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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Nov 11. 2015

두려움을 이용하기

두려움에 멈출 때, 우리는 점검하고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이 글은 책 <인문학  습관> 에 나온 '적성 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1일간 진행된다. 그 시간 동안 내 적성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 적성을 알기 위해 '나'를 알아야 했고 21일 정도면 나에 대해 집중해볼 시간이라 생각했다. 그냥 내 어렸을 적을 생각하는 이야기라 명확한 주제는 없다.




마이북 프로젝트 아홉 번째 시간

"마이북 프로젝트" 21일의 목표는 '나를 알아 내가 발전시킬 3가지를 찾는다'이다.


오늘의 질문은 '두려움 하면 떠오르는 경험과 그것이 내게 미친 영향 또는 두려움의 반대말은 무엇이라 생각하고 그런 경험이  있는지'이다. 두려움은 어떤 행동이 아니라 감정이라고 본다. 주저하게 하는 어떤 감정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결과가 예측되지 않아 위험함을 느낄 때나 이전에 느낀 부정적 감정의 재현을 예상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내가 바라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거라는 부정적인 예상에서 오는 감정이다.


용기는 공포에의 저항이며 공포의 극복이지, 공포심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마크 트웨인


두려움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두려운 마음 자체를 아예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상쇄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주저하게 하는 것의 반대는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호기심 또는 도전. 앞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거나 앞에 모르니까 나가 보고 싶거나 하는 마음으로 주저하게 하는 마음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앞에 무엇이 있든지 상관없이 내 목적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 신념이 있다. 주저하는 마음보다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클 때 우리는 나아갈 수 있다.


두려움이 주저하게 한다고 했다. 주저함은 다른 말로 멈춤이다. 이것을 이용하면 때론 이점을 얻기도 한다. 두 가지 이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점검과 추진력이다.


용기만 있고 공포가 없는 병사는
엉뚱한 전장에서 가치 없이 죽는다
웹툰 <송곳> 중


멈춘다는 건 나가기 전 점검하는 것과 같다. 무작정 달려들면 무가치하게 끝날 수 있다. 뛰어들어도 되는지를 봐야 한다. 그리고 내가 정말 뛰어들고 싶은지를 봐야 한다. 멈춤이 주는 것은 내가 나아갈 곳과 나아가려는 나를 알아볼 기회이다. 내가 정말 저기에 가고 싶은 것인지,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인지, 내가 정말 무엇을 바라는지를 봐야 한다. 내가 나갈 곳과 준비상태와 나의 마음을 점검하는 것이다. 이런 고찰 없이, 멈춤 없이 충동으로 뛰어들어가면 길을 잃거나 무언가에 부딪혀 다칠 뿐이다. 그러므로 한 번 멈추게 하는 두려움은 숨을 고를 신호라고 생각해야 한다.


멈춘다는 건 포기하는 게 아니다. 신발 끈을 질끈 묶고,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뛰어가기 전에 뛰어갈 방향을 보는 것이다. 뛰기 직전의 그 기다림이다.



커피를 내리듯, 주저할 마음을 뚫고 갈 힘이 필요하다


이때 두려움의 두 번째 이점을 배울 수 있다. 잠시 멈춘 시간 동안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나아갈 이유를 알았다면 나가야 한다. 때론 머리론 알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 한 걸음 내디딜 힘이 필요하다. 주저하게 하는 마음, 정말 나아가길 원하는지 묻는 필터를 통과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과정과 비슷하다.


20g의 원두를 곱게 갈아 가루를 담는 포타필터에 넣는다. 커피 기계에 장착해 고온의 물을 확 내려 고압으로 내린다. 그때 압력이 낮으면 물이 미세한 가루를 뚫을 수 없어 원액이 나오지 않는다. 필터까지 통과할 힘이 없다. 용기, 호기심, 신념이라는,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힘이 되어야 나아갈 수 있다. 그제야 그 진한 원액,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것이다. 한번 추출이 되기 시작하면 쭉 나온다. 힘껏 달리는  첫걸음을  내딛자마자 멈추기도 쉽지 않다. 한 번 뛰면 쭉 달리기 쉽다.


잠시 멈췄을 때 충분히 나아갈 수 있을 힘을 모으는 것이다. 커피를 내리는 압력처럼. 무릎을 꿇는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라는 유명한 대사가 생각난다. 멈추고 나갈 방향을 제대로 정했다면 이제 뛰어나가야 한다.


무언가 하기 전에 두려움이 왔다면 점검할 기회라 생각해보자. 잠시 멈추자. 숨을 고르고 뛸 방향을 제대로 확인한 후에 그냥 힘껏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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