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되기 위한 혼자
오빠들과의 인사를 재빠르게 끝내고 뒤돌아 섰다.
저번에 방콕에서 언니와 헤어질때처럼 작별인사는 쿨하게 재빠르게 끝내자는 일념하에 말이다.
태국의 이야기도 거의 반년이 흘러버린 먼 이야기지만 아직도 아쉬운감정이 드는건 왜일까
익숙해져야 할텐데 말이다.
어제 밤 나혼자 다짐했던거 처럼 오빠들과 있었기에 가지 못했던 장소를 찾았다.
숙소를 가는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눈여겨 봤던 장소인데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찾아왔다.
한국에서 좀처럼 찾을수 없는 느낌의 카페다. 물론,이곳에선 흔한 장소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동남아는 달달한 커피를 항상 내어 오시니깐 언제나 노슈가와 노시럽을 외쳐야한다.
이 커피를 시킬때 하마터면 깜빡할뻔했는데 먼저 물어오셨다.
아무리 이곳 로컬분들이 관광영어에 능하다 할지어도 발음은 알아들을수 없기 마련인데
영어발음이 굉장하셔서 동공이 잠시 흔들렸었다.
이 당시의 기분은 솔직히 홀가분 반 외로움 반 알수없는 기분으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잔뜩 허세를 떨었던 기억밖엔 없다.
공짜숙소! 침대가 무려두개여서 외로움은 배가 되었지만 탁트인 뷰는 아니어도 이국적인 나무들로 둘러싸인 안정감있는 뷰 덕분에 '아아 편안하다'라고 생각하며 위안했던거 같다.
비행기에서 핀 이후로 거의 피지 않은것같은 책이 생각이 나 뒹굴기 좋으라고 만들어준 문앞의 휴식처에서
정말로 쓰임새에 맞게 뒹굴어주었다.
솔직히 여행지에서 읽는 책이라고 하면 뭔가 굉장히 감회가 다를 것 같아서 챙겨왔는데
북캉스라는 말은 내인생에 없는 걸로.한국에서와 다를 것 없는 나의 독서자세였다.
짐을 쌀때 왠지 여자없는 남자들의 M이라는 여자가 자꾸만 생각이 나서 그래서 들고간
여자없는 남자들
책만 읽고 있을수 없단 생각에 뛰쳐나가는 길에 덩그러니 놓여진 꽃한송이
이때 내가 듣고 있던 바래진 기억에와 겹치며 날 굉장히 센치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내가 원래 잘 안하던...아니 거의 하지 않는 짓을 했다.
오빠들에게 굉장히 장문의 카톡메세지를 보냈다. 너무 고마웠다고 말이다.
좋은여행하시라고! 그리고 나서 오빠들의 답메세지를 읽고는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난 눈물이 나오려고 하면 언제나 창피한 기분을 느낀다. 약한척하는 여주인공이 된 것같은기분에
아씨...정많이 들었나부다.
여행에선 난 아예 다른사람이 되어버리니깐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냥 빠이 스트릿을 몇바퀴돌았을 뿐인데 해가 져버렸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건지 해가 빨리 지는 건지
정말 모를일이다.
아침이 되니 어제의 기분은 조금은 환기가 되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주는 조식을 먹으러 나왔다. 음식을 먹다 나를 중국인으로 착각한
한 순수하게 생긴 중국인 여자애가 말을 걸어와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흥미로웠다.
그 여자애와의 대화덕분에 조금은 용기를 낼수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엽서를 한뭉치사서 내앞에서 적고있는 그여자애를 보고있자니 아..나도 엽서를 적어볼까 하는 생각이들었다.
하지만 '치앙마이에서 적지 뭐'라고 생각했던건 나의 커다란 실수였다.
BYE PAI
행복한 기억 만들어준 빠이 가끔 그리워 하고있어 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