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수백 번의 강연을 듣거나, 북토크를 갔다. 강연은 편차가 크다. 높은 만족도를 느끼기도 하지만, 괜히 왔단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북토크는 항상 최고의 만족도를 주는 건 아니었지만, 북토크를 가서 후회를 한 기억은 거의 없다. 이 차이는 아마 북토크만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북토크를 가면서 느꼈던 북토크의 매력 3가지를 정리해봤다.
북토크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책을 읽고 가는 것과 안 읽고 가는 것이 있다. 읽고 가면 다시 읽게 되고, 안 읽고 가면 읽게 된다. 어쨌든 읽게 된다. 저자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책을 안 읽고 간 북토크가 있다. 지금 기억을 더듬어 보면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북토크, 유튜브 '오마르의 삶'을 운영하는 오마르 북토크가 생각난다.
두 북토크 모두 책 한 줄 안 읽고 갔다. 참석자 대부분이 책을 읽고 온 것 같았다. 책을 읽은 사람들만 이해하는 개그 같은 걸 할 때면 살짝 '아싸' 되는 느낌이긴 했지만, 안 읽고 가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었다.
저자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일지, 저자의 말을 듣고 흥미가 생겨서일까. 안 읽고 북토크에 가면 항상 끝나고 책을 사서 읽었다.
북토크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기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질문과 답변을 들으면서 나도 궁금한 것에 답을 듣거나 또는 나는 생각도 못 했던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짧은 독서모임을 하는 느낌이다. 같은 책을 읽고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덕에 혼자 읽을 때보다 더 폭넓게 읽게 된다.
* 참석자 전원에게 책 주는 북토크도 있다. 이런 데는 가면 무조건 이득이라 생각한다. 세바시 북토크가 그렇다. 이미 책이 있는 사람은 지인에게 선물하면 된다.
-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영화는 시네마 토크라고 해서, 감독 혹은 평론가와 같이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 게 있다. 영화에 나온 장면들에 대해 제작자의 의도를 듣게 되면, 혼자 봤을 때 보다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북토크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 저자의 의도를 듣거나, 저자의 의도를 듣고 책을 볼 때 혼자 읽을 때보다 훨씬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저자와 대화할 수 있다
혼자 책을 읽을 때 질문이 떠오를 때가 있지만 물어볼 데가 마땅히 없다. 북토크에 오면 저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 듣고 오면 질문하기 좋지만, 안 읽고 와도 저자의 말을 듣다 보면 질문할 게 생겨 답을 들을 수 있다.
<기획자의 습관>을 읽고 내게 필요한 부분에 어떻게 적용할지 궁금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왔었다. 북토크에 갔을 때 저자에게 질문할 시간이 있었고 답을 들었다. 소소한 유레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시간을 가지면 책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안 읽었다면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든 궁금증을 물어볼 수 있다. 그러면 책을 읽을 때 ‘이게 그 말이구나’라고 하게 된다. 무엇보다 글로만 접했던 저자와 대화를 직접 해본다는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된다.
- 저자에게서만, 북토크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책엔 분량과 흐름 때문에 많은 내용이 편집된다. 완결성을 위해선 빼야 했지만, 개별 에피소드로는 더 재밌는 이야기들이 있다. 또 책에 적을 수 없던 비화 등은 북토크에서만 들을 수 있다.
- 저자의 사인, 저자와의 사진
저자의 팬이었던 이들은 저자를 만나고, 인증 사진을 찍으면서 팬심을 채울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팬이 될 수도 있다. 책에 저자 사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도 크다. 마치 편지가 적힌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든다.
이제 갈수록 많은 이들이 저녁 있는 삶을 보내게 됐다.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각자 취향에 달렸다. 운동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쉬거나. 어떤 이들인 지적 허영을 채우고자 한다(내가 그렇다). 북토크는 맛있는 저녁 식사와 비슷하다. 한 번에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그 하루는 괜찮게 마무리할 수 있다. 북토크 한 번에 삶이 달라지지 않지만, 만족스럽게 하루를 보냈단 마음이 들게 한다.
식사 한 번이 삶을 바꾸기도 하는 것처럼 때론 북토크 한 번이 삶을 바꿀 수도 있다. 저녁 시간에 문화생활을 하고 싶다면 지적으로 뭔가 채우고 간다는 느낌과 삶이 바뀔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북토크로 가자. 커플이라면 데이트를 북토크에서 하는 것도 좋다. 항상 영화 보는 것도 식상할 수 있으니.
북토크는 대개 일방향이라 네트워크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을까. 펜 하나 빌려주다 좋은 인연을 만날지 누가 알까. 혹은 북토크 한 번 같이 가자고, 말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될 수도 있다.
세바시와 베스트셀러 <당신이 옳다> 저자인 정혜신 치유자가 함께 북토크를 진행한다. 마음의 CPR, 집밥 같은 심리학을 말하는 정혜신 치유자의 이야기는 유튜브에서만 18만 명이 넘게 보면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있다.
몸이 아플 땐 병원을 가고, 마음이 아플 땐 상담을 받으러 간다. 몸이 건강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부분 알지만 마음이 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정혜신 치유자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위로 받음과 함께 스스로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고, 다쳤을 때 낫게 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번 세바시 북토크에는 일반 북토크에 없는 특별한 게 있다. 저자의 남편이자 <마음이 지옥일 때> 저자인 이명수 심리 기획자가 게스트로 나온다. 이명수 심리기획자의 세바시 영상은 120만 명이 넘게 보았을 정도로 큰 공감을 얻었다. 이 둘의 이야기를 한 번에 들을 수 있다.
북토크는 시작부터 끝까지 버릴 게 없는 알찬 시간이다. 세바시 북토크는 책도 주고 최고의 게스트도 온다. 지금 바로 같이 갈 친구들과 시간 약속을 잡자. 친해지고 싶은 이가 있다면 연락해서 그냥 생각나서 같이 구입했다고 하자. 혼자라도 괜찮다. 지금 바로 구입하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 당신이 옳다.
참여 링크 : http://bit.ly/2yCkIyg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