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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004 #앙투안_드_생텍쥐페리

by 이채준


작성 : 2020년 12월 15일


계기


이 책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읽을 때마다 느낀점이 다르다는 이야기고 많이 들었다. 그래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마침 진중문고에 있길래 읽어봤다.


느낀 점

은은한 여운이 있었다. <길들임>과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말이 큰 깨달음을 주었다. 많이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어떤 것에 정성과 시간을 쏟아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자신을 길들여달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여우는 자신의 지겨운 삶을 환하게 밝혀달라고 한다. 길들여진다면 이전에 싫어하던 것들도 자신을 설레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세상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은 자신의 마음 속에 비친대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길들임의 영향력과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흐린한 옛날 기억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지겨운 삶을 다른 사람에 의지해서 해결하려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했다.


친구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것을 먼저 길들여야한다고 말한다. 이 구절을 읽고 '내가 다른 사람들을 잘 알고 있나?'라고 되물어봤다. 생각보다 다른 사람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결론을 지었다.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정도까지는 알지 몰라도 그 사람의 생각, 가치관 같은 것들은 잘 읽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면 오히려 너무 잘 읽어 그들에게 접근하기가 힘든 것일 수도 있겠다. 여우의 가르침은 참을성 있게, 괜한 말로 오해를 만들지 않고, 매일매일 조금씩 다가가는 것에서 길들임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 친구들과도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섣불리 판단하기 보다 그 사람을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가야겠다.


돌아보면 나는 질문하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 질문을 하면 내 마음이 너무 뻔히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럽기 때문인 것 같다. 또 괜히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줄까봐 먼저 사린 것도 있다.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길들임을 가르쳐줄 때는 「말을 하지마. 말은 오해의 근원이야.」 말한다. 조던 피터슨은 말이 혼돈에서 질서를 뽑아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둘 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말을 아껴야하는 때는 길들일 때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아직 서먹할 때는 말 보다는 행동으로 그들을 길들여야겠다. 길들이고 난 뒤에는 명확하게 말하면서 그들과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장미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해준다. 어린 왕자에게 장미가 소중한 이유는 그가 시간과 정성을 들여 그 꽃을 길들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린 왕자는 '나'와 이야기할 때 밤하늘의 별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많은 별 중 하나에 내 꽃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도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름다운 것, 소중한 것은 오히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여우는 어린 왕자는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가진다고 말한다. 이 때 어린 왕자는 자신의 장미에 큰 책임감을 느꼈고 자신의 별로 꼭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는 지구에 왔었던 것처럼 날아가는 철새를 타고 돌아가지 않는다. 처음에 만났던 뱀의 힘을 빌려 무거운 몸은 지구에 남긴 채로 그의 별로 다시 돌아간다. 두렵고 무서웠을 테지만 그는 피하지 않고 길들인 꽃에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한다. '나'와 어린 왕자는 그들이 헤어지더라도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몸은 껍데기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추억, 기억, 시간들이 그들을 그 무엇보다 단단하게 엮어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 때문에 그들은 멀리 떨어져서라도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와 그의 꽃의 안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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