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가을 여행 7일 차_1
여름휴가의 7일 차가 밝았다.
보통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는 점심쯤 이동을 했기 때문에 첫날의 일정이 짧을 수밖에 없었지만 쾰른은 새벽 6시 30분 기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 전날 일찍 잠들어서, 일어나는데 반쯤 정도만(?) 죽을 것 같았다.
브뤼셀에서 쾰른은 기차로 1시간 45분가량 거리여서 8시 15분쯤 도착하게 되었다.
계획을 짤 때, 이 아침에 도착하면 호텔 체크인도 안될뿐더러 피곤해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오전에는 쾰른에 유명한 온천 Claudius Therme (클라우디스 떼르메)로 가기로 했었다.
먼저 아침에 쾰른 중앙역에 도착하니 쾰른 대성당이 보였다.
베를린에 살다 보니 이런 유럽풍의 성당 같은 게 없어서 독일은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는데, 말로만 들어봤던 쾰른 대성당을 직접 보니 상당히 크고 웅장했다.
우리는 그렇게 성당 앞의 호텔에 짐만 맡겨두고 온천으로 갔다.
강 건너에 있어서 강을 건너기 위해 Deutzer Brücke(도이처 다리)를 건넜다.
이 다리는 남산타워 철조망에 사랑의 자물쇠를 달듯 자물쇠로 유명하다
자물쇠는 카메라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달려있다.
각양각색의 자물쇠들이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매달려있다.
그렇게 다리를 건너서 공원을 지나쳤다.
그렇게 공원 끝에 우리의 목적지인 클라우디우스 떼르메 온천이 있었다.
내부는 물론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찍지 않았다.
우리나라 목욕탕 같은 곳은 아니고 수영복을 입고 남녀 모두 들어가는 온천+수영장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가격은 2시간, 4시간, 종일권이 있는데 시간을 초과하면 추가금이 있다. 수건과 수영복 대여도 가능했다.
우리는 2시간 주말권에 수영복은 챙겼기 때문에 수건만 렌털 해서 계산되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래 사진들은 클라우디우스 테르메 홈페이지에서 참조했다.
먼저 중앙 온천, 꽤 넓은 크기의 수영장이다.
여기 한쪽에서 어르신들이 체조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중앙 온천에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안마 온천
곳곳에 강한 물줄기가 나오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쭉 서서 안마를 했다.
야외 온천, 가장 재밌었다.
야외 온천 한쪽에 위 사진의 풀장이 있는데, 도넛 모양으로 생겼다.
아마도 저 모델은 진심으로 재밌어서 방긋 웃고 있는 모습일 거라고 생각된다.
직원이 한 번씩 와서 어떤 스위치를 올리면 저 도넛 모양의 풀장이 약 10분가량 소용돌이친다.
그러면 사람들이 물살에 휩쓸려 빙글빙글 돌게 되는데 마치 워터파크의 쓰나미 풀장의 매우 작은 버전 같았다. 여기는 남녀노소 근돼 아저씨들 마저도 즐거워서 까르르 거리며 물살에 몸을 맡기는 장소였다. 참고로 위 사진에서 할머니들이 있는 도넛 모양 중간에 있는 곳은 뜨거운 물과 버블이 나오는 온천이었다.
사진은 저 세 개만 올렸지만 더 많은 온천과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렇게 온천을 즐기고 숙소를 가기 전, 우리는 트립어드바이저를 보고 찾은 레스토랑에서 즐거운 식사와 함께 쾰시를 한잔할 수 있었다. 쾰시라는 맥주는 쾰른의 지역맥주인데 라거의 특성을 가진 에일이라 유명하다. 이미 많이 유명해졌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마실 수 있지만 쾰른 로컬 식당에서 생맥주로 마셔보고 싶었기에 설렜다.
레스토랑 이름은 Lommerzheim라는 곳이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해서 트립어드바이저에 처음으로 리뷰를 달았던 식당이었다. 참고로 Gaststätte는 레스토랑이라는 뜻이다.
밖에는 사람이 없어서 한산하는구나 했는데 들어가니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바에서는 사람들이 쾰시를 한잔씩 하기 위해 줄을 서있었다.
다행히 자리가 바로 나서 우리는 앉을 수 있었다.
이곳은 그냥 동네 맛집인 듯했다.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서로 인사하고 부둥부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원 아저씨들이 유쾌하고 장난기가 많았다.
여하튼 우리는 부어스트(소시지)와 감자 샐러드, 그리고 쾰시 맥주를 주문했다.
먼저 나온 쾰시!!!
쾰른 쪽 지역맥주라서 쾰른에 오면 어디든 쾰시를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쾰시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잔이 200mL다.
물론 200mL는 한입거리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계속 돌아다니며 빈 잔을 치우고 새로운 맥주를 올려놓는다.
그러면 정말 끝없이 들어간다.
직원 아저씨가 저런 트레이에 맥주를 계속 담아서 테이블을 돈다.
거품이 너무 맛있게 올라와있었다. 위 사진에 아저씨가 좀 짓궂어서 장난도 많이 쳤다.
괜히 주목을 받아 좀 민망하기도 했지만 유쾌하고 좋았다.
코스터(잔 깔개)를 보면 숫자 체크를 한 게 있는데 잔을 바꿀 때마다 체크를 하고 나중에 계산할 때 저걸 보고 맥주 계산을 한다. 맥주가 저거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우리가 시켰던 브라트 부어스트와 감자 샐러드.
역대급이었다. 사실 한국에서 존슨빌 소시지를 많이 먹고, 독일에 와서 소시지를 처음 먹었을 때 좀 실망을 한 적이 많은데 이건 말이 안 나왔다.
이곳에서 식사 후 쾰시는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도 중요한 맥주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한국에서도 쾰시를 여러 번 마셔볼 수 있었는데,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신선한 맥주를 200mL 잔에 금방 따라서 트레이에 가득 담고 돌아다니다가 빈 잔만 보이면 그대로 테이블에 올려놓는 서빙 스타일, 북적북적 거리는 분위기에서 원샷 딱딱 때리는 그 분위기. 정말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