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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차비어 Aug 03. 2022

벨기에 브뤼셀_시큼한 맥주?! 칸티용 양조장

16년 가을 여행 6일 차

브뤼셀의 이틀 차, 이 날은 특별히 관광을 많이 하지 않았다.

다음날 쾰른으로 가는 새벽기차를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일찍 들어와서 잠들었다.

우선 이 날은 전날 가지 못했던 기대했던 칸티용 양조장 투어를 갔고, 지나가는 길에 그랑플라스 및 오줌싸개 동상도 한번 더 봤다.



먼저 일어나자마자 우리는 와플을 먹으러 갔다. 와플을 애피타이저로 먹고 아침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le Funambule 라는 1유로 와플집을 갔다.

마치 우리나라 김밥천국의 와플 버전 느낌이었다.



간단하게 리에주 스타일 와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려서 먹었다.

2유로 정도 한 것 같다. 맛은 괜찮았다.

이 와플가게가 오줌싸개 동상 바로 옆에 있어서 간 김에 동상도 한 번 더 보러 갔는데!

어느새 어제는 발가벗고 있던 동상이 옷을 입고 있었다.


귀여운 모습으로 쉴 새 없이 싸대고 있는 오줌싸개 동상

타국의 외교사절들이 벨기에에 올 때 오줌싸개 동상 크기에 맞는 각국의 전통의상을 선물로 준다고 하는데, 여기에 한복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침을 먹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타코 집을 찾게 되었다.

웬만해서는 실패를 하지 않는 타코와 브리또를 주문했지만 고수를 빼 달라 하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실패의 고수 맛을 봤다. 고수를 보자마자 사진 찍을 마음도 안 생겼다.

고수에 우리의 위장을 쓴 게 아쉬워 입맛을 달래기 위해 또 와플을 먹으러 갔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검색해서 찾은 와플 맛집으로 갔다.

여자 친구는 와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리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생크림을 올리는 것을 좋아해서 한꺼번에 올려서 주문을 해봤다.

이런 음식이 되었다.

절반 정도는 너무 맛있게 먹었으나 나중에는 달고 느끼해서 못 먹을 뻔했다 (여하튼 다 먹었다)

그리고 우리는 칸티용 양조장 투어를 갔다.



드디어 맥덕들의 사랑, 사워 맥주의 성지 칸티용양조장 투어를 하게 되었다.

1900년도에 Paul Cantillon이라는 사람이 설립한 양조장이다.

자연 효모를 사용하여 신맛이 강한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으로 브뤼셀의 마지막 자연발효 양조장이다. 보통 일반적인 맥주 맛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낯설기 때문에 차라리 다른 술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보틀 샵에서는 찾지도 못했는데(물론 지금은 있다고 들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브뤼셀에 간 목적 중 하나가 칸티용 양조장이었는데, 첫날은 오후 네시가 넘어 도착하니 양조장 투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첫날은 어쩔 수 없이 람빅과 로제만 한잔씩 마셨고 다음날 일찍 와서 양조장 투어를 가게 되었다.


양조장 투어는 월, 화, 목, 금, 토 오후 네시까지 와야 가능하다.

가격은 7유로고 사전예약 없이 그냥 가서 양조장 투어 왔다고 하면 맥주 교환 티켓을 준다.

투어 후에 기본 제공 람빅 + 본인선택(티켓 사용) 총 2잔을 마실 수 있다.

특징 중 하나는 자율 관람이라서 그냥 오픈되어있는 양조장을 본인이 돌아다니며 관람하면 된다.

그래도 직원들이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구글 지도를 따라가면 창고 같은 입구가 나온다.


내부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카운터가 있고 왼쪽에는 펍같이 술 마시는 공간을 만들어놨다.

저 카운터에서 티켓팅을 하고 관람을 시작했다.

우리는 앞부분에 직원이 설명을 해줬다.


각종 양조도구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꼭대기로 올라가면 오크통들이 굉장히 많이 쌓여있다.


그리고 대망의 Cooling Room, 자연 발효조

양조장의 지붕 아래에 적정온도가 맞춰진 상태로 맥즙이 담기면 셀 수없이 많은 박테리아와 자연 효모들이 작용을 해서 칸티용 양조장만의 특색 있는 맥주를 만든다.

지역의 기후, 위치, 습도 등의 차이로 똑같은 맛을 낼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게 아래로 내려오면 또 다른 오크통들이 쌓여있다.

여기 안에는 맥주가 담겨있고,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간 숙성이 되고 있다.


이 쪽은 괴즈를 만들기 위한 공간


그리고 병세척기


사진에도 많지만 저 병들이 두 겹 이상 쌓여있고 사진 뒤쪽으로도 쫙 깔려있는데 모두 맥주가 들어있다.


양조장 투어는 이 정도로 마치게 되고 이제 시음을 하러 갔다.

맥주를 받아와서 펍에 앉아 마시면 된다.


이제 시음!


람빅 (Lambic)

영 비어라고 그냥 배럴에서 뽑아온 맥주다. 이십 개월 지난 맥주로 탄산은 없다.

오랜 기간 숙성이 되었기 때문에 당은 모두 알코올로 분해가 되어 단맛은 전혀 없다.


크릭(Kriek)

2년 된 람빅에 5~6개월간 체리를 담가 둔다. (500리터를 만들기 위해 150kg의 체리가 사용된다.)

병입전에 2차 발효를 위해 Young 람빅과 Young람빅의 1/3 양의 크릭을 합쳐 만든다.

새콤달콤 할 것처럼 생겼지만 시큼한 맛에 다채로운 향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로제(Rose)

크릭과 같은데 체리 대신에 라즈베리를 넣은 버전이다.


괴즈(Gueuze)

1,2,3년 차 람빅을 블랜딩 해서 만든다.

덜 숙성된 람빅은 2차 발효에 필요한 당을 공급하는데 쓰이고, 오래 숙성된 3년 차 람빅은 맛과 풍미를 더하는 데 사용된다. 이 블렌딩은 양조자의 테이스팅에 의해서 완성되는데, 대략 10개의 배럴이 사용되면 6~8개의 배럴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만큼 테이스팅에 많은 양을 소비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산도가 너무 강해서 못 먹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아래에 양동이에 보면 버려놓은 술도 많았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도 7위를 하던 관광명소라고 나와있는데, 사실 맥주에 관심이 많이 없다면 크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물론 벨기에의 맥주를 체험하고 싶다면 한번와보는 게 좋은 것 같다.

맥주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보면 투어를 해도 뭐가 뭔지도 알기 힘들뿐더러 맥주 맛도 기존의 맥주에 비해 이상(?) 하기 때문에 힘들여 오면 좀 후회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양조장 투어를 마치고 나와서 공원을 좀 걷다가 쉬다 보니 어느덧 저녁시간이 다 되었다.

대낮부터 양조장에서 술도 마셔서 피곤한데 다음날 쾰른으로 가기 위해 새벽 5시 반에는 일어나야 해서 얼른 들어가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그랑플라스 쪽에 있는 감자 튀김집에서 감자튀김과 보틀 샵에서 맥주를 한잔 사서 들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마지막 그랑플라스를 보고 얼른 감자튀김과 맥주를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


이렇게 벨기에의 마지막 밤을 보냈는데, 이전 글에서도 적었지만 안트베르펜은 여유가 느껴졌고 브뤼셀은 화려함이 있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유명한 도시 브뤼헤에도 가고 싶었으나 일정상 갈 수는 없었고,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가봐야겠다.

브뤼셀의 이틀 동안 맛있는 와플과 맥주를 정말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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