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가스라이팅인가"
나의 클라이언트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이 말은 사소한 것 하나까지 따지지 않고, 우리의 선택과 과정을 존중해 주는 것처럼 느껴져 고맙다.
최근,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새로운 플랫폼 운영 전략을 세웠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이트를 모으고, 개별 스터디까지 병행해 전략의 전략을 다듬었다. 전문가의 관점에서. 그래서 당연히 우리의 안을 '전문가의 의견'으로 존중해 줄 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우리의 의견은 (살짝 오버해서 말하자면) 묵살됐다. ...우리를 믿는다는 말이 진심이었을까?
무엇 때문인지 알고 싶어 만남을 요청했다. (도대체 당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오!!! 왜 우리를 믿는 척 한 것이오!!!...) 길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론은 심각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러니 우리의 의견이 눈에도 코에도 귀에도 들어오지 않았을 법.
당신은 당신의 영역에서 전문가일 것이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우리만 당신에게 전문성을 어필해야 하는 것이 아닌, 당신도 당신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오더의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오더를 받아 전략을 세우는 우리의 전문성도 쓸때 없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