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라이프 스쿨 3% 커뮤니케이션 자아 문답 반, 주제 : 자유주제
이제 한 해가 마무리되기까지 일주일 남았다. 이번 달 학원 일정도 마무리된다. 대개 학원에 다니면 보이는 패턴이 있다. 한 달 주기로 반복되는 구성이라면 3주 차부터 슬슬 삐걱거린다. 첫 주의 의욕은 슬슬 사라지고 오기로, 의지로 버티게 된다. 마지막 주가 되면 어떻게든 끝났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넘기기도 한다.
우리 학원은 한 달 내내 숙제가 있다. 거의 매일 올려야 한다. 늦거나 안 올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 1~3주엔 월~일까지 숙제를 하게 되지만 마지막 주 수업이 끝나고 나면 잠시 공백기가 생긴다. 그때가 오면 밤새 밀렸던 잠을 자듯 한껏 숙제하지 않는 자유를 즐긴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 월수금으로 영어 회화를 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다. 수요일까지는 말이 잘 나왔는데 마지막 주를 보내면서 금요일에 안 하게 됐다. 주말 내내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채 월요일을 만났다. 스터디를 시작했는데 영어가 안 나왔다. 혀가 굳은 느낌이었다. 술술 나오던 게 갑자기 안 나오니 당황스러웠다. 다시 입이 풀릴 때까지는 시간이 꽤 필요했다.
휴식과 정지의 차이
잠깐의 공백이 내게 휴식이기도 했지만 정지한 상태이기도 했다. 정지는 사전적 의미로 멈추고 그만둔단 의미다. 휴식은 멈추고 쉰다는 의미이다. 이 둘엔 차이가 있었다. 전자는 아예 그만둔 것이고 후자는 더 하기 위해, 힘을 비축하기 위해 멈춘 것이다. 우린 대개 휴식하기 위해 멈춘다고 생각하지만 멈춤의 관성에 그만 정지하게 된다.
이 관성이 생기면 다시 움직이기 힘들어진다. 자전거를 타다가 멈췄다 다시 가게 하려면 첫 페달에 힘을 들여야 한다. 쉬는 게 차라리 편하다. 정지의 관성을 깨려면 움직이게 하기 위한 힘뿐만 아니라 마음의 무게도 감당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휴식할 때 정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쨌든 둘 다 멈춤이 있다. 그리고 멈춤엔 관성이 있다. 관성을 딛고 나아가려면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전에 계속 나아갔던 기억이 있어서 힘 안 들여도 금방 나아갈 거로 생각한다. 근데 잘 안 된다. 그러면 생각보다 버거운 것에 힘들어하고 아예 멈추게 된다.
정진, 정성 들여 나아가는 힘
나아가는 데 힘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자전거 첫 페달을 밟을 때는 언제나 조금의 힘이 필요하다. 내리막길이 아닌 이상 그 힘을 내야만 나아갈 수 있다. 정지하지 않으려면 필요한 힘이 있다. 바로 '정진'이다.
정진은 정성을 들여 나아간다는 의미이다.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는 의미도 있다. 정비의 의미가 있다. 이는 휴식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자전거로 비유하면 그냥 주차장 구석에 두는 건 계속 나아가기 위한 게 아니라 정지하려는 것이다. 계속 나아가려면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게 필요하다. 그것이 정비이자 정진이다. 정비된 자전거의 첫 페달을 밟는 힘을 들이는 게 정진이다. 힘을 비축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여유를 챙겨야 한다.
충분히 쉬어 정비하여
정지 말고 정진하자
한 해 동안 수고했다. 자신에게도, 이 글을 보는 이에게도 말해주자. 충분히 쉬자. 그리고 나아갈 마음과 힘을 비축해서 정진하자. 다음 해의 내 삶의 자전거는 생각보다 힘들지도 모른다. 그래도 첫 페달만 밟으면 반은 했다. 정진하면 진보한다. 계속 페달을 밟는다면, 그리고 틈틈이 '휴식'하며 꾸준히 정진한다면 우리가 가고자 했던 경지에 생각보다 많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정지 말고 정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