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이따,귀찮아 라는 나비들이 만드는 토네이도 막기
나비 효과 :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
'초기 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
곧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는 살면서 소소한 나비 효과를 자주 경험한다. 사소하고 하찮게 봤던 작은 일 하나가 번거로운 문제로 커지는 것을. 그냥 이따 하겠다고 미뤄둔 숙제를 까먹고 있다가 제출 직전에야 알게 됐을 때, 그것뿐만 아니라 다른 숙제도 동시에 처리해야 할 때, 약속을 잡을 때 스케줄 확인하기 귀찮아서 안 하고 그냥 지레짐작해서 잡다가 당일 날이 되어서 세 개의 약속이 엉켰을 때. 오늘 공부하기로 한 분량을 미뤄두다 점점 할 분량이 쌓여서 결국 포기할 때. 점심때 먹고 설거지 안 하고 저녁 먹고 하려 하다 어느새 일주일 치 쌓여서 음식 둘 그릇이 없을 때, 빨래 미뤄두다 당장 신을 양말이 없을 때, 바로 일어나서 갈 준비 안 하고 5분 더 누워 있다가 뛰어서 가게 될 때 등등.
결국은 전부 지금 할 일을 이따 미루다가 무언가 엉키게 된 것이다. 요즘 내가 그랬다. 많이 미뤘다. 그냥 하면 된다는 글을 쓰고도 잘 안 된다. 말은 쉽고 글도 쉽지만 삶은 어렵다. 자꾸 하루가 엉키고 뭔가 어깨에 짐이 쌓이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나비 효과'라는 개념이 떠올랐다. 내가 미뤄둔 사소한 일들이 지금의 내게 큰 짐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귀찮아, 나중에, 이따 라는 '나비'들이 내게 토네이도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럼 나비 효과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날갯짓하기 전에 나비 잡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나비의 날갯짓을 막으면 된다. 나비를 잡으면 된다. 그러면 토네이도는 없다. 작은 일을 제때 잡으면 후에 큰일이 되지 않는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하면 된다. GTD라는 시간 관리 개념에선 2분 이내에 할 일을 미리 하라고 했다. 예전에 그걸 배울 땐 잘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 알겠다. 바로 '2분 이내에 할 수 있는 일'이 나비이다.
꼭 진짜 2분을 말하는 건 아니다. '당장' 이란 것의 일종의 기준이니. 지금 당장 할 일이라 생각하면 하면 된다. 생각을 빼야 한다. 일할 때 생각하면서 해야 하지만 일하는 중이 되기까지는 생각을 빼야 한다. 군대 용어로 '나다 싶으면 한다'를 스스로 적용하는 것이다. '당장 해야 한다 싶으면 그냥 한다'로.
사실 오늘 계획은 12시에 자는 거였다. 실패했다. 최근 잠을 잘 못 자서 푹 잘 겸 12시에 자서 7시에 일어나는 거였다. 자는 시간은 못 맞췄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7시에 일어나려 한다. 조금씩 당겨서 6시 기상까지 가려 한다. 내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나비 대부분을 한 번에 잡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귀찮아, 나중에, 이따'라는 '나비'들은 '지금, 즉시, 그냥, 바로'라는 나비채(?)로 잡아야 한다.
지금, 즉시, 그냥, 바로
나의 삶의 무거운 짐으로 변해버리는 '나비'는 무엇인가? 나비 효과가 일어나긴 나비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장 할 것이 무엇인가? 질문하며 답이 나오면 바로 하는 것. 이것이 토네이도를 만드는 나비 잡기이다.
이 모습이 내 삶에 온전히 정착한다면 이전과 다른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