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재택근무는 안녕한가요?
코시국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재택근무 기간도 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습니다.
매일 하진 못해도 격일 혹은 격주로 돌아가며 하는 회사도 있죠. 사실 모두 처음 해보는 재택근무라, 처음엔 이걸 '휴가'같은 느낌으로 보는 분들도 꽤 많았습니다. (사실은 집에서 일이 더 잘되는 분도 많은데 말이죠)
하지만 재택근무가 우리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된 지금, 우리는 회사에서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일하던 만큼의 효율과 성과를 내야만 하는데요.
제가 약 1년 반 동안 재택근무를 듬성 듬성 해오며 정말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 것들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아무래도 '메신저'나 '메일'등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팀즈, 슬랙 등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회사마다 사용하는 플랫폼은 다양하겠지만, 종류에 상관없이 우리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특히, 친구와 하는 카톡 메세지처럼 구어체로 쓰는 것은 지양합니다. 전달하려는 내용을 핵심 키워드로 정리하고, 구어체보다는 문어체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을 보며 이야기 할 땐, 말과 함께 하는 제스쳐나 다양한 행동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데요. 재택근무에선 그렇게 할 수 없으니 더욱 '텍스트' 자체에 더 집중해야만 합니다.
문장은 되도록 짧게 쓰고, 맞춤법을 확인하며 '내가 전달하려는 의도'가 명확하게 전달되는지를 체크한 후에 공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긴 내용이라면 한 문단으로 글을 쓰기보단 적절하게 문단을 나눠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즉, 아젠다와 내용에 번호를 붙이거나 텍스트 굵기를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조금 더 가독성을 높이여주는 것이죠.
재택근무의 효율이 조금 떨어지는 부분은 사실 팀원 간의 협업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맞대며 논의하는 것이 서로의 의견에 더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우리는 충분히 다른 능력을 활용하여 이 부분을 메꿔나갈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같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람들끼리 묶어, 메신저 방을 따로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별로 공유해야 할 사항이 있거나, 제 업무에 변경되는 부분이 있다면 제일 먼저 그 방에 공유하는 것이죠. 또한 화상 회의, 전화 통화를 적절히 사용하며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합니다. 사실 처음엔 저도 이 화상 회의와 전화 통화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부끄러웠는데요(대면회의처럼 똑같이 얼굴을 보고 하는건데, 어쩐지 카메라가 더 불편한 이유는 왜일까요). 하지만 시대가 변해가는 만큼 우리도 조금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다소 머뭇머뭇거릴지라도 하다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
아무래도 화상이나 전화는 시간차가 있다보니 동시에 여러 명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가령 얼굴을 보지 못하고 전화만 할 경우, 다른 사람이 지금 말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상황인지 볼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의견을 말할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는데요. 이 때는 화상회의를 하며 채팅 메시지를 함께 사용합니다. 누군가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제가 다음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하거나 혹은 동시에 이야기가 진행되었을 때 어느 한 쪽이 '먼저 말씀주세요' 하고 채팅으로 남길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작지만 큰 센스가 다른 공간에 있는 우리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며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바로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계산해보니 하루에 약 3시간 정도가 저에겐 더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잠을 더 많이 자진 않았는데요. 사람이라는게 신기하게도, 루즈하게 늘어지는건 참 쉬운데 변한 생활 패턴을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꽤 어렵더군요(살찔땐 쉬운데 뺄땐 어려운 그 느낌..아시죠?) 그래서 저는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출근 때와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 운동을 좀 더 여유롭게 하고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하고 있는데요. 본인의 하루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재택근무에 매우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아무래도 혼자 있는 공간에서 일을 하다보면 사무실보다는 조금 더 마음이 편안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간혹 일이 조금씩 늘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무실보단 집중력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죠. 그래서 저는 시간대별로 업무 진척도와 달성을 미리 정하고, 이에 맞춰 일을 진행하려고 더욱 신경쓰고 있습니다. 하루 중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을 중요한 업무 처리로 활용하고, 나머지 잔업이나 기타 회의 진행은 짜투리 시간에 배정합니다. 마치 학창시절 시험 계획을 짜던 학생처럼 말이죠 (싫어하는 과목부터 먼저 공부해야 한다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주변에 '나를 유혹하는 것'들은 조금 멀리 치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간만 회사에서 집으로 옮겨온 것이지,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의 성격이 달라진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집에 아이가 있는 분들은 일하기 더 힘드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해요소가 회사보다 좀 더 많을 수도 있죠. 이런 경우엔 시각적 방해요소가 없는 재택 공간을 먼저 만드시길 권장합니다. 노이즈캔슬링이 되는 이어폰을 강력 추천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며 우리는 얼굴을 보고 말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는데요. 예전엔 몰랐는데 재택 근무를 하니 ‘말을 잘하는 능력’ 이 새삼 더 중요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전화 통화를 하다보면 우리의 신경은 온전히 상대방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대면으로 만날 땐 몰랐던 작은 말 습관까지도 꽤 잘 느껴지곤 하죠.
그래서 정확한 발음과 적당한 목소리 톤의 중요성이 여기서 강조됩니다. 아무래도 목소리가 웅얼거리거나, 발음이 좋지 않거나 혹은 말이 두서없이 이어지면 이야기의 핵심이 잘 전해지지 않게 되거든요. 아나운서만큼은 아니더라도, 미팅을 하거나 보고를 할 때 조금 더 또렷하게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다보면 중간 중간 휴식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몸이 경직될 수 밖에 없는데요. 특히 움직임이 적어지는 재택근무이기 때문에, 점심시간이나 업무 중 10-15분 정도는 스트레칭과 산책을 잠깐씩 하시길 권장합니다. 저 또한 점심을 먹고 난 후엔 꼭 20분씩 동네 한바퀴를 걷고 오곤 합니다. 몸을 움직일 수록 정신이 더 맑아지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코로나가 끝나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 힘내도록 해요.
풍요롭진 않아도 거르지 않고 챙겨먹기
재택근무를 하면서 저는 늘 점심이 걱정이었습니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게 아니다보니, 점심시간 한시간 안에 요리를 하고 밥을 먹기란 참 빠듯하더군요. 그래서 자꾸 배달을 시키다보니.. 밥값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밥을 많이 한 다음 냉동보관을 하고 매끼마다 데워서 먹고 있습니다. 며칠에 한번씩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다 구비해두기도 합니다. 가끔 맛있는게 먹고 싶을 땐 밀키트를 이용하기도 하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그래도 끼니는 잘 챙겨 먹을 수 있도록 신경쓰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