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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Jul 26. 2018

<인랑> 감독도, 배우도 시사회 때 속으로 탄식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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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글에 정성을 다해 쓰는 편인데, 종종 힘을 빼려고 합니다. 이번 영화 리뷰부터..


브런치 무비 패스로 다녀온 <인랑> 오랜만에 시간이 맞아 갔다. 실은 <어느 가족>이 보고 싶었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늦게 선택해서 일지, 요새 글을 안 올려서 탈락한 건지(...).



영화를 봐도 좋을 3가지 타입

1. 2시간 동안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이 뭘 해도 상관없다. 그냥 얼굴만 보면 좋다면

2. 어떻게 됐든 총 쏘는 액션이 들어간 영화라면 뭐든 좋다면

3. 뜨거운 날씨만큼 천불 나게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싶다면


아래는 스포일러? 혹은 혹평만 잔뜩 있습니다.


영화 리뷰를 위해 영화를 볼 때면 노트에 적으면서 본다. 내용을 적어야 하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알겠는데 저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긴 알겠는데 모르겠는 느낌.


인물들의 캐릭터 색도 약하고, 단편적이다. 단 한 명도 매력적인 역할이 없다. 인트로에 빨간 망토 보다 인상 깊은 캐릭터가 없다.


김무열이 맡은 역은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무시무시한 악역이라고 생각하겠지? 으흐흐'하면서 작가가 쓴 대사를 으흐흐 까지 연기한 느낌이 든다. '악역 연기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느낌?무엇보다 김무열이 민호를 협박할 때 포스트잇을 쓴 장면은, 악역의 클리셰를 피하고 참신하게 보이려 한 거 같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제발...그냥 평범하게 해줘'하게 됐다.


강동원 정우성은 딱 초반 10분까지만, 훈련하는 상태일 때만 괜찮아 보였다. 본격적인 스토리로 들어가고부터는 길을 잃었고, 엔딩크레딧까지 출구를 찾지 못했다. 한효주, 한예리는.. 모든 연기자들에게 돈을 먼저 주고 이렇게 연기하라고 시킨 건 아닐까? 싶을 정도.


솔직한 마음으론 영화 전문가도 아닌 내가 혹평하는 것보다, 영화 전문가인 감독 외 스탭, 배우들이 더 잘 알 거라 생각한다. 감독은 잘 모르겠지만, 배우들도 영화 시사를 처음 봤을 때 속으로 '아.. 이거 나가리인데?' 라고 깊은 탄식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몰입도는 괜찮았다. 짧게는 '인랑' 타이틀 뜨기 전, 길게는 한효주의 등장 전까지는. 한효주의 사진을 보는 강동원의 눈빛을 본 순간부터 내 목 뒤로 누가 얼음을 넣은 것처럼 싸한 느낌을 주었다. 얼음은 엔딩까지 빠지지 않았다.


하나하나 풀어서 혹평하기도... 그러니 그냥 한 뭉텅이로 쓴다.

뭔가 사연이 있다는 데 와 닿지도 않고,

클리셰를 피하려고 한 건지, 대놓고 쓴 건지 구별이 가지도 않고,

고뇌는 하는 데 뭘 그리 고뇌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서로들 뭐 때문에 싸우겠다는 건지, 왜 싫어하겠다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있어 보일 것 같던 공안부 애들은 강동원 한 명을 못 죽이고 액체 괴물처럼 으깨지고,

특기대와 인랑의 차이가 뭔질 도무지 알 수 없는데 정우성이 강동원이 '인랑이여'... 하니깐 '흐이익!?!'하며 뜬금없이 놀라고,

아니 근데 포스터에 이미 강동원 얼굴에 인랑이라 써놓고선(...)

근데 또 놀랄 만큼 뜬금없이 강한데, 특기대 출신인 김무열은 특기대 전투복을 입으면 그 정도로 강한 건지 모르는 건지 사고로 기억을 날린 건지 안 도망가고 덤비다가 죽고,

특기대 동료는 혼자 입기 힘든 전투복을 벗겨주지 않고 그냥 가버리고.


인랑 원작 내용은 아예 모른다. 모르지만 인랑이 원래 가진 내용이 있는데 다 담지 못 한 느낌이 든다. 감독이 힘차게 용의 수염 2개를 먼저 그렸는데 그리다 보니 미꾸라지 3마리가 될 것 같아, 그냥 머리 2개인 뱀으로 만든 느낌이다. 근데 2마리가 어디로 갈지 서로 다투다 이도 저도 못 가고 끝난 느낌. 이 영화 장르는 액션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닌 이건 '인랑'이다(흐이익?!?!).


영화를 보며 원래 없던 의미를 만들어서라도 좋게 보려고 하는데,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은 이거 왠지 어른의 사정이 있던 게 아닐까? 였다. 이렇게 안 만들면 돈을 안 주겠다 했다거나. 돈을 적게 줘서 깽판을 쳤다거나...


사람은 언제 어디서 볼 지 모르기에 쉽게 혹평을 남기지 말자란 생각을 하지만, 브런치 시사회를 본 이상 평은 남겨야 하고, 공들여 쓸 시간도.. 마음도 없고... 그렇다고 '이 영화 짱. 액션 짱, 강동원 짱짱ㅎㅎㅎ'라며 거짓말 하기도 싫고.


영화 보며 적었던 노트는 하나도 안 보고 일필휘지로 적는다.


초반 10분의 재미 +1.0

잠깐 있던 액션신 +1.0

빨간 눈빛이 멋있음 +1.0

끝까지는 봤으니깐 +0.5

3.5/10.0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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