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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드 May 01. 2023

[병원 키오스크]의 3가지 잠재력?

UX디자이너가 그리는 새로운 대형병원

UX 관점에서 병원 키오스크를 보면... 뭔가 항상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뭐랄까... 그냥 일반 키오스크만으로 활용하기에는 생각보다 부피도 크고, 유지/보수 하기도 번거롭고, 너무 비싼데...용도는 매우 제한적이고,  도우미 없이는 어려워서 환자 스스로 사용도 못하는... 그래서 투자대비 얻는 효익이(ROI) 너무 낮다고 느껴지는 이 상황이 아쉽다. 그래서 오늘은 '적어도 UX적으로 키오스크를 더 야무지게 활용 할 방법은 없을까?' 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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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키오스크의

3가지 잠재력




#1. 개인화 인포데스크로 활용하기

병원 방문객들은 방문 목적이 매우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외래진료를 위해, 어떤 사람은 검사를 위해, 입원 수속을 위해, 원무과에서 행정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심지어 식사하러 병원에 오기도 한다. 방문 목적이 서로 다르다는것은 사람마다 필요한 정보도 다르다는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외래진료 환자는 진료과가 어디있는지가 궁금할것이고, 검사하러 온 환자는 검사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현재 대기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할것이고, 입원환자는 어디에서 입원 수속을 하는건지 궁금할것이다.

 그럼 이렇게 궁금한점, 필요한 정보가 다른 사람들은 각각 필요한 정보들을 현재 어디서 어떻게 얻고 있을까?... 브로슈어? 인터넷? 병원앱? ... 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 많은 사람들은 병원에서 본인 주변에 있는 병원 직원들을 붙잡고 물어보면서 그 정보를 얻어내고 있다. 이런 방법은 솔직히 물어보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서로 상당히 불편하다. 물어보는 사람은 아까 설명한걸 다시 반복해서 설명해야하고, 설명해주는 직원은 환자마다 이름/생년월일등 환자 ID와 정황(Context)을 다시 파악 파악해야하니... 에너지가 소모가 상당하다.


솔루션 제안) 환자바코드/QR코드를 적극 활용하자

병원은 예약 제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병원에 돌아다니는 많은 사람들은 예약번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병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환자번호화 바코드/QR코드가 찍힌 종이, 환자접수증을 들고 다닌다. 이 QR코드/바코드를 많은 병원에서 환자ID 확인/입력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UX 관점에서는 이 바코드/QR코드가 '개인화 UX'를 제공할 수 있는 매우 포텐셜이 높은, 활용가치 높은 리소스라고 보여진다.

 오프라인에서 각각 자신의 ID인 바코드/QR코드를 가지고 다니고 있으니, 이걸 키오스크에 스캔하면 환자ID와 함께 방문 목적과 현재 진행상황을 알 수 있고, 그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전화번호/이메일같은 연락처도 연결되어 있으니, 환자에게 그때그때 정보를 개인 연락처로 보내줄 수도 있다. 즉, 키오스크에 서서 그 정보를 하나하나 확인하지 않고, 개인 모바일로 보내서 앉아서 차근차근 그 정보를 소화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것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유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오늘 입원하기 위해 병원에 온 환자 A씨는 주변에 보이는 키오스크에서 카톡으로 받은 QR코드를 스캔한다. 그랬더니 'A님 어서오세요'라는 환영 인사와 함께 지금 키오스크 위치를 기준으로 입원 수속을 하기위해 어디로 이동해야 하는지 맵을 보여준다. 그리고 현재 입원수속 대기중인 인원수를 보여주며,  [입원수속 접수하기] 버튼이 나온다. 이때 같은 화면이 카톡에서도 그대로 보여진다. A씨는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카톡으로 [입원수속 접수하기] 버튼을 누르고 커피를 마시면서 순서를 기다린다.





#2. 길찾기 랜드마크로 활용하기

병원 로비처럼 광활한 공간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무언가 특징적인 장소 또는 기준점이 필요하다. 우리가 코엑스에서 길 잃을 염려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이유는, 길을 잃어도 언제든 앱에서 홈버튼을 누르는것처럼 코엑스 한가운데 있는 별마당 도서관으로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은 이렇게 중심점 역할을 할만한 장소가 딱히 없다.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방들만 쭈욱 나열되어있어서 직관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사이니지에 의존해서 길을 찾기는 하지만... 매번 사이니지에 적힌 글씨를 찾는건 아무래도 피곤한 일이다. 굳이 별마당 도서관 같은 큰 랜드마크가 아니더라도, 병원 곳곳에 군데군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작은 랜드마크만 있어도 길찾기는 훨씬 수월해질텐데 말이다.


솔루션 제안) 키오스크의 외형과 배치를 바꿔보자

병원에는 키오스크가 곳곳에 정말 많이 설치되어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딘가에 항상 있기는 한데...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키오스크가 어디에 있는지 항상 직원들에게 물어본다. 왜 이런현상이 생기는걸까?...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예상할수 없는 위치에 키오스크가 설치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설치되기보다는 필요한곳에 랜덤으로 배치했기때문에 유저는 키오스크를 항상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하고 있는것이다. 만약 키오스크를 최대 30m 간격으로 모든 통로의 교차로마다 설치한다면, 이제 유저들은 키오스크가 아니라 교차로를 찾기만하면 키오스크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키오스크마다 지붕에 A10처럼 해당구역의 주소를 크고 밝은 사이니지로 적어준다면? 키오스크는 훌륭한 길찾기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이제는 병원에서 누군가를 만날때 더이상 붐비는 병원 입구에서 만나지 않아도 된다. 커피한잔 들고 'A10 키오스크에서 봐~' 라고 말하면 된다.






#3. 스마트병원 IoT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기존 병원 건물에서 IoT과제를 추진하다보면 가장 비용과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네트워크다. 예를들어 낙상방지를 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려면 카메라만 설치하면 되는것이 아니다. 카메라에서 영상 분석해서 낙상 이벤트를 중앙서버로 보내기 위해서는 상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야하는데, 낙상방지 카메라는 병실에 한대만 설치하면 되는것이 아니라 방에도 여러대, 복도에도 여러대가 있어야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렇게 여러대를 동시에 운영하려면 중간에 라우터가 필요해진다. 결국 많은 카메라를 어딘가에 설치해야하고, 전원도 연결해야하고, 무선으로 연결해야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모아서 중앙서버로 보내주는 라우터를 설치해야한다. 이 모든걸 고려해보면 낙상방지 솔루션 자체보다 네트워크 설치 비용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그래서 많은 과제들이 '나중에 새 병원 지을때 이걸 고려해서 설계하겠습니다'라고 하고 종료되는 경우가 꽤나 많다.


솔루션 제안) 모니터링 장비, 네트웍 장비를 카오스크에 설치하자

키오스크는 이미 네트워크에 연결 되어있다. 전원도 연결 되어있다. 그리고 크기도 엄청 커서 무언가를 추가해서 설치하기에 공간도 넉넉하다. 그래서 키오스크는 위에서 얘기한 다양한 장비들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매우 안성맞춤이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만약 이렇게 IoT플랫폼화된 키오스크들을 와이파이나 블루투스가 안정적으로 연결되는 거리인 40m 이내 간격으로 병원 전체에 규칙적으로 배치한다면, 모든 키오스크가 병원에서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병원은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예를들어 키오스크에 카메라를 달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병원 곳곳에 있는 카메라로 병원내 상황분석이 가능해진다. 현재 병원 혼잡도를 구역마다 실시간으로 파악해서 가장 덜 붐비는 원무과로 환자를 안내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갑자기 병실에서 사라진 섬망환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병동에서 새벽에 화장실 가려고 걸어가던 환자가 링거줄에 걸려서 넘어지면, 카메라가 낙상 이벤트를 인식해서 주변 의료진에게 즉시 대응하도록 알려줄 수 있다. 이외에도 이 카메라 하나만으로도 시나리오를 무궁무진하게 만들 수 있다.








휴대폰, 웨어러블같은 모바일UX를 디자인을 할때는, 이번 새로운 버전의 기기적 특성은 무엇인지, 특징적인 기능은 무엇이고,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개발자/마케터들과 길고 긴 논의끝에, '그래...저렇게 디자인할수밖에 없었네...' 라는 말이 나올때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병원내에서 이용되는 많은 기기/솔루션들을 보게되면...UX디자이너로서 좀 많이 아쉽다. 특히 키오스크는 UX적으로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수납/주차/접수 같은 매우 단순한 용도로만 활용되는걸 보면... 정말 불끈불끈 직업정신이 튀어나온다 ㅎ. 위에서 언급한 활용 시나리오들은 조금만 투자하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굳이... 새 병원을 지을때까지 마냥 미루면서 기다릴 필요는 없을것 같다.



Let's Do It !!


커버사진: UnsplashEduardo So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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