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할 때 이것만은 절대 잊지 말자
앞선 글에서 벤치마킹에 대한 사전적 정의와 간단한 방법론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사실 마케터분들에게 벤치마킹은 필수적인 사항이고 사수분들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명확하게 교육을 받고 계실 것이기 때문에 굳이 이런 방법론적인 글이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글이었으니 넓은 이해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은 벤치마킹을 할 때 제가 직접 하고 있고, 주의해야 하는 점 3가지 정도만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나열하지 말고 했다면 근거를 제시하라
제가 나열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벤치마킹을 하는 이유는 바로 실전에서 써먹기 위함인데 나열을 하게 되면 교과서적인 내용을 쓰게 되고 단순하게 보고용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오래전 있었던 일이지만 저에게 마케팅 관련된 일을 가르쳐 준 사부님께서 자료 조사를 해오라고 하신 적이 있었는데 나름 큰 의지(?)를 가지고 120페이지 분량의 자료 조사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서론, 본론, 결론 논문 형식으로 쓴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칭찬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고, 정말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았지만 저에게 돌아온 이야기는 쌍욕이었습니다. ㅋ
이렇게 길게 쓴 이유가 '나 엿 먹이려고?' 하는 소리부터 시작해서 도대체 너의 보고서에서 고객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는 말과 함께 육두문자가 ㅋㅋ 그때는 눈물이 핑~ 돌정로 속상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 왜 그런 반응을 보이셨는지 이해가 되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항상 강조하지만 나열 다음에는 그것들을 보충할 수 있는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벤치마킹을 하고자 했다면 앞서서 말한 분야, 대상이 명확하다는 가정하에 이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정보들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뉴스 기사라든지 논문에서 언급한 문구라든지(공신력과 검증은 당연한 것) 말이지요. - 혹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투자를 받으러 다녀본 분들은 확실하게 아실 것입니다. 사업 계획서를 쓰실 때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철저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
마찬가지입니다. 마케팅은 결국 돈이 들어가야 하는 실전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썼을 때 합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이를 염두에 두고 벤치마킹을 할 때 하더라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 잠재 고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벤치마킹의 가장 중요한 점이기도 합니다. 사실 첫째에 언급했던 그건가 지금 순서에 나올 것인지 고민을 했지만 근거는 말 그대로 사실적인 정보들을 조합하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첫 번째에 두었고 지금 잠재 고객부분을 두 번째로 둔 이유는 결국 우리가 마케팅을 하는 목적은 남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오기 위한 수단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라는 옛말은 여기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돈 줄 고객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데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해서 당연히 고객이 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해줄 것이라는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자신감일까요? 대부분 실패하는 마케팅이나 스타트업들이 바로 이런 착각에서부터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끝까지 살아남는 놈, 그리고 고객의 선택을 받은 놈이 혁신을 이룬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벤치마킹은 철저한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이며, 내가 택한 상대방의 매출이 왜 나는가? 어떻게 고객의 선택을 받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다 보면 내가 가야 할 방향성과 답이 조금씩 뿌연 안개에 싸여있다가 조금씩 시야가 확보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철저하게 이런 관점에서 벤치마킹을 위한 시야를 좁혀가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장짜리 수기로 쓴 포스트잇이라도 결과만 좋으면 그 녀석이 짱이 되는 것이고 수십 장을 쓴 예쁜 보고서라도 돈 못 벌고 매출 안 나면 끝인 것이 바로 이 바닥이라는 사실 명심 또 명심입니다.
셋째, 벤치마킹은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
저도 잘 못했던 부분이고 지금도 끊임없이 착각 속에 빠져서 놓치는 부분일 때가 바로 실행 후의 피드백 과정에 대한 명확한 정립입니다. 한마디로 시작은 잘하는데 끝맺음이 좋지 않으면 진짜 답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만다는 것이지요.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개발하고 기획해서 서비스를 상품화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를 마무리하고 시장에 내놓았을 때 고객의 인정을 받을 때까지, 혹 인정받지 못하고 없어지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를 통해서 배울 점이나 개선점을 찾아내는 노력이 벤치마킹을 하는 마케터에게는 필수라고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