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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오아시스, 서울식물원

채채캘리

by Lagom


서울식물원.png 채채캘리 @chae_calligraphy





나는 백룡(白龍)이 살았다는 태화강 상류에 위치한 동네에서 성인이 되기 전까지 시간을 보낸 덕분에, 도시에서 자고 나란 사람들에 비해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자랐다. 삼십분 조금 넘게 오솔길을 걸어다니며 등하교를 했고 수업을 마친 후에는 친구들과 뒷산으로 올라 철마다 바뀌는 풍경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딱히 특별한 것이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다양한 야생화와 나무 그리고 강가에서 볼 수 있는 습지동식물은 당시 나에게 꽤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거의 매일 야생화나 나뭇잎을 보고 종이에 그려댔고 식물도감을 뒤져가며 이름과 특징들을 알아갔다. 그러한 경험 덕분일까. 나는 지금까지도 식물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자연 풍경 속에 있으면 왠지 모를 충만함과 행복감을 느낀다.


서울로 거취를 옮기면서 그런 식물이나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들은 꽤 한정적이었다. 도시 공원이라고 불리는 서울의 대표 몇몇 공원이나 근교에 있는 식물원이 있긴 했으나, 접근성이나 이용 면에서는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잘생겼다 서울 20' 프로젝트에서 소개한 '서울식물원'에 대해 알게 되었다.



Art - Enviroment - Life 를 꿈꾸는 서울식물원


강서구 마곡동 인근에 2018년 5월 전면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식물원은 도시형 식물원(Botanic Garden)과 도시공원(Urban Park)를 접목시킨 대규모(약 여의도 공원 2배 크기) 복합적 공간이다. 이 곳은 자연을 주제로 한 단순한 식물원을 넘어, 시민들이 여가 생활까지 누릴 수 있는 열린 숲공원, 식물원, 호수공원, 습지 생태원 4개의 특색 있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우리는 발길을 붙잡는 장소에 이르면 그 즐거움을 충분히 체험하기 위해 그 곳에 오래 머문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나 장엄한 풍경, 우리의 감각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끼고자 한다. '서울식물원'이 이렇게 사람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잡아끌기 위해서는 그 속에 채워질 컨텐츠와 운영 관리가 중요하게 보인다.



서울식물원, 공공자금으로 안정 운영 후 다양한 재원발굴로 재정자립도 높여야 - 서울 연구원


뉴욕식물원과 브루클린 식물원 그리고 싱가포르의 가든스 베이 등, 해외에도 '서울식물원'같은 복합공간들이 있다. 이 곳들은 공공 재원 조달과 운영 면에서 서울식물원이 앞으로 참고해야 할 부분들이 꽤 있다. 서울 시민에게 쾌적한 도시 환경과 여가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다른 민간 시설과는 달리 공공성을 띄는 시설이다. 따라서 공공성을 강화하고 유지시켜나갈 수 있는 운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재정과 운영 면에 있어 서울시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들을 극복해내는 방법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고, 이용할 것들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 장소를 기꺼이 방문하고 소비할 수 있는 전반적인 공간 연출 및 구성이 필요하며 서울시에서 이러한 부분들을 잘해내리라고 믿는다.



도시의 오아시스, 서울식물원


모든 장소에는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있다.

서점에는 책을 사러 가고, 영화관에는 영화를 보러 가며 PC방에는 게임을 하러 간다. 각기 다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들은 그 장소가 자신에게 어떤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방문한다.


그렇다면 '서울 식물원'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당연하게도 식물, 자연, 전시 등등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장소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정신적 충만감을 주는 장소이기 때문 아닐까. 쫓기는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탈출구이자, 도시의 오아시스같은 장소 말이다.


어떤 가치는 꾸준히 지속적으로 경험을 해야만 알 수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서울식물원'이라는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자연, 문화, 예술을 다방면으로 경험함으로써 자연의 가치를 다시금 깨달아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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