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이 있다. 오히려 영화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권선징악, 인과응보 같은 교훈은 사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선 찾기 어렵다. 그런 이야기만 모은 넷플릭스 실화 바탕 범죄드라마 BEST 3를 소개한다. 실화는 보통 결과가 이미 알려진 소재이기에, 이야기의 결말 보다는 이야기가 흘러가는 전개 과정과 연출을 좀 더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아래 드라마 3개는 꽤 잘 만들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OJ 심슨 파일] 은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시즌 1의 내용이다(시즌 2는 베르사체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전 미식축구 선수 OJ심슨이 1994년 살인 사건(전처와 식당 종업원) 용의자로 체포되었으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난 이야기이다. 진범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살인 현장에는 OJ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차고 넘쳤다. OJ차에서 발견된 전처 니콜의 혈흔, 현장에서 발견된 OJ것으로 보이는 장갑, 장갑에서 발견된 OJ/전처/식당 종업원의 혈흔, 현장 족적이 OJ와 일치 등등. 검찰은 처음엔 당연히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그 시대 상황은 흑인 폭동이 일어난지 얼마 안된 시점으로, 흑인과 백인의 갈등이 팽팽하게 아직 남아있던 시기였다. 이런 시대적 상황을 이용하여 OJ의 변호인들은 이미 발견된 증거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집중한다. 바로 인종차별 프레임인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반드시 '항상 약자'는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만큼 실제 인무로가 비교해보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재판이 길어질 수록 검사와 변호사 간의 사생활 공격이 이어지는데, 희생양이었던 검사 마샤 클라크를 연기한 사라 폴슨의 연기가 돋보인다. 나는 이 배우를 무지 좋아한다! 연기력과 발음.. [래치드]도 정말 재밌게 봤던 드라마 중 하나다. OJ심슨 사건에 대해 어렴풋이 알지만 자세한 전개를 알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그 유명한 장갑 씬은 정말이지 복장 터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맨헌트 유나바머]는 1970-90년대 우편 폭발물 테러를 일으킨 테러범을 잡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 범인 시어도어 카진스키는 현재 복역 중이다. 그는 무작위로 선정된 인물에게 폭발물이 담긴 우편을 배달했고 그들은 이유없이 피해를 입었다. 유나바머라는 별명은 폭발물 배송 타겟이 주요 대학교나 공항, 비행기 관련 종사자들이라는 이유에서 FBI가 붙였다.
그 당시엔 과학수사라고 할게 딱히 없었는데다가 범인이 굉장히 똑똑해서 증거를 전혀 남기지 않아 무려 17년간 범인을 잡지 못했다. 그런 그를 잡기 위한 프로파일러와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카진스키의 이야기 흐름은 꽤 흥미진진하다. 다소 아쉬운 점은 카진스키가 왜 '테러범'이 되었는지는 흥미롭고 이해가 되지만(그렇다고 해서 폭탄 테러가 정당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프로파일러 캐릭터가 다소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나바머는 왜 폭탄을 터뜨리기 시작한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추천한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2008년에서 2011년, 워싱턴과 콜로라도에서 벌어진 연쇄 강간을 다룬 기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드라마이다.
18세인 마리는 자신의 집에 침입한 괴한에 의한 강간을 당했으나, 오히려 '피해자 답지 않은 태도', '일관성 없는 진술'로 수사가 중단된다.(도대체 피해자다운 행동이란게 무엇일까. 모든 사람들이 슬픔과 고통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같을 수는 없다. 정말 인생의 큰 고통이 찾아온다면, 오히려 더 무기력해지는 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허위 신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한다. 아직 소녀였던 마리는 수많은 법정 다툼을 견딜 여력이 없었고 그저 이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결국 그녀는 강간당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허위신고를 했다는 유죄를 인정하고 상담치료와 벌금형을 선고 받는다. 마리는 애써 이 사건을 머릿속에 지우고 하루 하루를 견뎌가며 살아가려고 한다.
사건 범죄 드라마는 보통 '범죄자를 잡는' 이야기가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피해자들의 사건 이후의 삶을 조명한다. 그런 그녀가 억울함을 벗게 되는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 사건이 궁금하다면! 이 드라마를 보기를 추천한다. 강간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보기 불편하지 않고,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