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한 걸음 005
여행할 때 필수적인 계획이 있다. 항공편이나 숙소는 어떤 모습으로든 필요하니. 동선을 짜는 데 필요한 계획도 있다. 오늘은 어디어디를 가겠다고 하는.
여행의 묘미는 계획대로 되기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저기를 가려다 여기를 발견하게 된다. 블로그나 어떤 후기에도 나오지 않는, 가야만 알 수 있는 곳들이.
내셔널 갤러리 가는 길에 구글 지도로 방향만 잡고 되는 대로 걸어가다 느낌 좋은 골목을 발견했다. 뮤지션들의 거리 같은. 그 중 하나에 들어갔는데 사방이 기타 뿐이다. 낙원 상가도 몇 번 가봤지만 전혀 다른 느낌. 건물 구조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낙원 상가는 주인의 색이 나타나기 어려운, 용산 상가처럼 비슷한 가게의 나열같다면 여긴 주인만의 색이 느껴지고 진짜 음악과 기타를 좋아한단 느낌을 받았다.
계획대로만 갔다면 여긴 들르지 않았을, 발견도 못 했을 곳이다. 여행엔 계획과 여유 혹은 탄력적 조절에 대한 여지도 필요하다. 열린 마음일 때야만 흐르는 대로 흘러가다 보면 의외의 길이 나타나고, 결코 예상할 수 없던 기회를 마주할 수 있다.
유럽 다녀와선 안 치고 있지만 가기 전에는 매일 같이 기타를 연습했다. 여기서 내 기타 모델을 발견하니 감회가 남달랐다. 사진을 보며 글을 쓰니 다시 기타를 치고 싶긴 한데 다시 잡을 날이 언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