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길 독서일기 3.
아즈미 준페이 외. <산 괴담>
아즈미 준페이가 쓴 산에 얽힌 괴담을 만화로 옮긴 책이다. 공포 만화의 대가로 꼽히는 이토 준지를 포함해 총 5명의 만화가들이 참여했다. 요즘 <천예록>, <오토기보코>, <신 오토기보코> 같은 괴기담 책들을 많이 구입한 관계로 가벼이 읽어볼까 하고 구입했는데 만화 대여점 같은 데서 쓱 읽고 치울 법한 그런 만화책이다. 그림 묘사를 제외하고 나면 남는 이야기들이 별로 많지 않다. 그러고 보면 모로호시 다이지로 만화가 얼마나 짜임새 있는지 알 수 있다. 모로호시 다이지로 만화야말로 온갖 고고학적 지식과 축적된 민담에서 나오는 하위 내러티브가 단순한 만화에 응축, 집약되어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보면 일본 서브 컬처가 얼마나 취향별로 다종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오로지 산행과 관련한 괴담이 있고, 이런 것들만 모아서 상품화시키다니. 나는 이것을 저력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오히려 일본 대중문화의 극단적인 쇄말성의 예시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