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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Oct 05. 2015

잘 먹어야 잘 쓴다

글 쓰는 체력

을 쓰면서 글 쓰기와 운동과 관련이 있단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엔 그 두 번째를 생각해서 쓴다.


글과 운동 그리고 먹는 것에 대하여


운동을 할 때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살을 뺀다는 부분을 생각해보면 살은 먹는 양과 움직인 양에 따라 조절된다. 움직인 양이 많아야 살이 빠진다. 글을 자주 써야 글 쓰는 체력이 는다는 것이 여기 속한다. 그런데 아무리 운동해도 먹는 양을 조절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는다. 




첫째로 줄여야 한다. 단순한 원리다. 움직이는 양으로 모든 걸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려면 굉장히 무리해서 운동해야 한다. 들어오는 양을 줄이는 것이 훨씬 낫다. 그렇지만 양을 줄이기만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둘째로 잘 먹어야 한다. 양을 줄여도 먹는 걸 멈출 수는 없다. 우린 먹어야 살고 먹어야 움직이다. 이왕 먹어야 한다면 좋은 음식을 먹는 게 좋은 건 당연하다.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주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또는 포만감은 없어도 필수 영양소들이 듬뿍 든 음식들 말이다. 이것들을 먹으며 운동할 때 들어온 양을 줄었지만 몸에 딱 필요한 것만 들어오기 때문에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위에 말한 두 가지 측면은 전문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자주 들은 이야기를 간추린 것이다. 


운동과 병행해야 하는 식이요법이 글쓰기와도 관련 있어 보였다. 글쓰기 또한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많이 보고, 듣고, 읽고, 배우고, 만지고, 접하고, 맡고 맛보며 말하는
그 모든 것이 글쓰기의 영양소


글을 쓰는데 필요한 식이요법은 일단 양질의 경험과 정보를 가능한 많이 쌓는 것이다. 좋은 것들을 보고, 듣고, 읽고, 배우고, 만지고, 접하고, 맡으며 맛보고 말하는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이 축적되어 좋은 글에 필요한 양분이 된다. 글을 쓰려면 한 사람의 전인격이 들어간다. 집에만 있던 사람과 이곳저곳을 가본 사람이 다르며 명소만 가본 사람과 동네 작은 길들도 찾아다닌 사람이 다르다. 책만 읽은 사람과 영화와 다큐, 드라마와 소설까지 읽은 사람은 다르다. 무엇이 더 좋고 더 중요한지는 각자가 추구할 바에 따라 다르다. 중요한 건 가능한 많이 접하는 것이다.


주체성을 잃다, 모든 경험을 마이너스화 한다


빼야 할 것은 무엇일까. 컴퓨터나 핸드폰 게임? 웹툰? 저녁 드라마? 예능? 친구들과의 잡담? 사람들이 주로 시간낭비라 말하는 무언가들? 나도 처음엔 그런 부분을 빼야 한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게임을 하면서도 좋은 걸 경험할 수 있고 시시껄렁한 잡담에도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빼야 할 것은 이것이다. 경험에 주체적이지 않은 모든 것이다. 수동적이고 의존적이며 노예적인 것들이다. 이런 태도는 심지어 좋다고 하는 것들에서도 좋은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유럽 여행을 가도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고 명작을 읽고 보아도 감흥이 없을 수 있다. 게임을 하면 그저 생각을 빼고 할 수도 있다. 주체성이 없다면 모든 경험을 마이너스화 하게 한다. 좋은 음식을 먹어도 아예 씹지도 않고 단 하나도 소화하지 못한다면 의미 없듯 말이다.


주체성, 경험에 마이더스의 손을 대다

주체성이 있다면 집 앞 슈퍼에 가면서도 무언가를 경험할 수 있다. 가는 길에 버려진 쓰레기에도 생각을 해볼 수 있다. 한강을 건너면서 감동을 받을 수도 있고 게임 한 번에 인생의 심오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하게 하는 건 모든 경험에 주체성을 갖는 것이다. 그곳에서 무언가 얻으려는 태도, 작가로 치면 모든 부분에서 글감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마치 마이더스의 손이 모든 걸 황금으로 만들 듯 주체성이 우리가 마주할 모든 경험을 좋은 경험으로 바꿀 것이다.


무엇을 하든 소재를 찾듯 마주해보자. 그곳에서 우리는 글쓰기 좋은 먹을거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은 건강한 체력과 체형을 만들어 줄 것이다. 꾸준한 쓰기와 주체성은 글쓰기에 건강함을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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