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여행 한 걸음 010
홍대 거리를 가면 이젠 버스킹 중인 뮤지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들 잘한다. 지금은 프로라고 봐도 될 정도로 원숙한 실력인 이들도 종종 본다.
물론 애초에 잘하는 극소수가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은 처음이 있었을 것이다. 어설프고 어색하며 딱 봐도 처음인 티가 나는 풋풋한 때가. 그때를 지나고 다양한 곡절을 겪은 후에야 풋기를 털어낼 수 있었겠지.
런던 레스터스퀘어(London Leicester Square) 근처엔 버스커하는 이들이 많다. 근처를 지나가는 데 음악소가 들린다.
음악을 잘 모르는 내가 들어도 음정이 나가고 연주가 틀리는 게 들렸다. 그만큼 떨리는 목소리도. 저렇게 부르는 데 누가 들을까 하고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So cute' 라며 사랑스럽게 지켜보는 걸 봤다.
초보 티가 나지만 꿋꿋하게 버티며 노래하는 이를 바라보며 응원하는 이들이 있었다. 소녀는 노래를 꽤 오래 했고 내가 다른 곳에 들렀다 나올 때도 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때는 음정 맞는 것을 넘어 자신감이 찬 음색이 들리기 시작했다.
단지 떨려서 제 실력을 바로 보여주지 못했다. 만약 처음에 사람들이 무관심했거나 야유했다면 다신 못했을지도. 사람들은 친절히 들어주었고 미소지으며 바라봄으로 응원과 격려를 해주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면서 저 소녀의 이름은 모르지만, 나중에 한 걸출한 뮤지션의 태동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설령 그녀가 대성하지 않다 해도 어떤가. 그녀는 자신의 응원에 힘입어 실력과 진심을 담아 노래하였고 사람들은 응원함의 응답으로 마음이 담긴 노래를 들었다. 그 순간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을 서로가 만들었다.
위기를 맞을 때가 있다. 기다려주면 기회가 열릴 수도 있는데 그러지 못해 그르칠 때가 있다. 이 시간에 이 사람들은 소녀의 위기를 기다려주었고 소녀는 기다림 덕에 기회를 잡았다.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 있는 사람, 서툰 도전을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한 사람, 기회를 잡았을 때 한껏 환호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싶었다. 내가 주위에 그런 사람이 되고, 내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