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여름 여행 1일 차
독일 베를린에 온 지 한 달 만에 드디어 여행다운 여행을 처음 떠났다.
목적지는 동유럽 3개국이었고, 일정은 아래와 같았다.
사실 여행을 혼자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혼자 하는 여행은 크게 가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대학 친구 윤 씨가 회사에서 휴가를 하도 많이 줘서 같이 가게 되었다. 다행이었다.
첫날의 일정은 별게 없었다.
친구가 밤 9시에 도착 예정이어서, 나는 베를린에서 천천히 이동하고 숙소에서 기다릴 생각이었다.
베를린에서 체코 프라하까지는 Flix Bus라는 독일 고속버스를 이용했다.
(이번 여행에 참 많은 도움이 된 Flix Bus였다.)
버스를 타고 외국을 간다는 게 흥미로웠다. 게다가 19유로,,, 한 2만 5천 원,, 기가 막히는 일이었고, 여기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베를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5시간 가까이 걸려 체코 프라하에 도착했다.
서울 부산은 버스 타면 피곤해 죽겠는데 여기 버스는 은근히 탈만했다. 도착하니 오후 네시 정도였다.
체코의 트램은 아래의 구버전이 새 버전보다 이뻤고 영화 뷰티인사이드의 한 장면 같아서 빠담빠담 했다.
나는 첫날 별로 돌아다닐 마음도 없어서 그냥 숙소로 바로 갔다.
윤 씨가 한식을 먹어야 한다는 이유와 나도 한식을 먹은 지 오래된 이유로 한인민박을 갔다.
첫날의 문제는 저녁에 터졌다. 한국에서 와야 하는 윤 씨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이었다.
윤 씨의 일정은 인천에서 출발하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환승을 해서 체코 프라하로 들어오는 오스트리아 항공을 타고 올 예정이었는데 환승 대기 중에 갑자기 비행기가 캔슬된 것이다. 뭐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오스트리아 항공이 진짜 자주 이런다고 한다.
그래 놓고 항공사에서 해주는 건 버스를 대절해줘서 오스트리아 빈에서 체코까지 버스를 태워주는 것이었다.
결국 윤 씨는 새벽 두 시가 넘어갈 때쯤, 약 삼십 시간 이동만 하면서 모공이 이빠이 넓어진 피곤한 몰골로 나타났다.
들어가서 씻고 맥주 한 캔 하니 새벽 4시였고 다음날의 일정 때문에 바로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