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가 동행했던 생생한 이야기 ep 001
프롤로그 000
영국 [런던]
001 인천-도하-런던 첫날
프랑스 [파리]
포르투갈 [포르투]
포르투갈 [리스본]
스페인 [세비야]
스페인 [바르셀로나]
에필로그 100
*과거형과 현재형이 혼용된 것은 한 달 후에 쓴 것과 그 당시에 썼던 메모들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통일하려 했지만, 그때 감정의 생동감이 사라진단 판단에 섞어 쓰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여행 당일이다. 당일 12시가 됐을 때부터 새벽 해 뜰 때까지 짐을 쌌다. 옷과 생필품, 먹을 것들과 가져가야 할 것들을 챙겼다. 챙겼던 물품 하나하나 목록에 적었다. 어떤 걸 가져갔고 돌아올 때 체크하려고. 하지만 한 달 내내 이 목록은 본 적도 없다. 2박 3일 잠깐 여행하는 게 아니고선 짐을 매번 체크하기는 어렵다. 꼭 필요하고 한국에만 있는 물건 외에는 마음을 놓는 게 낫겠다. 나는 일부러 마음을 놓으려 한 게 아니라 담아둘 여력이 없었.. 챙길 것은 이제 다 챙겼다 싶을 때가 되니 28인치 캐리어는 닫힐 수 있는 마지막 임계점 앞이었다. 가방을 들고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평소에 운동 더 할 걸이란 생각이 절로 나왔다.
집 근처 역까지 낑낑 끌고 간다. 바퀴 달린 캐리어를 만든 이에게 박수를. 누나 캐리어를 같이 들어줄 수도 없다. 집 근처 역에 와선 처음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인천공항에 겨우 도착한다. 도착해서 카타르 항공 쪽으로 간다. 체크인하고 들어간다. 면세점 둘러보기 전에 모바일 면세점으로 사두었던 선글라스를 찾으러 갔다.
캐나다 쪽에 있었던 누나 말에 따르면 그쪽은 선글라스가 필수라고 한다. 한국에 살면서 숱한 여름을 보냈지만 그게 그렇게 중헌가 싶었다. 그래도 이건 가서 살 수가 없는 물건이었다. 나는 안경을 끼기 때문에 렌즈를 끼고 선글라스를 껴야 했다. 선글라스를 미리 사서 도수를 맞추는 것도 가능하지만, 시간도 그렇고 원래 선글라스 회사가 자기 기술로 만든 렌즈와 달라지기 때문에 그대로 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안경을 낀 지 10년이 안 됐지만, 그동안 렌즈를 껴본 적이 없어 미리 렌즈 끼는 걸 가기 1주일 전 정도부터 연습했다. 처음에 한쪽 끼는 데에만 30분 넘게 걸렸다. 안경점에서 설명을 듣긴 했다. 그분은 흰자를 손으로 만지시기까지 하면서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거니 겁먹지 말라고, 어렵지 않은 거라고 했다. 양 손가락으로 내 눈을 한껏 벌려봤지만 렌즈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만 벌어진다. 내 눈이 그리 작았던가.. 처음에 넣었을 땐 정말 우격다짐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니 다른 쪽 눈에 넣기까지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 빼는 데에도 양쪽 모두 그만한 시간이 또 걸렸다. 여행 가는 날쯤에야 10분대로 렌즈 착용 시간을 줄였다.
면세품 인도장에 가니 면세점과 사뭇 다른 흡사 도매 시장 느낌이 났다. 면세품들이 담긴 검은 부직포 가방이 수없이 쌓여 있었다. 내가 산 곳에 가서 수령하고 면세점에 들른다. 어쩌다 시향 한 향수를 산다. 5년 전에도 1달 세부 여행할 때 우연찮게 맡은 향수 향이 너무 좋아 쭉 썼는데 이제 바꿀 때인가. 향수를 사고 탑승 준비를 한다.
밤 비행기라 그런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콘센트가 있는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비행기를 기다린다. 시간이 되고 탑승한다. 한국의 야경을 보며 잠에 든다. 한두 번 기내식을 먹는다. 기내식과 줄 수 있는 음료수가 다 적혀 있는 메뉴판이 있다. 카타르 항공이 아랍계라 그런지 할랄 방식으로 도축한 고기 요리를 준다고 써 있다. 음료가 다양하다. 음료 덕후로서 다양한 음료를 마셔볼 권리의 의무가 있다. 진저에일과 토닉 워터를 각각 따로 시켜 본다. 내겐 진저에일이 맞다! 꺼내져 있는 주스와 콜라가 전부가 아니다.
도하에 내린다. 처음 밟아본 아랍 지역의 땅이다. 물론 건물 밖을 나가진 않았지만.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깔끔하고 넓고 쾌적하다. 화장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먼저는 좌변기에 사람이 나올 때마다 청소하시는 분이 들어가서 닦아주는 걸 보고 놀랐다. 안에 들어가니 변기 옆에 샤워기 호스가 있었다. 휴지가 없었다면 샤워기로 처리해야 하는 구조였다. 화장실에 나와서 보니 이쪽 문화에선 이걸로 어떻게 처리하는 건가 보다. 자세히 알아보니 왜 특정 문화권에서 왼손으로 인한 결례가 있는지 알겠더라.
경유 시간을 기다렸다 다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최신 영화가 은근 있어서 보려고 했다. 영어권에 내리기 전에 익숙해지려고 자막 없이 보는 패기를 내뿜으며 틀었지만 잠기운이 더 강했다. 한껏 자고 나니 런던 하늘이 보인다.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히스로 공항. 줄에서 괜히 긴장하며 검색했다. 내 차례가 다가왔을 때 한 흑인은 거의 모든 짐을 탈탈 털리고 있었다. 꽤 값비싼 물건들이 보였다. 시계나 그런 것들과 맥북 프로와 아이패드 등까지. 언어가 안 통한 건지 수상쩍은 게 있던 건지 직원 3명이 상대한다. 내 차례가 되었다.
누나랑 같이 한 남성 직원에게 갔다.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를 닮은 분이었다. 쭉 있는 심사하는 직원들 가운데에서 유독 미소 지으며 친절이 돋보인, 그쪽으로 가서 심사받고픈 직원이었다. 역시나 친절했고 어디 가느냐고 묻고, 여행지를 답하고 가족 여행이라고 하자 위트 있게 몇 마디 해주며 쿨하게 보내주었다.
들어와서 티켓을 끊으려고 티켓 기계에 서 있는 줄 뒤에 서성였다. 역무원은 기계보다 편의점 가길 권했다. 가격은 같으니 저기가 더 빠를 거라고. 친절하셔라.
인천공항에서 시내 갈 때도 그렇지만 초반엔 역과 역 사이가 멀다. 처음엔 원래 이렇게 먼 건가 했는데 시내 들어오니 짧아졌다. 나는 지금 다신 오지 않을 거리를 지나고 있다. 다시 만나지 못할 사람들도. 서울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여행이 주는 독특함은 보다 더욱 생각에 잠기게 한다.
지하철역에 멈출 때마다 영국 본토 영어를 듣는구나. 꼬마들은 세계 어디서나 궁금증이 많구나. 한 소녀가 터번을 쓴 할아버지에게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를 묻는다. 손녀로 보이는데 호기심 어린 모든 질문에 친절히 답해주는 여유가 신기하다. 몇 정거장 남았는지 역 질문하기도 하면서. 손녀가 생각할 땐 시간을 번 것처럼 신문을 보신다.
영어를 조금 들을 줄 아는 게 여행을 풍성하게 해준다. 옆에 앉은 젊은 분의 영어는 집중해도 안 들린다. 내가 들을 수 있는 건 꼬마 영어 정도구나.
건너편 자리에 다리 올리지 말란 경고문이 있는데 눕지 않는 한 안 닿을 듯한데. 다리가 긴가 보다. 내가 짧은 게 아니다..
누군가에겐 평생의 반복된 삶의 터전이며 누군가에겐 평생에 단 한 번 있는 순간의 시공간이다. 이곳에 사시는 듯한 할아버지를 보니 든 생각.
여기여야만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눈에 담고 싶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오는 사진가처럼.
시내로 들어오면서 사람이 많이 들어온다. 어느새 만석이 됐다. 생각보다 공항에서 킹스크로스는 멀다. 인천공항에서 집 정도라고 생각하니 거기나 여기나 비슷하구나. 지하철이 의외로 작다. 의자 사이 통로엔 1줄만 가능하다. 손잡이도 없다. 아무리 사람이 차 봐야 9호선의 3분의 1?? 여기 사는 이가 한국 와서 아침 9호선 급행을 타보면 놀라겠지.
얼른 샤워하고 싶다. 도하에서부터 더운 채로 너무 오래 있었다. 찜찜하다. 샤워하고 어제 산 향수 뿌리고 싶다.
도시라 그런지 어렵지 않은 느낌이다. 서울 온 런던인이 이런 느낌이려나. 실생활은 다르겠지만.
킹스크로스 역에 도착했다. 전기차들이 보인다. 나오니 완연한 영국이다. 심카드도 없고 와이파이가 안 돼도 구글맵이 가능하다. 미리 오프라인 맵을 다운받아서인가?
숙소까지 구글 맵을 보며 걷는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탄다. 시내에서 들어가 로컬로 들어온 느낌. 한적한 동네를 보니 기분이 좋다. 한적한 동네에 한 시간을 캐리어와 짐을 끌고 가다 보니... 힘들다. 도착했는데 안 나온다. 길을 잃었다. 세상에. 숙소를 헤매고 헤매다 한 아파트 같은 건물에 들어가서 둘러보았다. 한국인은 한국인을 알아본다. 한국인이 지나가길래 봤다. 나는 그가 카톡 하는 걸 봤고 그는 내가 캐리어 끌고 가는 걸 보았나 보다. 그 남자가 4층쯤에서 소리친다. 민박 예약하신 분이냐고, 한인민박집이었다.
아니라고 말해준 다음 다시 지도를 본다. 알고 보니 런던 숙소라 저장해 두고 별표 찍어둔 데가 따로 있고, '런던 숙소'로 그냥 검색하면 나오는 데가 따로 있었다. 둘의 거리는 40분이 넘게 걸렸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순간 민박 가야 하나 했을 정도로 지쳤다. 화장실도 가고 싶었고.
그래도 좋다. 팔 아프지만. 다시 못 올 거리를 걷는 거니. 킹스크로스 역을 돌아서 주 크게 족적을 남기며 숙소로 가까스로 왔다. 도착. 깔끔하다. 방, 침대 위치도. 콘센트가 10명 방에 2개뿐이었다. 바로 우리 침대 옆. 도착하자마자 멀티탭을 꽂았다... 침대 밑에 있는 보관장소도 좋다. 짐 정리하고 이제 산책하러 나간다.
나왔는데 여권을 두고 왔다. 잠긴 캐리어에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순진한 생각이었다. 여행객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 캐리어를 열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멘붕. 언제 꺼냈지. 다 뒤지다가 가까스로 찾는다. 누나가 열 오르고 있는 게 보인다. 오늘 내가 실책이 많다.
* 플랫 화이트. 카푸치노 잔에 담긴 진한 라떼와 비슷한 거 같은데 정확히 어떤 메뉴인지 잘 모르겠다.
동네를 돌고 돌아 카페를 온다. 플랫화이트와 카푸치노를 시킨다. 원두를 파는 거로 봐서 괜찮은 곳인가 싶다. 드립 방식은 푸어 오버로 한다. 아마도 원두에 자신 있으니 할 수 있겠다. 다음에 들릴 수 있으면 아이스 필터로 마셔보자.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꼬 라인. 굉장히 좋은 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드립 커피 내리는 방식을 간략히 설명한다면 한국에선 주로 바리스타가 긴 주둥이가 달린 포트에 물을 담아 가는 물줄기로 천천히 내린다. 미국에서나 한국에서 트렌디한 카페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식은 푸어 오버(Pour-over)라는 방식으로 정해진 양의 뜨거운 물을 한 번에 부어 넣고 알아서 커피가 내려지게 한다. 주문량이 많은 곳에선 간편하게 추출하면서도 괜찮은 커피를 만들 수 있으니 효율적이다. 다른 장점 중 하나는 같은 양의 물을 부으면 되기에 원두가 같다면 맛은 거의 비슷하여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커피가 물에 일정 시간 동안 푹 잠겨 있으면 다양한 맛이 우려 지지만 안 좋은 맛도 추출될 수 있다. 원두가 좋으면 좋은 맛이 많이 추출되어 안 좋은 맛을 덮을 수 있다. 방식에 따라 다른 커피 맛에 관한 입장은 바리스타 별로 다르니 취존 하는 거로.
여기 카페는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곳이라 그런지 한국인도 중국인도 많다. 한 테이블에 모르는 네 명이 일행처럼 옹기종기 같이 앉는다. 앞에 있는 영국인은 다이어리를 쓴다. 꼼꼼히 쓰는 체질인 듯. 라떼랑 탄산수를 시켜서 마신다(설탕 사진 위에 보이는 유리컵과 잔이 탄산수). 여긴 '커피는 일단 쓰다'는 게 기본인지 설탕이 큰 볼에 담겨 있다. 괜히 안 넣고 마시려다 영국인이 일기 쓰다가 설탕 넣으면서 눈짓해주길래 넣었다. 넣으니 낫다. 넣어야 한다... 이이의 일기 쓰는 장면을 보니 자필 일기의 매력을 느낀다. 하루를 마치고 바로 카페 와서 쓰는 일기라. 어떤 내용을 쓰는지 궁금하다.
커피를 다 마시고 핸드폰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심카드를 사러 간다. 여기선 쓰리심 이란 회사의 카드를 살 것이다. 쓰리심 카드는 주변 통신사의 회선을 빌려 쓰는 구조다. 코벤트 마켓(Covent Market) 가서 사고 저녁 먹고 와야지.
해서 도착했는데 쓰리심 파는 데가 없다. 애플 매장에 물어봤는데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설명해준 대로 갔는데 안 보인다. 이런. 코벤트 마켓에서 먹으려다 마땅한 데가 안 보여서 오던 길에 괜찮은 펍으로 간다. 버거와 피시 앤 칩스 먹기로.
첫날 런던 거리를 걸으며 느낀 점은 길거리에 달리는 사람이 많다. 운동! 자전거 도로도 제법 잘 되어있다. 길거리에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다. 비둘기가 많다. 매너가 좋다. 무조건 사람이 먼저다. 한국에선 자주 울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크럭션 안 울린다. 어지간한 거 아니면 안 울린다. 앞에 차가 갑자기 멈춘 채 있다가 사람을 태웠을 정도엔 울리네. 무단 횡단을 해도 사람이 먼저다. 블랙박스도 없다! 버스킹도 번화가 어디에나 있다.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무언가 두둑. 비 온다. 비 많이 온다. 우산이 없다. 비로 유명한 나라 왔는데 우산을... 쓰리심은 내일 사야겠다. 구글맵에서 쓰리 스토어 검색해서 가야겠다. 근처 화장실 한 번 가는데 1유로다. ㄷㄷ. 전기차도 많다. 우산 하나 살까 하고 가격을 봤는데 하나에 만이천 원이다. 멈추길 기다린다. 잠시 멈췄을 때 펍으로 들어왔다.
영국의 유명한 피시 앤 칩스와 내가 좋아하는 버거류 중에 데빌 버거를 시킨다. 칼로리 폭탄이라 그런 건가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매워서 그런 거였다. 안 매웠다. 삼양라면 정도? 맛있다. 가성비는 글쎄. 감자튀김은 입술이 아릴 만큼 짰다. 감자튀김이 남아 포장하려는데 박스가 없단다. 조금 남기고 왔다.
다 먹고 돌아오면서 킹스크로스까지 걸어간다. 날이 쌀쌀하다. 영국 실감이 잘 안 난다. 유명한 스팟을 안 찍어서인가. 킹스크로스 가니 해리포터가 생각났다. '찾아야지'라고 말하자마자 보였다. 기념사진 장소가 다소 허접(...)해서 찍기 그랬다. 내 상태가 사진 찍기엔 추레한 것도 컸다. 내부 기념품 가게 보고 나온다.
돌아와선 잠깐 기절했다. 여기까지가 진짜 한계였다. 다리도 허리도 아프다. 누나가 잠시 호스텔 내부 구경 다녀오는 동안 잤다. 일어나서 씻으려는데 진짜 피곤해서 안 움직여졌다. 안 씻고 누워만 있는 모습에 누나는 화가 났다. 여행이란 게 서로 계속 선을 잘 타야겠더라. 편한 여행이 아닐수록. 샤워실은 밖에 공용인데 성별로 나뉘었다. 일인실 두 칸이고 칸 안에는 옷을 둘 데도 없다. 샤워기도 없어 머리만 감기도 쉽지 않다. 바디 워시를 놓고 왔는데 다시 갔다 오긴 번거로웠다. 거기 있던 비누로 그냥 샤워폼에 넣어 씻었다. 샴푸도 없네. 물로 머리를 감았다.
혼자 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먹고 자고 입는 모든 게 벅찼을 테다. 상상이 안 간다. 하더라도 엉망진창 난리 났을 테다. 이렇게 와보고 나면 해봄 직하기도 했고. 영어는 조금이라도 되니깐 어떻게든 될 것 같기도 했다만. 일상 영어는 진짜 아예 안 들리더라. 수준이 달랐다. 내 의사 표현은 가능하지만 원활한 구현은 안 된다. 따라잡아야 할 수준이 가늠이 안 된다. 현지에 와서 수없이 공부하고 써봐야만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씻고 왔는데 방에 반 이상 자고 있다. 남녀 혼성 호스텔인데 다른 세계관이 뭔가 조그마한 동작들에서 느껴진다. 각자가 그저 개별적인 인격체라는 느낌? 그게 차가운 거리감 있는 구분 됨이 아니라 그저 구별된 독립체라는 느낌. 한국인들로만 구성되었다면 다른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어떤 차이지?
시간도 그렇고 드라이기 사용이 어렵다. 언제 쓸 수 있으려나.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카페에 가서 브런치 먹기로 했다. 카메라에 있는 사진 외장하드에 옮기고. 인스타 몇 달 만에 다시 해봐야지. 이제 자야겠다.
준비된 만큼 즐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많이 안다고 많이 느끼는 건 아니지만 아무것도 모르면 분명 한계가 더 뚜렷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틈날 때마다 찾아보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