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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Nov 13. 2015

<검은 사제들>을 보고

 한국형 엑소시스트 시작에 의의를


한국형 퇴마물의 정갈한 시작


한국형 엑소시스트를 보는 듯했다. '엑소시스트'를 빼고 생각할 수 없는 주제이며 그런 구성이었다. 제법 많은 이들이 개봉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보았다고 했다. 다들 무서웠고 놀랐으며 재밌다고 했다. 기회가 되어 보게 됐다.


깜짝 놀래키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천천히 죄어오는 걸 선호한다. 갑작스런 등장과 큰 소리로 놀래켜서 무섭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건 별로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거의 전부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전체적으로 평범했다.


한국형 퇴마, 구마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그냥 엑소시스트를 가져 오면 전혀 다른 문화관이 느껴지는데 한국문화에 맞게 잘 소화했다. 실제로 한국 카톨릭에서도 구마 작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면 어느 정도 잘 짰다고 생각한다. 여러 구마 도구를 보면서 어릴 때 한 게임들이 생각났다. 특히 '디아블로'가.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실제 구마 현장에 저 성구들이 어떤 효력을 발휘할지 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맨밥에 밍밍한 된장국 같이 너무 정갈한


그럼에도 너무 뻔한 구성이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를 그나마 살렸다. 선배와 후배의 케미도 그다지 없었다. 둘이 보여준 갈등에 비해 해결은 너무 짧았고, 둘의 관계 표현은 관심 밖이란 생각이 들었다.


최부제(강동원 역)의 극복과 각성은 처음부터 알려주었지만 그냥 바로 보고 알 수 있게 설계되어서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교훈적이지만 익숙하다.


다음 한국형 퇴마물은 좀더 풍성하고 간이 되길


주연 배우 세 명의 연기가 펼쳐지는 마지막 씬을 제외하면 인상에 남는 게 없다. 평범한 한국형 엑소시스트이다. 이 영화를 딛고 그 다음에 좀더 잘 짜여진 한국형 퇴마  영화를 기대해볼 수 있단 생각을 한다.



거기서 하나 가져온 글감은 극복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 때 도망친 것에서 극복이 필요하다. 어렸을 때 무서운 건 원래 그런 것이다. 당연히 무서운 것이고 도망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도망쳤단 생각에 무너지고 거기에 매여있는 게 아니라 이제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과거 어린이 때 실패에 머물지 말고 어른이 된 지금 그때 실패한 것을 극복해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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