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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Nov 17. 2015

내가 나의 상사라면

마이북 프로젝트 열다섯 번째 시간

이 글은 책 <인문학  습관> '적성 찾기' 21일 프로젝트이다 "마이북 프로젝트"의 목표는 '나를 알아 발전시킬 3가지를 찾는다'이다.


오늘의 질문은 '내가 나의 상사라면 무엇을 시킬 것인가?'이다.



내가 내 삶을 사는 나의 상사라면


내가 나의 상사라면? 내가 나에게 하루라는 업무를 준다면, 어떻게 지시할까? 하루를 돌아보게 됐다. 상사라 생각하고 보니 지적할 부분들이 보였다. 원래 인식하던 부분이 있고 이때 인식하게 된 부분이 있다. 세 가지를 이야기하겠다.


운동하기, 체력을 늘리고 삶을 느끼는


운동하기이다. 10월까지는 매일 꾸준히 조깅과 산책했다. 그러다 날이 한 번 확 추워진 적이 있다. 아예 의욕이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그게 바로 습관이 된 건지 날이 풀려도 나가지 않게 됐다. 집에서 맨몸 운동을 하지만 나가진 않게 됐다. 조깅과 산책은 체력 증진 목적도 있다. 동시에 뛰어 숨이 찰 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걸으며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 사라진 느낌이다. 몸도 조금 무거워졌고.


한겨울에 어떻게  운동할지 모르겠다. 다만 날씨 생각 안 하고 그냥 뛰어야겠다. 상사가 시키는 일이란 게 대부분 그런 것 아니던가. 시킨 일이 부당하지 않다면 할까 말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것. 밥 먹고 잠시 소화한 다음 그냥 나가야 한다. 그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켜야 한다. 


시간 관리, 시간을 잘 주고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요하기


다음으로 시간 관리 잘하기이다.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파악해, 먼저 해야 할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이다. 중요한 일은 매일 있고 급한 일도 계속 쌓이는데도 미루고 그냥 그런 일들을 하다 시간을 다 쓰곤 한다. 먼저 할 일을 해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생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는 해야 할 일을 한 뒤에 생긴다. 사실 어렸을 때 숙제하고 놀라는 말은 아이에게 하는 단순한 말이지만 진리의 요소가 있다. 지키기 쉽지만 동시에 지켜지기 쉽지 않다.


이것이 가끔 제대로 구현될 때 하루가 이렇게 알차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우선순위 비유에 자주 나오는, 유리병 안에 모래와 돌 넣기. 큰 돌부터 넣고 작은 돌을 넣은 후 모래를 채우면 가득 채울 수 있다. 급하고 중요한 해야 할 일을 한 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냥 그런 일들을 하면 하루가 알차게 채워진다. 들을 땐 그냥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살면서 구현하기 쉽지 않음을 알았다. 그러니 시킨다. 


시간 관리에 하나 꼭 필요한 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다. 몇 달째 시키고 있는데 안 된다. 이게 유독 안 된다. 일어나서 말끔하게 하루를  시작하기보다 멍하게 있을 때가 더 많다. 만약 내가 정시에 자고 제때 일어난다면, 우선순위가 잘 처리된 하루에서 느낀 감정처럼 무언가 알찬 하루란 뿌듯한 마음이 생길 것 같다. 누군가 내게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면 100만 원을 준다면 어떨까? 누가 돈을 주지 않아도 그 시간의 가치가 그만큼 될 것 같다. 잠을 잘 자야 하루를 움직일 시간을 잘 줄 수 있다. 잘 받아야 관리도 잘 할 수 있다. 그러니 이것도 시키자.


하루 복기하기, 나를 다시 관망하고 주물하는


마지막으로 하루를 돌아보기다. 요즘 일기를 쓰면서 일기는 그날 다 써야 한다는 걸 느낀다. 당연한 소리이지만 지쳐 돌아오면 미루기 일쑤이다. 미루고 다음 날 쓰면 그 날의 감정이 생각나지 않는다. 단편적인 사건만 쓰게 된다. 다음 날엔 다음 날의 일들을 적기 바쁘다. 전날의 감정을 돌이킬 시간이 없다. 그래서 몇몇 선배들은 다음 날 새벽에 전날 일을 복기했다고 한 걸까. 


일기를 쓰며 자신의 하루를 복기하기. 내가 했던 일들을 적어두기, 오늘 감사한 일, 기분이 상한 일, 실수한 일, 잘한 일, 여러 생각 거리 등을 적는다. 각자의 일기 방식이 있겠지만 했던 일들과 그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자세히 적어두는 게 나중에 다시 보고 기억할 때 기억나게 하더라. 


자기 하루를 돌아보며 생각하고, 신앙이 있다면 그 신앙의 가르침을 두고 깊이 생각할 시간의 필요를 느꼈다. 5분이든 10분이든 묵상할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사는 이유, 내가 살 이유, 내일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과 대화하며 신과 이야기하며 정리하는 것이다. 그것이 하루를 살며 흐트러진 나를 다시 제대로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하루의 고단함과 분주함을 내가 왜 어떻게 살지를 생각하면서 차분히 가라앉히고, 나를 다시 주물 하는 시간이다.


내가 내게 시킨 것을 내가 잘 따른다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 것이다. 어떤 삶을  살지는 모르겠다. 일단 해보고 소회를 이야기할 수 있길 바란다. 나의 삶에 대해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며 조율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나를 효율성으로 밀어붙이는 게 꼭 좋은 건 아니지만 자신이 생각할 때 의미 있는 하루가 되게 하는 건 필요할 테니. 한 번 나의 상사가 되어 나의 하루를 바라보자. 그리고 나에게 이야기해보자. 친구에게 조언하듯 내게 조언할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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