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여름 여행 6일 차_1
여행 6일 차에 빈으로 가기 전, 할슈타트에서 점심까지 있을 계획이었다.
우선 새벽에 일어나 호수를 보기로 했다.
새벽에 눈을 떴을 때 많이 고민했다. 진짜 밖에 나가야 하나 더 자고 싶은데,,,
5일 정도 제대로 잠도 안 자고, 낮이나 밤이나 맥주도 한두 잔씩 계속 마시며 여행을 하니 피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할슈타트의 새벽을 보기 위해 숙소까지 잡았는데 어서 정신을 차리고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잘 나왔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카메라에 담기 힘들었지만 호수에 비치는 하늘이 정말 아름다웠다. 여름이었지만 차가운 새벽 공기에 물안개가 적당히 뒤섞인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주위에 사람도 보이지 않고 새소리와 물소리만 들렸다.
돌아다니다 흙탕물을 밟아서 씻기 위해 호수에 발을 담가봤는데, 차가웠지만 너무 깨끗한 느낌이었고 산뜻했다.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반가운 가족을 만났다. 어제 저녁에 봤던 백조 같았는데 성격 안 좋은 아이는 어디 갔는지 없고 새끼와 어미만 걸어 다니고 있었다.
백조와 인사를 마치고 체크아웃하고 나와서 선착장에 앉아있다 보니 기차 시간까지 두 시간 정도나 남아 있었다.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우연찮게 바로 옆에 모터보트샵이 보였다.
그렇게 우리는 한 시간 동안 보트를 빌려 할슈타트 호수를 돌아보게 되었다. 두 사람 합쳐서 18유로였다.
보트 속도가 느린 편이어서 한 시간에 호수를 다 돌 수는 없었지만 직접 운전하며 호수 위에서 보는 마을의 모습이 좋았다. 호수에 떠다니는 백조도 따라가 보고 근처를 돌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그렇게 우리는 배 시간에 맞춰 배를 타고 할슈타트 기차역으로 가서 오스트리아 빈행 기차를 기다렸다.
할슈타트는 모든 면이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새벽의 풍경과 마지막에 갑자기 타게 된 보트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