어나서 저녁밥을 먹었지.


자기 전에 누워서 걱정거리를 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지.


40에 온 사춘기처럼 나는 왜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가에 대해

고민하다가 B급 유머에 한없이 반해서 구독을 누르고 있는 여자


그러고서도 어제는 금요일이란 풀어짐에

자기 전까지 브런치를 기웃거리며

여러 이야기를 읽었다.

가슴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좋아요를 누르고

연애도 못하는 처지에 연애이야기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감정 이입해서 좋아요를 누르고

그렇게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읽으면서

고슴도치같이 날 서있던 마음이 누그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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