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 유튜브로 영상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군가 만들어낸 콘텐츠들을 즐겨 봤다. 남이 하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남의 관심사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나는 나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어 보였다. 나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콘텐츠 속 남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말했다. 자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걸 보는 나는 자연히 알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내게 묻지도 않았다. 나는 자연히 나를 모를 수밖에 없게 됐다.
웹툰, 유튜브 혹은 넷플릭스, 친구들과의 만날 때면 즐거웠다. 그런데 나는 어떤 사람일지 생각하면 할수록, 이 시간이 많아질수록 공허해져 갔다. 그건 어쩌면 내가 나에게 갖는 서운함이었을지 모른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물어보지 않고, 관심 가져주지 않으니깐.
나는 내가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분명했고, 보는 콘텐츠들도 종류가 정해져 있었다. 나는 신파극을 안 좋아한다.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한 유튜버의 채널 영상은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서운함은 그 정도 안다고 그칠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내가 알아야 할 나는 좀 더 많은, 아니 좀 더 깊은 데에 있었다. 나는 나와 진득하게 마주한 적이 없었다.
나는 내 취향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내가 뭘 하고 싶은지는 몰랐다. '뭘 좋아하고 잘할까’, ‘뭐하고 살아야 할까’ 고민을 20대의 반이 넘어 시작하게 됐을 때 정서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우울감을 꽤 오래 느꼈고, 무기력감도 느끼게 됐다. 처음엔 단순히 미래를 위한 걱정 때문에 그런 줄 알았다.
나를 알아야 나답게 살 수 있다
시간이 지난 뒤 그것 때문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내가 나를 알아야 내가 원하는 삶을 살 텐데, 나를 잘 모른 채 지내느라 어떤 삶을 살지 몰랐다. 결국 남들이 말해준 대로 걸어가고 있었다. 내 길이 아닌 길을 걸어서, 내가 전혀 원하지 않는 삶을 살려고 해서 힘든 것이었다.
나에 관해 글을 쓰면서 나를 알아갔다. 내가 왜 힘든 지 알았고, 뭘 해야 할지 깨달았다. 서운함이 풀릴 때까지 썼다. 힘들면 쓰고, 좋아도 썼다. 일기를 쓰고 생각을 썼다. 종이에도 쓰고 앱에도 썼다. 브런치에도 썼고 담벼락에도 썼다. 쓰면서 생각이 정리됐다. 불투명한 마음이 글쓰기로 투명해졌다. 무엇보다 나와 친해지게 됐다.
글을 쓴다고 인생이 아예 달라진다고 말하긴 어렵다. 글 한 글자 안 써도 잘 사는 사람은 많다. 다만 글쓰기는 한 가지 도구이다. 삶이라는 여행을 떠날 때 누군가는 자기가 어디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다. 나는 지도 없으면 길을 잃는 길치다. 내게 글쓰기는 지도이다. 글쓰기가 만든 지도를 볼 때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왔고, 앞으로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알아가는 글쓰기는 혼자도 가능하다. 같이 쓰면 더 좋다. 혼자 하면 잘 안 될 수 있다. 같이 하면 하게 된다. 하게 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자신감이 생기면 뭔들 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함께 모여 자기 자신에 대해 글을 쓰고,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자신을 들어주다 보면 도리어 자기 자신을 또렷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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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신에 관해 쓰고, 이야기해보자. 글쓰기도 해보고, 새로운 사람과도 만나보고, 자신과 친해져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3달 동안 6번만 나를 써보자. 3달 만에 자신의 꿈을 찾고, 삶이 달라지긴 어려울지 모른다. 다만 3개월 동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좀 더 가까워질 거라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삶의 만족도도, 주체성도 다를 거라 생각한다. 3개월 후 삶이 크게 달라지진 않더라도 나를 알고, 나답게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된다 해도, 자기와 대화하고, 글을 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워크샵을 소개한 내용을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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