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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Dec 29. 2015

독서의 기술 : 분량 혹은 시간

작은 성공을 꾸준히 챙겨가는 것

습관의 기본은 꾸준함에서 온다. 꾸준할 만한 적정량을 정해서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독서 습관도 마찬가지. 가능한 자주 하는 것은 습관을 들이는 데 필요하다.


머리로만 생각하는 건 습관이 아니다. 습관은 행동을 요구한다. 독서를 양치질로 비유하자면 '3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3분은 자각하고 있으면 의외로 긴 시간이다. 3분을 권장하는 이유는 그 정도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대개 빨리 양치하고 말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간을 알려준 것이다.


3분은 습관의 다음 단계이다. 다시 말해 양치가 습관이 안 됐는데 바로 3분을 하라고 하는 건 어렵다. 일단 양치를 매일 시도하는 게 먼저다. 마찬가지로 독서도 일정 분량을 바로 읽어내라고 하면 하기 어렵다. 적은 분량 이어도 일단 읽는 게 중요하다.


내게 처음 독서 습관을 들이게 동기 부여한 책이 있다. <하루 100쪽 읽기 습관에  빠지다>였다. 100일 동안 매일 100쪽씩 읽자는 내용이다. 100쪽을 어떻게든 채워야 잘 수 있다. 100일을 성공하면 최소 1만 페이지를 읽게 된다. 나는 3회를 했고, 각 회당 15,000페이지를 읽었던 거로 기억한다. 성공하고 나니 독서는 일종의 양치질이 되었다. 50쪽을 읽기도 하고, 힘들면 아예 못 읽을 때도 있지만 독서 생활이 멈추진 않게 됐다.


하지만 모두에게 100쪽을 읽으라고 할 수 없다. 이건 그 당시 나처럼 갑작스러운 뽐뿌를 받거나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 하기 어렵다. 다이어트로 이야기하면 다짜고짜 매일 5km씩 달리라고 하는 것이다. 한두 번 할 수 있겠지만 거의 다 실패할 것이다.


독서 습관을 들이고자 한다면 한 가지 기준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제안하고 싶은 기준은 이렇다. '이 정도는 결코 실패하지 않을 양이다',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이 정도는 하고 잘 수 있다' 여야 한다. 나는 그 기준으로 하루 1쪽 읽기를 제안한다. 


읽고 싶은 책 하나를 정해서 출퇴근 길이든 자기 전이든 언제든 좋다. 딱 1페이지만 읽는 것이다. 더 읽는 건 상관없다. 단 덜 읽는 건 안 된다. 보통 책이라면 1페이지는 낭독을 해서 읽어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그렇게 매일 1쪽씩 읽으면 된다. 읽다 보면 뒷이야기가 궁금할 때가 있다. 억지로 덮을 필요는 없다. 더 읽고 싶으면 더 읽으면 된다. 중요한 건 하루 1쪽을 이어가는 것이다.


정 하루 1쪽도 어렵다면 하루 1문단, 1줄을 해보자. 양치로 다시 이야기하자면 칫솔에 치약을 묻혀 양치하는 게 힘들 정도라면 물로 가글이라도 하라는 것이다. 관건은 자신의 '기준'을 세운 후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나가는 것이다. 그 기준은 실패하기 어려울 정도의 난이도이기에 시도하고 성공하는 데까지 힘이 들지 않는다.  계속되는 성공의 경험이 누적되면서 점점 '책을 읽는다'라는 게 익숙해진다.


하루 1쪽 읽기가 익숙해져도 쉽사리 하루 2쪽, 10쪽으로 올리지 말아야 한다. 데드라인은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하루 1쪽은 일종의 보험이다. 그게 있는 한 '실패할 염려'가 없으니 더 읽고 싶으면 읽되 그 기준을 금방 바꾸진 말자.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아주 쉽게 기준을 채웠다면 그때 천천히 올려보자.


책의 양으로 정할 수 있지만 시간의 길이로도 정할 수 있다. 하루 1분 읽기처럼. 내겐 하루 1분 읽기보다 정해진 쪽을 읽는 게 맞았다. 정해진 분량을 채우는 게 더 목표 달성 욕구를 일으켰다. 퀘스트를 달성하고 싶은, 게임 욕구가 발동되었다. 이 부분은  취사선택하면 될 것이다. 시간도 원리는 같다. 1분으로 정했다면 반드시 1분은 읽어야 한다.


<마음의 소리>, 조석, 1000화


실패하지 않을 기준을 세워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습관 만들기의 기본 원리이다. 독서 습관을 들이고자 한다면 기준을 세워 적게라도 꾸준히 읽어보길 권한다. 


꼭 엄청나게 읽어야만 독서가가 되는 게 아니다. 만화가 조석씨가 1,000화에서 웃기게 표현한 것을 가져왔다. 마을 근처의 개구리라는 건 게임에서 레벨이 낮을 때나 초보자들도 바로 잡아서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를 올릴 수 있는 존재를 말한다. 매일 1쪽이 꼭 그렇다. 그렇게 꾸준히 읽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분명하다. 꾸준함을 지속할수록. 작은 꾸준함도 쌓이면 의미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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