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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못지 않는 미국판 막장 드라마 BEST 3

넷플릭스 BEST 3

by Lagom


출생의 비밀, 고부갈등, 삼각관계, 불륜 등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사건 사고들이 꼭 '주인공'에게만 일어나는 비현실적인 막장 드라마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욕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드라마, 그게 막장 드라마의 매력이다. 어쩌면 현실 세계에서 내뱉지 못하는 울분과 화를 드라마를 보며 토해내는 것 아닐까?

한국 막장 드라마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미국판 막장 드라마도 신명나게 욕을 하며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당신에게 넷플릭스 막장 드라마 BEST 3를 추천한다.



01


범죄의 재구성 (How to Get Away With Muder)


[범죄의 재구성] 은 미들턴 로스쿨에서 형법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 애널리스 키팅과 로스쿨 학생들이 살인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드라마다. 개인적으로 한글 제목으로 번역된 것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영문 제목이 드라마 내용을 훨씬 더 직관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애널리스 키팅은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변호사로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교육한다. 바로 자신이 맡은 의뢰인들이 '어떻게' 하면 살인죄를 피할 수 있을지를 학생들에게 직접 질문하는 것이다. 이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은 서로 경쟁하게 되고 그녀는 그 중 우수한 학생을 자신의 인턴으로 선발한다. 그런 그녀와 학생들에게 실제 살인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서 그들의 운명은 예측불허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보통 드라마를 볼 때 나는 초반 10-30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초반부에 '후킹(Hooking)'이 없으면 드라마를 끝까지 볼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범죄의 재구성]은 꽤 훌륭하다. 드라마는 현재와 과거가 오가는 형태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잠시 한눈을 팔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막장 드라마로만 보기엔 아까울 정도로 정말 잘 만든 드라마이다. 연출적인 요소에서 시청자들이 궁금해할만한 떡밥들을 꾸준히 던지고, 던진 떡밥을 또 꽤 잘 회수한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성격 때문에 보는 내내 '발암'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사건 해결'이 되어가는 과정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게 된다. 나는 보다가 너무 화가 나서 욕을 하며 이제 그만 봐야겠다! 했을 시점에 또 제작진이 던진 떡밥에 홀라당 넘어가 다음 화를 재생하곤 했다. 애널리스 키팅의 인턴인 모든 학생들이 다 '발암'요소를 갖고 있는데 특히 개인적으론 로럴과 프랫이 가장 심했다. 정말 회를 거듭할수록 로럴이 나올땐 빨리 감기를 하고 싶을 정도였으니... 거의 종이의 집에 '도쿄'와 맞먹는 급이었다고만 언급하겠다.


이 드라마는 그레이 아나토미를 제작한 숀다 라임스가 기획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간간히 19금도 꽤 나온다. 약간 뜬금없는 19금 장면이 나올 때가 있으니 주의하자. 총 6개 시즌으로 완결되었고 애널리스 키팅 역을 맡은 비올라 데이비스는 이 작품으로 2015년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02


제인 더 버진



<제인 더 버진>은 베네수엘라 드라마 "후아나 라 비르헨"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시즌 5로 완결되었다. 혼전순결을 지키고 있는 제인이 의료사고로 인공수정 임신이 되면서 일어나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과 전개, 그리고 인물간 갈등이 전형적인 '한국형' 드라마의 모습을 갖고 있다.


주인공 제인은 우유부단하고 자기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컴플렉스가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내심 이기적인 면도 꽤 많다. 특히 소울메이트 마이클과 인공 수정된 아이의 아빠인 라파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면 울화통이 터질 정도. 그러나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게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제인 역을 맡은 지나 로드리게스 특유의 쾌활함 때문이다.


불륜, 범죄, 이상한 가족 관계 그리고 부자 아빠 등등 막장 드라마의 요소의 모든 것을 갖추었지만 이 드라마는 사실 꽤 밝은 드라마다. 가족의 사랑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보고 또 보고'나 '목욕탕집 남자들' 그리고 '솔약국집 아들들'과도 비슷하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등장인물의 감정과 현재 사건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화면 기술들을 많이 이용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에겐 지금 꽤 익숙한 방식이지만 아마 이 드라마가 방영될 시점엔 획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가령, 문자를 주고 받는 내용을 화면에 텍스트로 보여준다거나 작가지망생인 제인이 글쓰기에 빠져 있을 떄 종이가 그녀의 주변을 날아다니는 장면은 우리로 하여금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내래이터가 따로 있다는 것도 꽤 흥미롭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미국 사회의 면면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데 이것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것도 볼만하다. 무엇보다 들들 지지고 볶아도 '가족의 사랑'은 이런거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엄마랑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로도 추천한다.



+ 라파엘이 정말 너무 멋있긴 하지만 난 시즌 내내 #팀마이클 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OKUcwrPFmg






03


베르사유


[베르사유]는 프랑스와 캐나다의 합작 사극 드라마로, 현재 시즌 3까지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드라마는 루이 14세의 절대왕정 역사와 그가 베르사유 궁전을 지으면서 일어나는 궁중의 음모와 여러 가지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나는 어릴 적 프랑스 여행을 갔었고 그 때 방문한 베르사유 궁전을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정말 웅장하고 화려했던 그 곳을 그 시대로 재현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드라마는 흥미로웠다.


루이 14세는 귀족들을 절대 왕권에 복종하게 하기 위해 파리에 있던 왕실을 깡시골 베르사유로 옮겨가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모든 귀족들이 베르사유 궁전에서 머물게 하며 까다로운 궁중예법을 지키게 만든다. 드라마는 귀족과 루이 14세 그리고 그를 둘러싼 수많은 여자들 사이의 음모를 주로 다루고 있다. 화려한 베르사유와 귀족들의 생활 그리고 그 시대를 나타내는 의상은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러나 더 크라운 처럼 실제 역사를 철저하게 고증했다기 보단, 어느 정도 차용한 논픽션에 가깝다. 주의할 점은 드라마가 거의 30금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지하철 안에서 보기엔 약간 민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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