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005 #레프_니콜라예비치_톨스토이
작성 : 2020년 12월 19일
계기
육군 전자도서관에서 읽은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의 출판사는 더클래식 이다. 더클래식 출판사는 무기여 잘 있거라 를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더클래식은 표지가 예쁜 출판사라고 생각한다. 그러서 더클래식 위주로 책을 찾아봤는데 그중 저자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인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도스토예프스키를 포함해서 러시아 문학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 책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느낀 점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독교, 천주교, 불교와 같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며 전해 내려온 종교의 가치를 또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 이런 종교의 가치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지도 생각해보았다.
유튜브나 특정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고소한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사회에 접어들면서 이 세상의 문제들을 법으로써 해결하려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만히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고소도 불가피한 것이 맞다.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다스리는 데에는 강력한 법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몰상식한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데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짧게 생각해본 바로는 종교와 같은 공동체가 함께 공유하는 가치의 부재가 이런 사회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여기서 모든 사람들이 신을 믿어야 된다고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올바른 정체성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자기 내면의 얘기에 귀 기울여 충분히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과 그 단계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종교와 같은 기댈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을 제외하고도 성경은 정말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한 챕터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계시다>에서 등장하는 아브제이치는 바리새인에 관한 성경 구절을 읽고 깨달음을 얻는다. 그러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혹시나 주님이 아닐까 하는 믿음으로 그들을 정성을 다해 도와준다. 과연 이렇게 주변 사람들을 주님처럼 생각하고 도와주는 것이 의미가 없는 행위일까? 희생을 강요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희생이 자기실현의 일부분이라면 막으면 안 될 것이다. 희생 또한 하나의 자유 의지이기 때문이다.
성경, 신까지 갈 필요도 없다. 한국에서도 이에 맞먹는 소중한 가치들이 존재해왔다. 바로 정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전통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전통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일부 꼰대라고 불러 마땅한 기성세대들의 횡포로 인해 가치 있는 전통까지도 꼰대 짓으로 뭉뚱그려져 신세대들에게 거부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이렇게 믿고 의지할 가치를 잃어버린 우리 세대들은 오직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적 지식들을 바탕으로 논리와 이성만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을 그것에 맡겨 섣불리 판단한다. 또 변질된 '감성'과 '공감'이 논리와 이성의 자리를 파고들어 불완전한 가치관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불완전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 중 하나였다. 물질만능주의와 허무주의의 사이를 오가며 많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조던 피터슨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읽으며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조던 피터슨은 내가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종교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종교의 가치를 성경의 구절을 근거로 들며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가치 중에 하나는 '자신의 삶에 책임을 다하는 삶아라'이다. 이 짧지만 강력한 문장이 누워서 유튜브나 보고 있는 나를 일으켜 세워 책을 읽고 생각하게 해 주었다. 자랑하기 위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의 노력이 앞으로 더 큰 책임을 지기 위한 기초 작업 중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작은 습관들이 나를 더 큰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나는 궁금하다. 유튜브 읽어주는 남자, 이상한 리뷰의 앨리스와 같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영상으로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 나도 비슷한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조금 더 합리적이고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이바지하고 싶다.
추가로 '법이 너무 구체적으로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법과 비교했을 때 '공동체에 의한 자정 작용' 혹은 '당사자 간의 합의'의 우월성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이 났지만 내 전문 분야도 아니고 글이 너무 난잡해질 것 같아 이쯤에서 마무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