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여름 여행 4일 차_2
호텔에서 꿀잠을 자고 난 뒤 우리는 잘츠부르크 투어를 출발했다.
계획상 다음날은 다른 도시로 가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만 여행할 수 있었다. 그래도 유럽의 여름은 해가 저녁 아홉 시가 넘어서 지기 때문에 밝은 시간을 더 즐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잘츠부르크에는 잘자흐 강이 흐르고 우리 숙소는 잘자흐 강기준으로 북쪽에 있었다. 그리고 강남 방향에 구경할 곳이 많았다.
먼저 강남을 가기 전에 강북에 있는 미라벨 정원에 갔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와서 유명한 곳이긴 했는데 우리에겐 그냥 지나가며 꽃냄새나 맡았던 공원이다.
저 멀리 잘츠부르크의 랜드마크 호헨잘츠부르크 성이 보였다.
미라벨 정원은 그냥 금방 보고 잘자흐 강을 건넜다.
다리를 건너서 조금만 더 내려가니 모차르트 생가가 있었다.
모차르트 하우스는 들어가는데 티켓팅을 해야 했다. 전자과 출신인 우리는 앙페르나 맥스웰 생가라면 돈 내고 들어가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모차르트는 생가 껍데기만 봐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바로 이동했다.
골목을 따라가 가면 모차르트 광장, 레지덴츠 광장, 대성당이 나오는데 다 붙어있어서 쭉 돌아보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광장에는 음악 공연도 하고 넓고 평화로웠다.
바로크 양식의 대성당이고, 모차르트가 유아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공사 중이어서 좀 아쉬웠다.
우리는 한 바퀴 돌고 다시 모차르트 광장으로 와서 맥주를 한잔했다. 자고 나와서 컨디션도 좋고, 광장의 분위기도 좋고, 날씨도 좋고, 오스트리아는 맥주마저 참 맛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앞의 맥주는 독일 뮌헨 쪽 양조장에서 만든 독일 맥주였다.)
맥주를 다 마시고 드디어 잘츠부르크의 랜드마크인 호헨잘츠부르크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보면 또 작은 광장이 나오는데, 그곳엔 이상한 조형물이 하나 있었다.
왕 페레로로쉐 위에 사람 한 명 올라가 있었다. 처음에 진짜 사람인 줄 알고 뭔 미친놈인가 하고 가까이 가보니 동상이었다. 신기한 동상을 구경하며 광장을 가로질러 성 쪽으로 향했다.
성은 산에 있어서 우리는 페스퉁스 반(Festungs bahn)이라는 열차를 타고 다녀왔는데 매표소에서 표를 사니 왕복 8.4유로, 다른 물가에 비하면 싼 편은 아니다.
열차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위쪽에 올라가서 본 잘츠부르크의 전경은 너무 새로웠다.
체코의 붉은 지붕들과 다르게 이곳의 도시는 채도가 낮은 색의 지붕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하면 이 무채색의 건물과 지붕들이 생각날 정도로 인상 깊은 풍경이었다.
성에 들어와서 본 타워의 모습
이 성은 한 번도 공격받은 적이 없어서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이 잘되어있는 유적지라고 한다.
계단을 따라 성 뒤쪽으로 가보니 광활한 대지와 높은 산맥들이 보였다. 그리고 멀리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장관이었다. 성 앞으로 펼쳐져있는 무채색의 도시와 뒤편의 푸른 대자연이 이질감 없이 너무나 조화로웠다.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앉아서 사진도 찍고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산이 멀었지만 굉장히 높아 보여 구글맵으로 대충 알아보니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걸쳐있는 산들이었고, 높이는 대략 2천 미터 후반대의 산들이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온 저녁시간, 우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Stiegl이라는 오스트리아에서 유명한 맥주를 파는 레스토랑에 갔다.
우리가 간 레스토랑이 Stiegl양조장 직영점이어서 Stiegl의 생맥주를 많이 마실수 있었다.
레스토랑은 야외자리가 있었는데 밖으로 광장의 대성당과 다른 건물들이 보였다. 좋은 날씨에 좋은 장소, 음식이 맛없을 수 없었다.
식사를 다하고 나니 해가 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누적된 피로가 있었기에 숙소에 돌아가기로 했다.
힘겹게 왔지만 예상보다 더 만족했던 잘츠부르크. 다행히 아무 문제없는 알찬 반나절을 보내고 호텔로 돌아와 기쁘게 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