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변호사 언제 선임해야
효율적일까?
성범죄
경찰에서 전화를 받거나 현행범으로 체포가 되는 등 형사사건이 시작되는 경우는 몇가지가 있을 겁니다.
어떻게 시작이 되든 범죄 혐의를 받고,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된다는 건 혼자서는 힘든 일이지요.
오죽하면 헌법에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적혀있겠습니까.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건,
꼼수나 요령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입니다.
그렇다면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형사사건을 많이 하고 있는 형사전문변호사로서 몇가지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누군가가 나에게 "너! 내가 고소할 거야!"라고 했을 때 바로 선임을 해야할까요?
아닙니다. 정말로 고소를 할지 안 할지, 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고소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누가 절 고소한다고 해서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어요. 그런데 1달이 넘도록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어요."
실제로 제가 상담했던 분의 이야기입니다. 누가 날 고소한다고 하면 겁이 나겠지요.
그래서 바로 변호사 사무실에 연락을 했더니 당장 선임하라고 해서 선임비용 다 주고 왔다는 겁니다.
바로 경찰에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1달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으니 이제 좀 정신이 들었고,
그제서야 '이게 어떻게 되는 거지?' 싶었던 거 같습니다.
당장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고소를 하겠다고 하는 분과의 대화내용, 블랙박스
영상이 있다면 영상, 확보할 수 있는 CCTV 등 자료를 확보해두고 있으면 됩니다.
그랬다가 경찰에서 연락이 오면 변호사를 바로 선임하시는 게 정답입니다.
변호사를 선임해서 첫 경찰조사는 무조건 같이 가시는 게 좋습니다.
2) 그러면 일단 어떤 상황인지 혼자 경찰서 가서 조사 받으면서 간을 좀 본 다음에, 안 되겠다 싶으면 변호사를 선임하면 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그때는 이미 첫단추를 잘못 끼워서, 변호사가 아니라 대법관 할아버지가 와도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간혹 변호사를 선임하면 경찰이 '거봐, 자기가 죄를 저지른 걸 아니까 변호사를 대동해서 출석했구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라면서 당당하게 보이기 위해 변호사 없이 조사를 받으러 갔었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예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선임할 생각이라면 수사 초기부터 함께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더욱이 변호사와 첫 조사를 같이 가는 것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간혹 '변호사를 선임하긴 했는데, 변호사님이 "별 거 없을 거니까 혼자 조사를 다녀와라"고 해서 혼자 다녀왔다'고 말하는 분이 계시더군요. 제가 감히 말씀드리는데, 그런 변호사는 좋은 변호사가 아닙니다.
변호사 입장에서 형사사건에서 가장 힘든 것은 수사참여입니다.
몇시간동안 의뢰인 옆에 앉아서 의뢰인이 하는 말, 수사관이 하는 말에 계속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하죠.
그 변호사님은 그게 귀찮고 싫으니까 혼자 다녀오라고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혼자 다 할 거면 변호사 선임을 왜 했겠습니까.
3) 그럼 수사단계로 끝날 수도 있으니, 나중에 재판단계에서만 변호사를 선임하면 어떨까요?
저는 오히려 거꾸로 말씀드립니다. 수사단계는 변호사 도움 받으시고, 재판단계에서는 국선변호인 도움 받으시라고요.
수사단계에서는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증거는 수사단계에서 만들어지죠.
실제로 저희 사무실에서, 동종전과로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던 사람이 또 범죄를 저질러서 상담을 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은 분이었는데, 사안이 사안인지라 수사단계에서부터 구속이 될 가능성이 높았지요.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당장 합의하지 않으면 구속될 거다. 수사단계에서 합의 빨리 할 수 있게 변호사 선임하고, 구속영장실질삼사에도 대비해라. 경제적 여력이 없다면, 수사단계에서 이런 절차 다 마친 다음에 재판단계에서는 국선변호인 도움 받아라."
의뢰인은 제 조언대로 했습니다. 수사단계에서 저를 선임했고, 합의 진행을 빠르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구속영장이 신청되었죠. 구속영장실질심사 오전까지도 합의가 되지 못한 상황에서 의뢰인은 자기가 가진 돈을 모두 끌어 저에게 보냈습니다. 합의를 할 자금이었지요.
저는 그 돈을 가지고 오후에 피해자와 극적으로 합의를 했고, 바로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러자 오후에 영장이 기각되었고, 의뢰인은 바로 석방되었습니다.
결국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마쳤고, 의뢰인은 재판단계로 넘어가서는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원만히 사건을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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