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드 Apr 28. 2023

[병원 키오스크] UX 가이드라인

'60대 할머니의 키오스크로 맥도널드 주문하기'라는 유튜브 영상이 이슈화 된지는 벌써 오래 전 일이다. 건강한 60대 할머니가 혼자서 맥도널드를 주문하다가 여기저기 헤매다가 중간해 포기해버리는... 이런 상황...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건... 일반인도 이용하기 어려운 이 키오스크를 어떻게 해야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할까?에대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사용성 확보가 가장먼저 선행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유저가 아닌 병원환자의 낮은 집중력과 인지력을 고려해서 단계가 조금 길어진다고 해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성을 만드는것.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늘은 병원 키오스크에게 필요한 'Extream Easy'사용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두가지로 정리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


KIOSK for

Extream Easy UX




#1. 정보를 다이어트하자

별것 아니다. 뭐든지 1가지로 만드는 방법이다. 인지공학에서 '사람은 한번에 몇개까지 인지할 수 있을까?'라는 실험을 한적이 있다. 이 실험의 결과는 이때 정상인 기준 최대 7개였다. 즉, 눈앞에 7가지 과일을 놓고 사과를 고르세요 라고 했을때 보자마자 빠르게 선택할 수 있는 과일의 최대 개수는 7가지라는 것이다. (전화번호가 7자리인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최대치이다.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없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많아야 3~4가지이다(미국 국립과학원회보 2008년 발표기준). 이것도 정상인 범위인 사람일때 얘기다. 그럼 누구나 실패없이 사과를 선택하도록 하려면? 딩동뎅~! 사과를 1개만 놓으면 된다. 욕심을 버리고 정말 필요한 정보와 Action만 선별해서 줄이고 줄이는 작업, '정보의 다이어트'... 그럼 어떻게 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지 4가지 팁을 소개한다.


1) 1화면 1정보

우리는 '전화는 용건만 간단히 !!'라는 말을 언젠가 들어봤...을수도 있다ㅎ. 이는 UX에서 반드시 지켜야하는 법칙과도 같다. 유저가 한번에 소화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보량이 많으면 인지,해석,판단 하는데 노력과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빠르게 Action할수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인지능력 저하가 일어나면 이 속도는 더 느려지게 된다. 그래서 한 화면에는 딱 하나의 정보, 딱 하나의 Action만 (잘 보이도록)제공해야한다.




2) Zero Depth

병원에서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어떤 인터렉션에서 가장 헤매고 길을 잃는경우가 많은지 유저테스트를 한적이 있었다. 그때 어르신들이 특히 어려워 하시는 부분이 바로 Depth 메뉴구조이다. 메뉴를 눌러서 들어가고 이전 단계로 나오는 과정에서 헤매거나, 버튼을 눌렀을때 그 화면 위로 전체팝업(레이어팝업)이 덮어버리는 경우, 가장 많이 당황해하면서 화면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잃게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메뉴를 타고타고 들어가는 Tree 구조 보다는, 이전경로와 이후경로가 지금 화면에서 함께 보이도록, 상하 또는 좌우로 이동하는 2D 형태의 메뉴 구조를 사용하는것이 좋다.




3) 1가지 이용법

휴대폰에서 앱을 이용할때는 이동하면서 두 손가락으로 많은 정보들을 컨트롤 해야하기 때문에  스크롤, 줌인/줌아웃, 스와핑,..등 많은 인터렉션 방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키오스크에도 동일하게 이런 인터렉션들이 반드시 필요할까? 키오스크는 여러가지가 휴대폰 앱과는 상황이 다르다. 우선 돌아다니지 않고 서서 이용해야하고, 키오스크의 화면이 크고, 그래서 터치할 영역도 매우 크다. 이용목적도 앱 대비 매우 단순하고, 게다가 일반유저 대비 컨디션 악화로 집중하기가 어려운 환자라는 특성도 있다.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키오스크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인터렉션이 오히려 환자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유저가 사용법을 배우지 않아도 '스크롤 & 버튼클릭'처럼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용법 1가지를 제공하는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되면 유저는 보자마자 익숙하게 바로 사용 가능하며, 각 화면마다 사용법을 익히지 않아도 되므로 앞으로의 화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4) 1가지 선택지

UI를 직관적이고, 빠르게 이용하도록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중 하나가 바로 '선택지를 하나만 제공하기'이다. 여러가지 옵션을 제공하면 그 옵션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해석하고, 판단하느라 유저는 주저주저 하게되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길어질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택지는 무조건 Yes/No 둘중 하나를 선택하는 2진수 선택지가 가장 좋다.






#2. 정보가 만만해야 한다.

연애시절...정말 아름다운 여성일수록 남자친구가 없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있다. 주변의 남자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말한마디 해보지 못하고 후퇴하는경우가...(본인 경험에도) 있었던것 같다. 이는 UX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만만해 보여야 한번이라도 만져보고 사용할 용기가 나는것이다. 보자마자 이건뭐야.. 어려워보여... 이러면 게임 끝이다. '사용해주세요~~~'라고 해도 유저는 다가가기가 두려워진다. 첫인상이 쉬워보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그 방법을 알아보자.



1) 첫 화면은 '단순하게 + 있어보이게'

 UX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화면을 한개만 꼽으라면 단연코 첫 화면(Landing page)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비스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화면이기 때문이다. 그 첫화면은 보자마자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한눈에 들어와야하고, 유저가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첫인상이 안좋으면.. 즉, 어려워보이거나, 퀄리티가 낮아보여서 사용하기 싫어지면... 사용자는 바로 이탈해버리거나 포기해버린다. 그러면? 결국 환자는 주변에 있는 간호사, 도우미를 찾게 된다.



2) 글씨를 줄이고 그림을 넣기

어린이 동화책이 왜 만만해 보일까?... 글씨를 많이 읽지 않아도 그림만 봐도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림이 더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사용하고 싶도록 만든다. 이런 이유로 앱이나 웹에서 글씨를 최대한 줄이고 일러스트를 많이 활용한다. 그러면 화면을 이해하는 속도 향상과 함께, UX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주의할점이 있다. '1화면에 1개 정보'원칙이다.

이미지도 이것저것 나열하면 그걸또 읽고 해석해야하는 시간이 걸리는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 화면에서 얘기하는 주된 내용을 1가지만 골라서 이미지로 보여주자.



3) Back 버튼 제공하기

사람들이 무언가를 시도할때 가장 꺼려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무언가 했을때 잘못될 경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언제나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Undo 기능이 있다면? 유저는 이제부터 마음놓고 시도해볼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게 바로 휴대폰의 Back버튼의 위력이다. '실수해도 괜찮아요. 언제든 돌아갈 수 있어요~~!!'라고 안심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버튼이 Home버튼과 Back버튼이다. 덕분에 우리는 무언가를 해도 길을 잃지 않는다. 무언가 하려해도 다시 돌아가면 되니 마음 놓고 OK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예를들어 외래접수 키오스크에서 접수를 해야하는데, 수납 버튼을 눌렀다면 Back 버튼이 있어서 마음놓고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이렇게 Back버튼 하나로 쉬워보이는 키오스크를 만들 수 있다.







'쉬운 UX가 뭔가요?' 라는 질문을 받을때면... 나는 '마치 그림책을 읽듯이라고 생각하면 되요~'라고 얘기하곤 한다. 키오스크도 동일하게 생각해보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키오스크 동화책 말이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들은 솔직히 방향성을 말하기는 쉬운데, 이걸 디자이너들이 풀어내는 방법에 따라 결과가 너무도 달라진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방법이 있다. 위 기준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디자이너/업체의 UX 결과물을 평가하고, 이 기준에서 위배되면 다시한번 상의해 보는 방법이다. 물론 디자이너/업체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 만들기'라는 의미있는 문제 해결이라면...그만큼 노오~력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이는 디자이너라는 업이 담당 해야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커버사진: UnsplashKay May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