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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Mar 26. 2021

[죄인 (The Sinner)] 트라우마의 무게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 빌 풀먼, 제시카 비엘, 맷 보먼 주연, 시즌 1~3 완료 / 넷플릭스의 숨겨진 보석같은 드라마




평점   4.6 / 5.0

추천  독일의 저명한 미스터리 작가 페트라 함메스파(Petra Hammesfahr)가 1999년 출간한 동명의 베스트 셀러를 각색한 드라마다. 탄탄하고 촘촘히 짜여진 스토리라인과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가 인상적. 시즌 당 8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호흡이 긴 편은 아니다. 시즌마다 다른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즌을 먼저 시작하든 상관없다. 그러나 일단 이 드라마를 시작한 당신이라면 끝이 궁금해 밤을 새고 말지도 모른다. 




줄거리


[시즌 1 : 코라]

평범한 가정주부가 평화롭던 해변가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살인을 저지른다. 아무 문제 없었던 그녀가 왜 대낮에 그를 잔인하게 칼로 찌를 수 밖에 없었는가? 유죄임이 너무 당연하지만 형사 해리 앰브로즈는 그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되짚어간다. '왜 그녀는 살인할 수 밖에 없었는가?'


[시즌 2 : 줄리언]

모텔에서 남녀 한쌍이 죽은 채 발견된다. 시체 주위엔 묘한 종교적 의식이 치뤄져 있다. 현장에 있던 어린 소년이 용의자로 지목받는다. 이 어린 아이가 어떻게, 왜 그들을 살인했는가? 동기와 의도가 불분명한 이 사건을 해리 앰브로즈가 파헤쳐간다.


[시즌 3 : 제이미]

어느 날 새벽 교외의 작은 도로 위에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한다. 조수석에 있던 제이미는 다행히 많이 다치지 않았으나 운전석에 있던 제이미 친구 닉은 사망한다. 경찰은 학교 선생님이자 평범한 시민 제이미의 이야기를 듣고 일반적인 차 사고로 처리하려고 한다. 그러나 형사 해리는 제이미에게 이상한 느낌을 받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매력적이고 호감형인 제이미, 정말 그가 친구 닉을 죽였을까? 해리가 사건을 파고들수록 제이미는 이성을 잃기 시작한다.





흥미요소


범인은 이미 알고 있다. 너무 명확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살인할 수 밖에 없었는가?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스릴러물과 달리 누가 '범인'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시즌은 모두 모두 '죽음'으로 시작한다. 용의자를 시청자에게 먼저 공개하는 것이다.  드라마는 평범한 이들이 과거의 어떤 경험 때문에 혹은 현재의 어떤 상황 때문에 '살인'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주목한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서 보여주며 드라마는 우리에게 '용의자'들의 과거 트라우마와 죄의식을 알려준다. 이 드라마 영문 제목이 법적인 범죄인 Crime 이 아닌 종교적 죄에 가까운 Sinner인 이유를 알 수 있다.



해리 형사는 왜 그들을 도우려고 하는가?

 드라마를 보다보면 사건과 상관없는 해리 형사의 이야기도 전개된다. 억눌린 욕망, 뒤틀어진 과거 등 해리 또한 자신만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이런 트라우마 때문에 코라, 줄리언 그리고 제이미 사건에 더욱 그가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느꼈다고나 할까.

해리의 이러한 배경은 왜 그토록 그가 죄의 동기를 파헤치기 위해 매달리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한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시즌 1의 코라 역을 맡은 제시카 비엘의 심리 연기는 시즌 3개를 통틀어 과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부인이기도 한 그녀는 뛰어난 미모를 뽐내는 대신 심신이 피폐해진 '코라'역을 소화하기 위해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등장한다. 정신적 고통을 겪는 코라의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하며 극에 몰입감을 더한다. 시즌 2의 줄리언이나 시즌 3의 제이미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특히 줄리언은 어린 역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모든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 연기는 정말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시즌 3 제이미 역의 맷 보머는 '화이트 칼라'에서 이미 너무 애정한 배우라 뭘 더 말할 것이 없다. 사실 그의 반반한 외모 때문에 몰입이 잘 될까, 싶었지만 오히려 그의 반반한 외모 때문에 극전개에 대한 이해와 몰입이 더욱 잘되었다는 것. 역시 싸이코패스는 겉모습은 모두 멀쩡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전반적으로 드라마가 무겁고 잔인하기 때문에 이런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비추천. 전개가 빠른 편이긴 하나 심리묘사가 필요한 드라마인지라 간혹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아야만 결론에 공감할 수 있다!  무의식은 의식과 달리 의식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각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쉽게 그 무의식에 휘둘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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