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은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크리스 베일리가 쓴 <그들이 어떻게 해내는지 나는 안다>를 천천히 읽으며 생산성에 관해 생각해보며 살아보려 하고 있습니다.
생산성을 측정하는 최선의 방법은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스스로에게 지극히 단순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계획했던 일을 해치웠는가? 만약 의도했던 일을 이뤄냈다면 스스로 설정한 생산성 목표에 대해 현실적이고 진지하다는 의미이며, 내가 보기에는 생산적인 사람이다. 44쪽.
수많은 하루 일과가 적힌 To-Do lists이 눈앞에 있다. 하루 종일 뭔가 바쁘게 산 것 같은데 하기로 한 일들의 반도 못 한 기분이다. 줄여도 쌓일 판에 계속 일은 복리 이자처럼 쌓여만 간다. 일 쌓이는 속도로 돈이 쌓였다면 윤택한 삶을 살았을 텐데.
오늘 하루 그래도 계획했던 큼직한 일 몇 개는 처리 했다. 이번 달 내내 알게 모르게 생각 한 켠을 차지했던 운전면허. 생각만 하고 알아보기만 해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바로 시험을 보러 갔다. 필기와 기능을 보고 나니 이제 도로 주행만 남았다. 한결 간단해졌다. 거진 다 끝난 것 같은 느낌이다(도로 주행이 제일 어려운 부분이지만..). 읽기로 한 책도 어느 정도 읽었다.
더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 주의력을 쏟을수록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고 훨씬 생산적이게 된다. 47쪽
다만 저녁 이후엔 시간을 다 날렸다. 올해 내내 꾸준히 삶에 체화시키려 하는 게 있다. 가장 오랫동안 바라고 있지만 계속 못 하는 '일찍 자고 일어나기'. 오늘은 이미 밥도 완전 천천히 먹고 잉여롭게 시간을 보냈으니 일찍 자긴 글렀다.
뭘 하느라 시간을 썼나 돌아봤다. SNS, 각종 뉴스와 유머 자료들. 내가 뭘 봤는지도 기억 안 나는 것들. 최근 일을 시작하면서 수십 편을 보던 웹툰도 단 번에 안 보게 됐다. 볼 여력도 없고 지치기도 하고 시간도 아끼기 위해. 그런데 그 반동이 강해서인지 다른 데에서 그만큼 시간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정말 집중할 일이 무엇인지 파악한 다음 그 일에 에너지와 주의력을 쏟아야 했다. 나는 내 하루에 정말 중요한 일이 뭔지 고민하지 않았다. 대충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들이 있지만 내가 정말 그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는 다른 문제다.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여기는' 일들에 내 에너지, 시간, 주의력을 쏟아야 했다. 그러지 않곤 남는 게 있을 수 없었다.
매일 얼마나 많은 생산성을 놓치고 있는가를 깨달았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최선의 업무에 모든 노력을 다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업무에서 한 발 물러나 가장 영향력 있는 일을 결정하고 그 업무를 의식적으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생산적이지 못했다. 나는 처리해야 할 업무 목록으로 기어들어온 것을 처리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49쪽
24시간 중 내가 22시간이나 20시간이 되게 '없앤' 시간이 있는 건 아니다. 없는 것처럼 흘린 시간이 있을 뿐이다. 내 삶에서 한 발 짝 물러나 조망하면서 내 삶의 본질적인 일을 결정하고 그 일에 전념했어야 했다. 나는 내 삶을 위한 일보다 내 삶과 관련 없는 일에 내 삶 전반을 쓰고 있었다.
내가 내 삶을 낭비하고 있었다.
지극히 소수의 업무가 당신이 성취하는 것의 대부분을 이끌어낸다. 생산성은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49쪽
자신을 아는 것이 먼저란 생각이 든다. 내가 해야 할 모든 일 중에 가장 집중할 일이 무엇일까. 내게 옳은 일이 무엇일까? 그 일을 하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
나를 이해하고 나를 통해 옳은 일을 하려면 내가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을 피해야 한다. 다음엔 내가 하는 일에 관해서 내가 알고 있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중요한 생각거리를 던진다.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세 가지 방법
이 책에 제시된 모든 도전 과제들 가운데 이번 절 내용은 특히 중요하다. 정말로 생산적이어야 하는 업무가 무엇인가를 먼저 결정하지 않고서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의 경중을 따지는데 내가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기법은 브라이언 트레이시에게서 나왔다. 트레이시는 자신의 책에서 "당신이 회사에 기여하는 가치의 90퍼센트는 (겨우) 세 가지 업무에 압축돼있다"라고 말한다. 51쪽
그의 방법은 무척 단순하다. 나는 당신에 좀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여기에 약간의 수정과 확장을 단행했다.
1) 직장에서 맡은 모든 업무의 목록을 작성하라.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모되지만 담당 업무를 한 장의 종이에 모두 열거해두면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당신은 주간 혹은 월간 단위로 잠시 시간을 갖고 업무에서 한 발 물러나 직장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모든 일에 대해 고민해볼 일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2) 맡은 업무를 모두 기록한 목록을 작성하고 나면 자신에게 질문해보라. 그 목록 가운데 매일, 하루 종일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다면 어느 업무를 처리하겠는가? 물론 동일한 시간으로 성취도를 가장 높일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목록 가운데 어떤 업무가 당신의 상자에게 혹은 자신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인가?
3)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물어보라. 목록 가운데 하루 종일 두 가지 일을 더 할 수 있다면 동일한 시간 안에 성취도를 가장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두 번째, 세 번째 업무는 무언가?
나는 일과 일상, 각 부분에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일은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간단하다. 그리고 일 자체는 그 일만 해도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조금 더 손에 익은 다음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일상에서 세 가지 일을 생각하기로 했다. 한 가지 일만 처리할 수 있다면 나는 일찍 자고 일어나는 걸 선택하겠다(물론 글은 내일 업로드될 예정인 이 글을 쓰는 시간은 새벽 2시에 가까우며 늦잠을 잘 가능성이 높다). 내겐 양질의 수면이 하루 성취도 전반을 좌우한다.
두 가지 일을 더 할 수 있다면 하나는 책을 읽고 필사하는 것을 세트로 하고 다른 하나는 요새 고민 중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과 내 브랜딩을 확장시켜줄 다른 글, 또는 브랜딩 할 수 있는 다른 플랫폼의 방식이 무엇일까 찾아보고 있다. 알아낸 뒤 그 3가지 일에 집중하려 한다. 집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집중력, 에너지의 확보가 필요하다. 내 삶을 돌아볼 때 그러려면 일단 잘 먹고 잘 자야 한다. 얼른 이 글을 마무리하고 자야겠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생산성의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는 것 같다.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 하나하나와 생산성 덕후인 저자의 생산성 질문에 깊이 답하다 보면 무언가 한 줄기 빛을 만날 것 같다. 생산성의 특이점으로 이끌려 올라갈 수 있는 어떤 끈이 될 빛. 같이 읽는 분들에게도 그런 가치 있는 기회가 같이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