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연락을 받았다. 독서 습관을 가지고 싶지만 어려운데 방법이 있겠냐는 문의였다. 나는 독서, 습관에 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는 내가 독서를 꾸준히 해왔고, 습관 들이는 데에 관심 있는 걸 알았다.
독서는 최근 3년 가까이 한 달에 10권 정도씩 읽었다. 요새 만드는 습관은 필사하는 습관이다. 100일 프로젝트로 오늘까지 84일 동안 매일 빠짐없이 쓰고 있다.
독서 습관을 들이는 데 영향을 주었던 책들이 있었다. 읽고 내가 소화해 독서 습관을 만들었던 방법을 토대로 설명해주었다.
체화한 내용이라 정확한 인용은 하지 않겠다. 영향을 직접 준 것으로 기억나는 책 목록은 이렇다.
<하루 100쪽 읽기 습관에 빠지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습관의 재발견>,
<아주 작은 반복의 힘>
4권을 보기 어렵다면 한 권에 위 책들을 포함해 다양한 내용이 소개된 <완벽한 공부법>을 읽어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요약하자면 만들고 싶은 습관을 왜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자. 만들고 싶은 습관의 최소 단위를 정하자. 실패하기 어려운 습관을 매일 성공으로 이어가자. 공개적으로 습관 만드는 중이라고 선포하고 함께 할 사람을 찾아서 같이 하자. 100일처럼 만기일을 정해서 한 뒤 계속 시즌제로 이어가자.
습관 형성을 하기 위해 크게 3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내가 왜 그 습관을 만들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 둘째 그 습관을 구성하는 최소 습관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셋째 최소 습관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알아야 한다.
재작년 나는 영어 일기 쓰기 습관을 가지려 노력한 적 있다.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기 위해 영작 실력을 기르고 싶었다. 200일 넘게 매일 최소 1문장에서 10문장 이상씩 썼다. 계획과 달리 한국에서 취업하게 됐다. 영작 공부의 이유가 사라지자 영어 일기 쓰기는 취업 후 얼마 안 가 중단됐다.
책을 읽고 싶다면 내가 왜 읽고 싶은지 돌아봐야 한다. 왜 WHY는 생각과 마음의 핵심이다. '왜'는 행동의 기반이다. '왜'가 없으면 행동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습관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습관 만들기의 본질은 매일 하는 것이다. 반대로 매일 하지 않으면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이 습관이다. 매일 하려면 '그 행동을 하는 것'을 성공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쉬워야 한다.
매일 팔굽혀 펴기 습관들이기를 예로 들어보자. 이 습관은 어떻게 들일 수 있을까? 먼저 내가 왜 팔굽혀 펴기를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쉬지 않고 100개를 할 수 있는 근력을 갖는 게 목적이라고 임의로 정해보자. 쉬지 않고 팔굽혀 펴기 100개 하기는 운동하지 않은 사람에게 쉽지 않다.
왜 할 지 알았다면 이제 이 습관을 쪼개 보자. 팔굽혀 펴기 100개 하기의 최소 단위는 팔굽혀 펴기 1개 하는 것이다.
팔굽혀 펴기를 매일 하기를 성공하려면 매일 할 수 있어야 한다. 습관을 최소 단위로 정하면 된다. 매일 팔굽혀 펴기 1회 하기를 습관으로 정하면 된다.
너무 쉬워서 실패하기도 어려운 정도를 습관으로 정하자. 팔굽혀 펴기의 예는 <습관의 재발견>의 저자 스티븐 기즈의 이야기에서 배웠다. 그는 매일 최소한 팔굽혀 펴기 1개 하기를 계속 이어갔고 결국 몸짱이 됐다. 그는 그 1번의 팔굽혀 펴기가 몸짱이 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의미로 'Golden Push-Up'이라고 불렀다.
독서 습관의 최소 단위로 이루어진 작은 습관은 무엇일까? 책은 쪽으로 이루어졌다. 쪽은 문장으로 채워져 있다. 최소 단위는 문장이다. 매일 1줄 읽기 또는 1쪽 읽기를 습관으로 정하면 된다.
매일 1줄 또는 1쪽 읽기를 하되 중요한 점은 반드시 매일 읽는 것이다. 성공의 누적에서 오는 성취감이 습관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성취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1줄보다는 1쪽 읽기를 추천한다. 30일 정도 매일 읽었다고 해보자. 1줄씩 읽었다면 최대 3쪽 정도 읽었다. 1쪽씩 읽었다면 30쪽 읽었다. 30쪽이면 '이만큼 읽었구나' 할 만큼 조금의 성취감이 느껴질 분량이다.
다음은 어디에서 할지 정해야 한다. 작은 습관 행동을 하기 쉬운 장소를 찾아야 한다.
하루 1번 팔 굽혀 펴기 같은 경우는 어디서든 하기 쉽다. 집에서 할 수 있고 밖에서도 할 수 있다. 어디서든 하기 쉽다면 성공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
나는 지하철에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하루 왕복 3시간 정도 지하철을 탔다. 이 시간 동안 책을 읽으면 3일에 1권 정도 읽을 수 있다.
장소를 정했다면 그 장소에서 무조건 그 행동을 한다는 공식을 정해야 한다. 나는 지하철에 타면 무조건 책을 읽는다고 정했다.
성공을 이어가기 쉽다는 게 작은 습관의 장점이다. 또 그날 기분에 따라 언제든지 더 할 수 있다. 1쪽을 읽어도 되고 10쪽을 읽어도 된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든 1쪽은 읽을 수 있다. 계속 이어가면 몸이 적응한다. 책을 왜 읽는지 놓치지 않고 작은 습관을 이어가면 습관이 된다.
상황에 맞춰 장소를 조정하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장소가 바뀌자 나는 습관을 잃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은 걸어 다닌다. 통근 시간 지하철에서만 책을 읽었는데 그 시간에 읽지 못하게 됐다. 다시 습관을 잡아야 했다.
출근 전과 퇴근 후 씻고 나서 읽는 시간을 마련했다. 집에서 집중력을 갖기 어려웠던 나는 추가로 환경 설정을 했다. 하루 최소 1줄씩 필사하기로 했다. 지하철 타고 다닐 때만큼은 아니지만 독서 습관을 쭉 이어가고 있다.
사람은 공개적으로 선언하면 그것을 지키려는 습성이 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이 관심 없다고 해도 나는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독서 습관을 만들 때 매일 읽은 분량을 100일 동안 꾸준히 적었다. 아무 반응도 없었지만 매일 올리는 것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매일 습관을 이어가고 싶다면 SNS에 매일 1쪽씩 읽겠다고 선언하라. 자신만의 프로젝트로 만들어라. #매일1쪽읽기 같은 태그를 붙여서 이어가라. SNS에 말하기 어렵다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말하라.
나는 '필사즉생 프로젝트'를 만들어 진행 중이다. 아무도 안 보는 것 같을 때가 많지만 종종 사람들의 반응이 있다. 또 그것을 좋게 본 분은 자발적으로 같이 하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chaeminc/posts/1416970511752654
습관 만들기에 쉬운 왕도는 함께 하는 거라 생각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하라는 흔한 격언이 있다. 작은 습관을 매일 함께할 사람이 있으면 성공하기 쉽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서로 지지가 되지만 묘하게 의식하게도 만든다. 동료 의식과 작은 경쟁심이 같이 작용한다. 실패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습관을 상대가 오늘도 성공한다면 나도 성공하고 싶어진다.
나는 독서 습관을 만들 때 주위에서 함께 책 읽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책 읽고 싶은 사람도 만나지 못해서 공개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선언하고 이어갔다.
영어 일기를 쓸 때는 같이 쓰는 사람이 있었다. 4명이 시작해서 3명이 전부 안 쓸 때도 나는 계속 썼다. 3명이 포기해도 나는 이어간다는 마음이 있었다. 3명이 쓰진 않지만 지켜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200일 이상을 쓸 수 있었다.
이 습관을 며칠 동안 만들 지 만기일을 정하면 좋다. 정하지 않고 무작정 하면 끝없는 시시포스의 고행이 오버랩될 수 있다. 1달, 66일, 100일 등 습관 만드는 데 걸린다는 시간이 있다. 최소 1달 이상에서 자신이 마음에 드는 날짜만큼 이어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100일을 좋아해서 100일 단위로 프로젝트를 정한다.
매일 1쪽 읽기 프로젝트를 한다면 매일 100일 동안 1쪽 읽기를 하면 된다. 100일 성공했다면 다음 100일을 하면 된다. 시즌제라고 생각하자.
다시 정리하자. 만들고 싶은 습관을 왜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자. 만들고 싶은 습관의 최소 단위를 정하자. 실패하기 어려운 습관을 매일 성공으로 이어가자. 공개적으로 습관 만드는 중이라고 선포하고 함께 할 사람을 찾아서 같이 하자. 100일처럼 만기일을 정해서 한 뒤 계속 시즌제로 이어가자.
그래도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나의 영어 일기 중단 경험에서 볼 수 있듯 그 습관을 만드는 동기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마음의 문제'에 나오는 가사가 있다. '결국 당신 마음의 문제이니까' 중요한 건 결국 마음의 문제이다.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어떻게든 하는 게 사람이다.
내가 적은 방법론은 하고 싶은 마음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마음이 있다면 이용할 수 있지만 없다면 움직이지 않는다.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한 번 따라 해보자. 다른 어떤 습관도 괜찮다. 함께 할 사람이 없다면 같이 하자. 나는 언제든 꾸준히 하고 있으니까.
습관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강연 하나를 소개한다.
이런 유익한 강연을 한 세바시에서 새로운 강연을 열어 참석자를 모집하고 있으니 한 번 가보면 여러 통찰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