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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차비어 Jul 28. 2022

네덜란드 잔세스칸스_풍차와 일사병

16년 가을 여행 3일 차

네덜란드의 둘째 날이 밝았다.

오전에는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뮤지엄을 갔다가 오후에는 잔세스칸스라는 근교의 풍차마을 여행을 갔다.


예전에 한국에서 여자 친구와 서울역에서 했던 '반 고흐 인사이드'라는 전시회에 갔다 온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반 고흐의 생애와 작품들에 대한 사전 지식을 얻은 상태였다.

박물관은 시간 예약제인데 제일 첫 번째 타임인 오전 10시로 예약을 하고 갔고 대기인원이 거의 없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쉽지만 반 고흐 뮤지엄의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전 지식이 있으면 훨씬 즐거운 관람이 될 것 같다.


공부할 겸 사본 독일어 책과 물감모양 볼펜

내부에 기념품 샵이 있어서 기념품도 구매했다. 물감 모양 볼펜이 귀여웠으나 금방 잃어버렸다. 


반 고흐 뮤지엄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옆에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 있다.

그쪽으로 걸어가면 암스테르담에서 유명한 'I amsterdam'이라는 큰 조형물이 있는데 여기가 암스테르담이구나 하고 느껴지는 조형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서 사진 찍는다고 난리였고 우리도 올라가서 찍으면 좋았겠지만 너무 더워서 대충 사진 찍고 지나갔다.

참고로 이 날 우리는 처음으로 일사병에 걸렸다.


더위에 지친 우리는 잔세스칸스로 떠나기 전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다. 우유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Banketbakkerij Van der Linde라는 가게였다.

아이스크림을 받고 보니 비주얼부터 장난 아니었다. 아주 정성스레 퍼주셨는데 겉 부분은 차갑지도 않은 생크림이었고, 속은 우유 아이스크림인 뭔가 묘한 맛이었다. 


그리고 중앙역 앞쪽에 있는 자판기 음식점으로 갔다.

FEBO라고 많은 체인점이 있었는데 다 먹어 보진 못했지만 그중 먹어본 두어 가지가 별로였다.

간단하고 싼 가격에 갈만한 곳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잔세스칸스로 떠났다.

암스테르담에서 잔세스칸스를 가는 열차는 많기 때문에 당일에 티켓팅 해도 충분하다. 마치 부산에서 양산 가는 수준이랄까? 그리고 열차는 쿡잔디크(Koog-Zaandijk)행을 티켓팅 해야 하는데 이 역에 내려서 길 따라 걷다가 다리만 건너면 잔세스칸스가 나온다. 


참고로 잔세스칸스(Zaanse Schans)는 네덜란드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가진 풍차마을로 18세기에는 풍차가 약 700개 이상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관광용으로 몇 개 남지 않았다.

잔세스칸스에서 유명한 것은 치즈 공장과 나막신 공장이 있는데 관람도 무료라서 다 둘러볼 생각이었다.

쿡잔디크 역 앞의 미니 맵


활활 불타는 태양 아래 길 따라 조금만 가니 다리가 보이고 우리의 목적지인 풍차마을이 보였다.

다리에서 찍은 모습. 저 멀리 풍차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리를 건너니 마을의 초입이 나왔고 길 따라 쭉 들어가면 풍차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풍차가 많지는 않았고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느낌이어서 살짝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다채로운 색깔의 풍차들을 즐기며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치즈공장이 보인다. 치즈공장의 옆으로는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밖이 너무 더워서 얼른 내부로 들어갔는데 내부에는 치즈 만드는 도구들이 간단하게 전시되어 있고 치즈 매장이 있었다. 사실 치즈 공장이라기보단 치즈 매장이라 해야 할 것 같은 곳이었다.

치즈시식을 하고 나온 후 건물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좀 쉬었다. 햇볕이 너무 강한 날이라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기에 휴식이 필요했다.


앉아 있다 보니 치즈공장에서 키우는 닭들이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다가왔다.

귀여움과 무서움의 중간에 있는 닭들이었다. 좋은 데서 잘 자란 느낌이 났다.


그렇게 조금의 휴식을 가지고 또 길 따라 걷다 보니 근처의 나막신 공장도 보여 들어갔다.

나막신 장인들이 나무를 깎아서 직접 만드는 모습도 보여줬다. 신기하게 생겼지만 불편해 보이긴 했다.


나막신 공장까지 구경하고 나온 우리는 더위와 허기에 지쳐 밥을 먹으러 갔다.

트립어드바이저 점수를 보고 간 곳이었는데 마을 초입에 있는 "De Hoop OPd'Swarte Walvis"라는 레스토랑이었다.

햄버거와 소고기 스테이크, 먹을만했다.

밥을 어느정도 먹으면서 우리 둘 다 머리도 지끈지끈하고 정신도 없는 게 일사병 때문이구나~ 하고 깨달았다. 얼른 들어가서 좀 휴식을 취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다음 열차를 타고 숙소가 있는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잔세스칸스에서 돌아온 우리는 그래도 좀 시원한 숙소에서 자고나니 살짝 컨디션이 회복되어서 암스테르담 시내 산책을 다녀왔다. 숙소에서는 거의 졸도를 한 느낌이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이곳에서 합법화되어있는 홍등가도 지나가게 되었는데, 관광객도 많고 뭔가 이 장소가 당당해 보이는(?) 희한한 광경이었다. 이 나라는 대마초도 합법이라 길거리 어디서든 대마초도 피고 여하튼 여러모로 낯선 곳이었다. 죄의식은 사회가 만든다는 말도 생각났다. 

그래도 대마하고 정신줄 놓은 사람들을 보면 컨트롤이 안 되는 부분이 무섭긴 했다.

이렇게 우리는 암스테르담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전 날 너무 맛있게 먹었던 마네켄 피스에 가서 감자튀김을 사 먹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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