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드 Apr 27. 2023

[병원 사이니지] UX 가이드라인

3차병원은 크다. 정~~~말 크다. 우선 건물이 보통은 캠퍼스처럼 여러개로 흩어져 있다. 그리고 건물 하나하나가 정~말 넓다. 병원 로비 1층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전력 질주로 1~2분은 달려야할 정도로 크다. 여기에 복잡하기까지 하다. 수많은 진료과, 검사실, 수납, 접수, 등등.. 처음보는 낯선 공간들이 여기저기 뒤섞여 있다. 이렇게 크고 복잡한 곳에 처음 방문한 고객이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달하도록 하기위해 사용성 측면에서 잘 설계된 사이니지가 필요하다. 3차병원은 큰 건물이기 이전에 병원이다. 그것도 하루 방문자가 (Big5기준) 롯데월드보다 많은 1.5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매우 붐비는 장소이다. 이런 장소의 사이니지는 어떤점들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할 점 6가지를 알아보자.





-------



1. 높이 설치하자

얼마나 높아야 할까? 병원에는 링거를 꼽고 돌아다니는 병동환자들이 있다. 그래서 최소한 링거보다는 높아야 한다. 그리고 진료가 없는 주말에는 병원 시설보수를 위해 시설팀에서 각종 의료기기, 청소도구등을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기구들을 운반하면서 사이니지가 파손되지 않을만큼 높아야한다. 하지만 사람이 근거리에서 이곳이 어디인지 확인하기 위해 머리를 들어야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그럼 높이가 대략 어느정도 되어야할까? 최소 2미터 이상 높이에 설치할것을 추천한다.






2. 최소 정보를 하나씩

인천공항에 도착했을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이니지가 있다. 제일 먼저 해야할 체크인 장소를 나타내는 A,B,C.. 알파벳이다. 즉, 들어왔을때 유저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즉시 알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첫번째 정보의 시각적인 우선순위를 최상위로 높인것이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메인 게이트 기준으로) 들어오자마자 무엇부터 해야할지 망설이지 않도록 1가지 정보만 가장 눈에 띄어야 한다. 그 정보는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의 공통관심사는 아마도 '외래진료실이 어느쪽이야'일 확률이 높다 (하루 외래진료 예약만 1만건이 넘는다). 들어오자마자 그 정보가 외래진료실인지 몰라도 된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가장 크고 밝은 사이니지를 따라가보니 그곳이 외래 진료실 쪽이면 된다. 그러니 많은 글씨도 필요없다. A,B,C처럼 단순해도 된다. 아니 단순해야 한다. 그리고 유저가 그곳에 도착했을때 눈앞에 '피부과, 내분비내과, ...'처럼 그 다음에 필요한 정보를 를 보여주면 된다. 잊지말자. 정보는 한번에 하나씩 !! (한꺼번에 많이 보면 유저의 눈이, 머리가 체한다.)






3. 예상 가능하게 배치하기

병원 로비는 보통 공항처럼 뻥~~~뚤린 개방된 공간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고객이 서있는곳에서 사이니지가 보여주는 패턴을 보고 앞으로 있을 사이니지 정보를 예측하게 된다. 눈앞에 C,D가 보인다면 '왼쪽은 A,B가 있겠군~' '더 가면 E,F가 있겠군' 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이니지가 여기저기 우후죽순 설치된다면? 규칙성이 없어지면서 유저 머릿속에서는 예상하기가 어려워진다. '저기즈음 가면 정보가 있겠군'이라고 예상하고 그곳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배치해야한다. 마치 아무 생각 없이 구석을 찾으면 신기하게 화장실이 있는것처럼,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사용성 설계의 기본은 '유저가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기!!'임을 잊지 말자.






4. 주소 체계 활용하기

병원 내에는 수십 수백개의 방들이 늘어서 있다. 이렇게 많은 방에서 목적지를 정확하게 찾아가려면 주소 체계가 필요하다. '신경과는 왼쪽 > 모퉁이 돌아서 > 좌측' 이런 식으로 방향으로 위치를 알려주면 수백개 방의 위치중 몇개의 선별된 정보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별한다고 해도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선별해야 할지도 애매해진다.


 휴대폰에서 '연락처'앱을 사용해본적이 있을것이다. 만약 '이선영'이라는 사람의 이메일 주소를 찾는다고 하자. 그럼 가나다 순으로 나열된 목록에서 아래로 쭈욱~~내리고 이선영을 찾으면, 들어가니 그다음 나오는 '전화번호, 집번호, 이메일'을 발견하게된다. 이렇게 무언가를 찾아갈때는 유저가 Step by Step으로 한단계씩 정보를 찾아간다. 이렇게 잘 정리된 Tree구조를 병원 주소 체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주소체계를 활용하면, 이런 유저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내분비내과에 외래진료가 있는 초진환자 김선영씨는 방문일 전에 카톡을 받는다. '내일 내분비내과(M1-12)로 오세요'. 병원에 도착해서 어제 받은 카톡 주소를 본다 (맵은 귀찮아서 안본다고 가정하자). 병원 입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건 C라고 적힌 크고 밝은 간판이다. 그 앞에 D가 있다. '아.. M으로 가려면 D쪽 방향으로 좀더 가야겠구나' 하고 M까지 걸어간다. M에 도착하니 여러개 복도 입구에 M3, M4, M5 간판이 보인다. '아~ M1번은 왼쪽이겠네. 왼쪽으로 가보자!' 하고 M1에 도착하니 그 복도에는 [M1-1. 신경과],  [M1-2. 신경외과],...라고 적인 간판들이 쭉 보인다. '아.. 좀더 걸어가면 M1-12가 나오겠구나'라고 생각하고 그곳으로 걸어간다. 드디어 발견했다!!. [M1-12. 내분비내과] :)






5. 이미지 활용하기

병원 사이니지를 보면 생전 처음보는 의학용어들이 여기저기에 적혀있다. 'PET CT, 심혈관조영실, 비디오뇌파검사실,..' 이런 전문용어들은 일반유저들에게 어떻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까?...이 질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전달할 필요가 없다' 쪽이다. 이건 유저에게 한번보고 넘어갈 의미없는 단어... 마치 유저에게는 아랍어와 별반 다를바 없다. 하지만 여기에도 유저에게 의미있는 내용이 들어있다. ㅇㅇ진료실 / ㅇㅇ검사실 / ㅇㅇ연구실... 이렇게 아랍어같은 단어와 섞여있는, 공간분류 정보는 유저에게 한줄기 희망과도 같다. 적어도 목적지에 대해 절반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방들이 이렇게 ㅇㅇ검사실로 표현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를 위한 부가정보를 사이니지에 제공해야한다.


솔루션 제안 #1) 그림을 활용하자.

이때, 부가적인 설명은 그림이 제격이다. 아이콘을 활용하는것이다. 여기에 기본조건이 있다. 아이콘이 보자마자 이해되려면 일단 종류가 적고 단순해야 한다. 아이콘 종류가 많으면 그때마다 해석해야한다. 이 자체가 어려움이다. 따라서 꼭 필요한 카테고리 아이콘 5가지를(진료, 검사, 치료, 연구, 행정) 유저가 빠르게 학습할 수 있도록 여기저기 반복해서 사용하자.  예를들어, 심혈관조영실은 사이니지에 어떻게 표시해야할까? 심혈관조영실은 시술실, 즉 환자를 치료하는곳이다. 따라서 [치료하는곳]을 나타내는 메타포 아이콘을 활용한다. 그리고 앞에서 얘기한 주소도 함께 필요하다.


----------------------

A8-09   ●(아이콘)  

심혈관조영실

----------------------


이렇게, 유저가 가장 많이 사용할 정보를 맨 위/앞에 올리고, 목적지의 이름은 맨 나중으로 미루는 형태로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






6. 응급,의료,일반 정보의 컬러를 서로 다르게 구분하자.

병원에서는 사람의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응급상황이 존재한다. 이때는 1초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래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때 직관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한다. 예를들어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해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헤맨다면? 그리고 병원내에서 환자가 심정지로 쓰러져서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데 어디로 갈지 몰라서 헤맨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병원입구, 응급실 위치는 항상 어디서든 잘 보이도록 컬러를 구분해야 한다 (크기는 빈도와 관련 있기 때문에 원할때 빠르게 구분하도록 컬러정도로 구분하면 충분하다)


 이외에도 의료정보와 일반정보도 구분해야 한다. 의료정보는 병원을 찾는 주요 목적이다. 그 목적달성이 가장 우선이기때문에 편의점 위치, 나가는곳, 에스컬레이터 위치 같은 일반정보는 컬러없이 시각적 우선순위를 가장 낮게 제공해야 한다. 정리하면 응급실은 붉은색 반전컬러, 의료정보는 Highlight컬러, 일반정보는 무채색을 사용하여 구분하는것을 추천한다.








3차병원에 찾아온 사람들은 안그래도 생각할게 많고 피곤한 고객들이다. 사이니지라도 그 수고를 덜하도록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 않아도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고객에게 제공해야한다. 병원은 특히 복잡하다. 할일도 많고, 건물구조도 복잡하다. 그래서 사이니지만으로 이런 환경을 만들기는 한계가 있다. 미로에 사이니지를 아무리 잘 디자인인해서 설치한들... 처음부터 단순하게 잘 기획된 건물의 환경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래서... 새병원에서는 사이니지 뿐 아니라 공간 기획부터 잘 되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상상속의 [외래진료실] UX시나리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