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주체성 1

by chaegamsung

호주에서의 9박 10일 동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지만 많은 생각과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저 여행 관광객의 시선일지 몰라도,

내가 본 호주에서의 사람들 모습엔 너무나 '주체성 있는 삶'이 느껴졌다.


내 나이 이제 반 칠십. 서른다섯.

여자 나이라고 한다면, 결혼 시장에서 제일 가치 없고 잘 팔리지 않는 나이라고 X가 그런 말을 했었지..


주변 친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미 웨딩마치를 올리고,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하나 둘 자녀를 낳고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알게 모르게, 그 모습들이 나에겐 굉장히 '숙제'처럼 느껴졌나 보다.


나는 지금 직업도 불안정한 상황이고,

그렇다고 현금 자산이 넉넉하지도 않고

자차도 없을뿐더러 자가도 없는 그저 혼자 살고 있는

얼굴엔 이제 주름과 기미가 가득한

가치 없는 여자로 느끼는데, 결혼은 무슨..


이렇게 관철된 생각들이 나를 너무나 괴롭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제 점점 한국이 너무나 싫어지려고 한다.


그러던 찰나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호주.

그저 호텔 청소를 하는 모습도 나는 그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 사람의 일에 대해 간섭할 사람도 없고, 타인의 시선도 타인의 생각도 중요하지 않고. 그저 그들이 오롯이 선택해서 사는 것 같아 보인달까나..


아침 일찍 일어나 카페에서 일하고 4시에 자전거 퇴근 하는 그 삶이 나는 왜 이렇게 멋있어 보이지..

알게 모르게 내가 이 규정된 한국이 너무 답답하고 무섭고, 괴로웠나 보다.

계속해서 비교하게 되고, 불안에 떨어야 하고, 마치 내가 뒤쳐지고 못난 사람처럼만 계속 느껴지니깐..


그러다 보니, 여행하면서 나는 줄곧 '호주 워홀', '만 34살 워홀 가능한 나라', '호주 어학연수'를 계속해서 검색하면서 찾고 있었고, 서울을 돌아와서도 괜한 설렘에 매일 잠 못 이루는 날들을 보냈었다.


왜냐하면, 나는 늘 한국에서의 삶을 '숙제'처럼 생각하면서 살았고

해외는 선택지에 없는 생각으로 경주마처럼 살고 있었으니깐..

그래서, 그냥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괜스레 설레고 들뜨는 나 자신도 무서웠지만, 그냥 조금 설렜는데..






그런데, 이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내 심리 상담사분께서 화를 내면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chaegamsu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냥 쉬어’가 어려운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