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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현실 속에 판타지 감성 한스푼을 섞고 싶을 때

넷플릭스 추천 드라마 BEST 3

by Lagom




눈뜨자마자 분주하게 출근 준비를 하고 대중교통과 고속도로에 부대끼며 하루를 시작하는 당신.

달마다 돌아오는 '월급날'을 기대하지만 월급은 통장을 스쳐지나갈 뿐. 도대체 흥미로운 일이라곤 조금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팍팍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잊고 싶은 당신에게 현실 판타지 드라마 BEST3를 소개한다.



01


로크 앤 키 (Lock&Key)


[로크앤키]는 스티븐 킹의 아들 조힐이 만든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넷플릭스에서 202년 2월부터 방영했으며 시즌 1까지 완료되었다. 아버지가 죽고 난 후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가 조상 대대로 살던 키하우스로 이사한 세남매. 세남매 중 막내 보데 로크는 우연히 저택 곳곳에 숨겨진 마법의 열쇠를 발견한다. 발견한 열쇠를 형과 누나에게 알리고, 남매는 이 열쇠들과 아버지의 죽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법 열쇠가 가진 힘들을 이용하여 그 열쇠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세남매. 그러나 이 마법 열쇠를 노리는 악의 힘이 도사리고 있는데...


어릴 적 학교가는 길이 너무 귀찮을 땐 그런 상상을 했다. 현관문을 열면 바로 학교 교실인 상상 말이다. 그런 상상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바로 로크 앤 키다. 물론 여기선 '열쇠'가 필요하다는게 내 상상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호러 판타지 자연물을 표방하는 이 드라마는 소재는 약간 식상할 수 있으나, 귀여운 아이들이 악에 대항해 음모를 파헤쳐간다는 구성이 '기묘한 이야기'와 꽤 비슷하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기도 한다.(물론 둘을 비교하자면 기묘한 이야기가 압도적 승) 막내 보데 로크는 어리고 호기심이 많은 캐릭터로 보는 이로부터 약간의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게다가 누나와 형들까지도... 하지만 생각해보자. 우리도 저 나이 때는 저렇게 앞뒤 생각없이 일단 저지르고 보는 말썽꾸러기였을지도 모른다. 막내의 귀여움을 봐서 고구마 답답이는 조금 참아보도록 하자.

판타지물답게 영상미도 꽤 볼만하다. 상상을 눈 앞에 보이는 것들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볼 수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약간 어색한 부분은 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주자. 머릿 속에서 떠올리던 상상의 세계를 눈 앞에 볼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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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스윗투스 : 사슴뿔을 가진 소년


[스윗투스 : 사슴뿔을 가진 소년]은 2021년 6월, 비교적 최근에 넷플릭스에 방영된 미국 판타지 드라마다. 제프러미어가 쓴 그래픽노블 <Sweet Tooth>를 원작으로 한다.

인간이 저지른 수많은 죄악으로 세상엔 재앙이 도래한다.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아이들은 일부는 인간, 일부는 동물 형태를 하고 태어난다. 일명 하이브리드로 불리는 새로운 종이 된 아이들. 사람들은 바이러스의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하이브리드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이런 혼란 속에서 자신의 아들 '거스'를 보호하기 위해 한적한 숲으로 도망쳐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한 거스의 아빠. 우연한 사고로 아빠가 죽게 되고 홀로 세상에 남은 거스. 사슴 혼종인 거스는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우연히 보기 시작한 스윗투스를 나는 주말 내내 보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역병의 판타지물이라고나 할까.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시대와 어찌보면 닮은 구석이 꽤 많은 드라마다. 그래서인지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감 있게 느껴져 몰입감이 높았다. 지구에 나타나는 이상현상과 바이러스 대유행은 대부분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발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는 우리 인간의 기원, 자연과의 공존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켜야 할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드라마도 마찬가지로 주인공 거스의 약간 답답함 유발력이 만랩을 찍고 있다. 하지만 그래.. 아이니까. 이해하면서 볼 수 밖에 없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꽤 단순하다. 바이러스가 유행했고, 바이러스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극복 과정과 이 바이러스가 가져올 변화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중간 중간 스토리가 조금씩 루즈해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감안하고 볼만하다. 왜냐하면.. 광활하고 멋진 자연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멋진 자연 풍경은 이 대역병 시대에 한줄기 희망을 기대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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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비하인드 허 아이즈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영국의 촉망받는 스릴러 작가, 사라 핀보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최근 내가 본 드라마 BEST 5위안에 꼽힐 정도로 재밌게 감상했다. 드라마는 단순한 스토리 라인으로 처음 전개된다. 싱글맘인 루이즈는 상상 속의 이상형의 남자(데이비드)를 우연히 바에서 만나게 된다. 그러나 달콤한 그녀의 상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데이비드가 자신의 새로운 상사였던 것. 게다가 그는 유부남이었다. 설상가상 데이비드의 아내 아델과도 친구가 되버린 루이즈. 이들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비밀은 셋 중 둘이 죽었을 때에만 지킬 수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


의미심장한 벤저민 프랭클린의 문구로 드라마는 시작한다. 1-2회 정도까지만 본다면 '뭐, 단순한 불륜 관계 이야기겠네'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 이 드라마를 지인에게 강추했는데 1회만 본 그가 하는 말이 '이거 뭐 그냥 정신과 의사랑 직원이랑 불륜이고 와이프가 약간 미친거네' 였다. 그걸로 이 드라마를 평가해버린다면 그것은 아주 큰 오산이다. 이 드라마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엄청난 흡인력과 긴장감을 이어 간다.

무엇보다 나는 주인공들의 정말 소름돋는 연기에 완전히 몰입했다. 특히 아델을 연기한 '이브 휴슨'은 몽환적인 눈빛과 하얀 피부, 검은 머릿결 그리고 온 몸에 힘이 없는 듯한 걸음걸이 등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하나로 합쳐져 '아델'을 만들어냈다.(여담이지만 이브 휴슨은 U2 보컬, 폴 휴슨의 딸이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는 극 전체를 압도해버린다. 또한 연출과 사운드, 씬 전환, 미술 소품 등 하나하나가 다 의미를 갖고 등장해 해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출을 집중해서 보다보면 회차 후반부쯤엔 반전을 예상해볼 수도 있을듯.

단 한순간도 눈을 떼지 마라. 대사 하나, 주인공들의 행동 하나까지 읽다보면 사라 핀보로의 심리 스릴러에 푹 빠진 당신을 발견할 지 모른다. 절대 절대 절대, 스포를 읽고 보지 말 것. 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하지만 더 쓰다보면 스포가 될 부스러기마저 쓸 것 같아 여기서 글을 마무리 해야겠다.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런던도서전에서 크게 화제가 되어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도 러브콜을 받으며 20여 개국에 저작권을 수출했다. 또 영화 판권이 '레프트 뱅크 픽처스(Left Bank Pictures)'에 판매됐다고 하니 영화로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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