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 : 천재에는 여러 가지 정의가 있지만, 좋은 말을 한 사람이 있었지.
진정한 천재는 천부적으로 갖춘 뛰어난 재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 노력하는 재능을 말하는 것이다
라고
기이 : 어떤 이유로 그런 의지력이 생겼는지...
마사루는 천재인 데다, 노력으로 뭔가를 이루려 하고 있어.
푸 : 그런 것을 이렇게 말한다네 기이 군. 기적이라고.
<꼭두각시 서커스> 34권, 후지타 카지히로 저 중에서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스타크래프트1을 했다. 그 게임으로 영어를 배웠고 친구를 사귀었다. 그렇게 접한 영어로 재밌게 배우고 있고 그때 만난 친구는 내일도 만난다.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을 통해 게임 방송이 한국에서 시작되었고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게이머 직업이 생겼다. 그중 내가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는 KT 롤스터에 이영호 선수이다.
이 친구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는 하나. 압도적인 포스 때문이었다.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
그는 분명 이 게임에 재능이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연습생으로 발탁되어 얼마 안 가 프로가 되었다. 하지만 프로는 프로의 세계이다. 단순 재능만으론 한계가 있다. 게임에 대한 재능 자체는 프로라면 다 갖고 있다. 그 비슷한 재능에 두각을 나타내려면, 차이를 만들려면 한 가지뿐이다. 연습. 그는 말한다. 자신은 재능형이나 천재형이 절대 아니라고. 자신은 연습할 뿐이라고. 겸손일까?
24시간 중 3시간을 먹고 자고 21시간을 연습했다
그의 연습 이야기를 들었다. 24시간 중 먹고 자는 3시간 빼고 21시간씩 연습하기도 했다고. 연습량으로는 지지 않는다고. 제일 먼저 연습실에 들어가 제일 늦게 나온다고. 자신이 자신의 연습량을 말할 때도 있고 다른 동료 선수들이 말할 때도 있다. 누구나 인정한 것이다.
혹자는 게임에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이 의미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그 노력 자체에 경외심을 느낄 정도였다. 나는 무엇 하나도 그렇게 노력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살면서 오랜 기간 동안 '재능' 앞에 다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재능이 다 씹어먹는다 생각했다. 어쩌면 재능이란 명분으로 죽도록 연습하지 않을 구멍을 판 것은 아닐까?
연습량은 프로라면 누구나 많다. 그 한 가지에 프로인데 당연하다. 그런 프로 세계에서도 연습량으로 최상위에 있다는 건 주목할 점이다. 그리고 그가 자신보다 더 연습을 한다고 한 정명훈, 이제동 선수는 스타크래프트1에 참여가 끝날 때까지 라이벌이었다. 연습이 성적을 증명한 것이다.
재밌는 건 천부적인 재능은 정말 어쩔 수 없지만 노력하는 행위 자체는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노력할 마음이 생기는 것도 천부적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내가 무언가에 빠졌을 때, 누구와 사랑에 빠졌을 때 내 속에서 일어나는 에너지가 있다. 이런 에너지는 누구나 있다. 그런 에너지로 노력해볼 수 있다면 그 시도 자체가 멋진 일 아닐까?
물론 우리가 그처럼 무언가에 하루 21시간씩 연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30분씩 꾸준히는 할 수 있다. 그처럼 손이 찢어지게 연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30분씩 기타를 꾸준히 매일 치면 손가락에 굳은 살이 생길 수는 있다. 달리면 다리 근육이 생기며 근력 운동하면 근육이 생기고 단어를 외우면 외운 만큼 외워진다.
천재라는 호칭을 평생에 못 들을 지 몰라도 노력하며 사는 사람이란 말은 들을 수 있다. 삶에 작은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하루를 의미 있게 채워가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여러 부분들을 노력하다 정말 꽂힌 무언가에 이 선수처럼 홀린 듯이 연습하게 될 것이다. 꼭 정상에 이르지 않더라도 무언가에 '매진'한 그 자체가 만족스럽지 않을까?
매진하는 삶, 매력 있는 삶
노력하는 사람을 보면 항상 나를 돌아보게 한다. 가끔이라도 스스로 이런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전부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쌓이면 무언가 될 것 같다. 정점에 오르는 것을 바라기 보단 정점에 오를 정도로 매진한 그 모습을 닮고 싶다. 그러다 보면 위의 정의에 따라 우린 모두 천재란 소리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난 자기 삶에 어떤 부분에서라도 매진하는 사람이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충분히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