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올린 글이 카카오톡 채널에 소개되면서 평소 보다 나은 조회 수를 올렸다. 올라간 조회 수에 비해 구독자는 별로 늘지 않았다. 글에 소개했던 워크숍 구매까지 이어지지도 않았다. 왜일까? 현대 인터넷의 창시자이자 성공한 투자자인 마크 앤드리슨은 말했다.
“당신이 뭔가를 팔아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 가지를 반드시 머릿속에 새겨야 한다. ‘사람들이 내 제품을 사지 않는 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내 것보다 더 좋은 걸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문제 정의가 달라질 것이다. 당신의 물건이 비싸서 안 사는 게 아니다. 더 좋은 걸 사려는 것뿐이다.” <타이탄의 도구들> 중
브런치에서 그 글을 본 사람 중 한 5%가 구독자로 전환됐다(카카오톡 채널에서 노출됐을 경우 브런치 이용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브런치 구독자 전환율은 더 낮아질 것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구독하고 싶었지만, 구독 방법을 몰랐던 것일까? 아니다. 다만 계속 내 글을 읽을 정도로 마음에 든 사람이 적었을 뿐이다. 그리고 워크숍 소개는 구매하고 싶은 느낌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나 말고 다른 사람을 구독하는 건, 다른 시간을 내고서라도 자기에게 더 좋은 글을 읽기 위해서다. 내 글을 읽고 구독해준 분에겐 큰 고마움을 느끼는 동시에 내 글을 읽고 구독하지 않은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도 든다.
마크는 말한다. “파는 사람이 제값을 받고자 한다면, 사는 사람 또한 제값을 치르고자 한다”, “나는 두 가지 성공에 대한 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무엇이든 물건을 만드는 사람은 반드시 똑똑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크숍 가격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다른 요소보다 중요한 건 내가 가진 실력이다. 내가 필력이 좋았다면, 구매하게끔 설득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혹은 꾸준히 좋은 글을 써서 나라는 사람이 브랜딩이 됐다면, 구매로 이어지기 쉬웠을 것이다.
대박은 운의 영역이지만, 성과는 실력을 쌓는 것 말고는 낼 방법이 없다. 글쓰기 실력도 키워야 하고, 브랜딩도 해야 한다. 워크숍을 결제한 분들이 와서 환불하고 싶거나, 악평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끔 워크숍 구성도 준비해야 한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돈을 받기로 한 이상 실력만이 생존 수단이다. 모든 종류의 크리에이터는 남 탓하는 순간 회생할 수 없게 된다. 남 탓 먼저 하지 말고 내 탓 해야 한다. 남 탓 하는 대신 남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남의 반응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남이 봐도 읽을만 한가', '남이 봐도 살 만한가'. 사람들이 다른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면, 왜 좋아하는지 보고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다른 이의 워크숍을 구매한다면, 왜 사는지 보고 파악해야 한다.
반드시 인식론적 겸손함을 갖춰야 한다. ‘왜 내 거 안 사줘!’가 아니라 ‘왜 내 걸 안 살까?, 무엇이 문제일까? 콘텐츠 수준의 문제일지, 홍보의 문제일지 파악해보자’야 한다. 사람들은 솔직하다. 좋은 물건에 돈을 내고 산다. 설령 '좋게 보이기만 한' 물건이더라도 산다. 안 산다면 좋지 않거나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남 탓 하는 게 아닌, 남의 반응을 통해 나를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핑계 대지 않고 자가발전이 가능할 때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