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아빠는 공사 현장에서 불러줘야만 일을 할 수 있는 덤프트럭 운전기사. 엄마도 누군가 찾아줘야만 일할 수 있는 식당 아줌마, 어떨 땐 정육점에서 고기를 써는 직원이었다. 반면에 바로 옆 동네에 사는 고모와 고모부는 둘 다 선생님이었다. 초등학생인 내 눈에도 고모랑 엄마는 동갑이지만 사는 게 조금씩 달라 보였다.
자연스레 나의 꿈은 안정적인 직장에 안정적인 생활을 꾸리는 보통의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초등학생 때 친구들은 ‘가수가 될래’, ‘대통령이 될 거야’ 등의 야무진 꿈을 외쳤다. 그럴 때, 난 그들과 다르다는 약간의 우쭐한 마음으로 ‘평범한 게 제일이야’를 외치곤 했다. 그 꿈을 위해 특별한 것 없는 착실한 과정을 거쳐 대학 졸업 후,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었다. 남들 다하는 나이쯤 결혼도 했다.
하지만 공무원 생활 10년 차, 사무실에서 난 무너졌다.
“허억 허억 놀라 (헐떡) 지마 (헐떡),
내 가방 (헐떡).. 안에서 (헐떡) 비닐 좀. (헐떡) 꺼내 줘.”
(비닐을 입에 대며) “스~읍 후 우- 스~ 읍 후우”
(눈물이 또르르 흐른다.)
‘나 . . .
왜 이렇게 되었지?’
안정적인 울타리 안에서 나는 무너졌다. 더 이상 안정적인 생활이 나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