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전문직이 아니고선 대부분 ‘무슨 일 하세요?’하는 질문에 우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직장인들은 평범한걸까?
평범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특징이 없는 존재를 뜻하는 단어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평범하게 사는 것’이 사실 가장 어렵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주위 동료들, 그리고 오늘 하루도 회사에서 고군분투하며 버틴 많은 직장인들은
분명 나름의 치열한 싸움과 전쟁 끝에 지금의 자리를 찾았을 겁니다.
때문에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부르기엔 어딘가 조금 애석한 면이 있습니다.
조직 생활에서 적응하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일이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연차가 쌓일수록 직장인들의 내공은 생활의 달인만큼이나 켜켜이 쌓여갑니다.
우리 직장인들은 이런 실패와 선배들의 비판적인 조언을 먹으며 인고의 시간을 견뎌냅니다.(특히 업무 ‘중간 과정’을 보고하지 않는 것은 사회 초년생들이 하는 흔한 실수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연차가 쌓인 분들이 팀장이 되고 실장이 되는거죠.
이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노라면, 단언컨대 이런 하루들이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거야? 하고 반문하는 날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진 사회에서는 소위 ‘현타’오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죠.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매일 아침 일찍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업무를 시작합니다.
출근시간은 늘 비슷하지만 퇴근시간은 대중이 없습니다. 유연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예전보다 조금은 나아진 분위기지만 일이 몰리는 날은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하기도 해야 합니다.
그 와중에 체력관리도 해야 하니 아침이나 점심 또는 저녁에 짬을 내어 운동도 합니다.
업무를 하며 필요한 능력들을 장착하기 위해서 영어공부나 기타 필요한 공부들을 하기도 하죠.
월급만으로는 이번 인생 편안하게 살기 어려울 것 같으니 무언가 다른 사이드잡을 할 게 없나, 하며 틈나는대로 트렌드를 살펴보고 재테크도 공부해봅니다.
다들 부캐를 만들고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나만 무언가 뒤쳐진 느낌이 들어 여러 온라인 클래스를 등록해서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9 to 6 , 업무 시간 이외에 이루어지는 일들입니다.
하루 24시간 중 회사에서 일하는 9시간을 빼면 15시간이 남습니다.
여기서 아침 출근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과 왕복 이동 시간, 그리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약간의 체력회복을 위한 시간까지 4시간을 빼면 11시간이 남죠.
12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7시간이라고 쳤을 때, 온전히 날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정도가 남습니다.
이마저도 야근하는 날이면 개인 시간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직장인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이런 생활을 몇년이고 꾸준히 이어서 합니다.
그런데 이런 직장인들이 ‘평범’하다고요?
단언컨대 이 세상에 평범한 직업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당연하게 되는 순간, 우리가 일하고 있는 이 가치 또한 ‘그저 그렇게 흔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모두 알다시피 당연한 것은 삶에 자극이 되지 않으니까요.
누군가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보면 ‘평범한 직장인’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로 대답하는 습관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기획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인테리어 일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글쓰는 일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재무 일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서비스 기획을 합니다
이렇게 말을 자꾸 내뱉고 생각하다보면, 직장에서 한낱 부속품처럼 느껴지는 현타의 방문율은 낮아지고 존재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저 그런 직장인이 되려고 우리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거 아니잖아요?
여러분의 생각과 경험들은 분명 그 어떤 것보다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