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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Apr 25. 2019

<어벤져스 : 엔드게임> 더할 나위 없는 마무리

11년이 걸렸다. 처음 <아이언맨>을 보고 난 뒤 지금의 '인피티니 사가' 계획을 알게 됐을 때, 이 날이 올까 싶었다. 11년 동안 운도 따르고 수정 사항도 많았겠지만, 타노스처럼 끈질기게 이루어낸 제작팀이 경이롭다. 그 여정을 기다려왔기에 출장 다녀왔음에도 개봉 첫날부터 달려가서 보고, 새벽임에도 이렇게 글을 쓴다.


영화를 최대한 즐기기 위해선 11년 동안 개봉한 영화를 다 보고 흐름을 어느 정도 숙지해야 한다. 3시간 동안 이어지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송가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동안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손뼉 칠 장면이 아님에도 내적 박수가 나오는 장면들이 있다. 몇몇 사람은 실제로 손뼉을 치기도 했다. (쿠키 영상 없다)


영화 스토리는 크게 놀랄 게 별로 없다. 답은 정해진 스토리이다.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일 뿐. 답정너 스토리가 뻔하다고 생각하거나, 이전 관련 영화를 잘 안 봤다면 다소 벅찰 수도 있다. 영화 클라이맥스의 전투신은 그 자체만으로 아이맥스로 다시 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다. 마지막 선물 같은 시간을 음미해야지.


다음 시리즈가 궁금한 것보다 이 시리즈가 마무리된 것에 아쉬움이 더 크다. 영화가 재밌냐, 잘 만들었느냐를 생각하며 보기 어려웠다. 애정 하던, 나의 20대를 함께 한 시리즈의 작별 인사였기에. 괜히 20대와 오버랩되어 그럴지 모르지만, 이제 '인피니티 사가'와 함께 진짜 20대를 보내는 느낌. 기대 반, 두려움 반인 새 시리즈, 30대의 시작도 비슷하다. 둘이 함께 잘 달려볼 수 있길 바란다. 스탠 리부터 현재 제작진까지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스포일러 포함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은 아래부터 있습니다.


영화는 인생에 관한 점을 생각하게 했고 3가지로 묶어보았다.


1. 자기다움

직접적으로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인 스티브 로저스,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를 통해 영화는 자기 다운 삶을 살기를 제안한다. 셋은 각자 태어나면서 왕이어서 받은 기대와 주어진 의무들, 그래야만 해서 그랬던 대의, 개인의 이익보다 대의를 선택한다. 셋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토르는 왕으로 지키지 못했단 것에, 스티브는 과거를 그리워하면서도 사람들을 미래로 이끌어야 하는, 토니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패했단 것에.


타노스는 그 모든 실패가 결국 셋을 자신에게 데려 왔다고 말한다. 타노스는 물론 실패한 이들이 다시 실패할 것이란 생각에 한 말이지만, 결국 실패를 극복했고 셋은 각자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2. 엔딩

모든 것엔 엔딩이 있다. 엔딩은 필연적 존재다. 그게 해피 엔딩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삶에서 선택과 집중에선 배제되는 게 있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도 불가피할 때가 있고, 무기력하게 절망을 느낄 때도 있다. 스티브가 말했든 그럼에도 나아가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에.


'인피니티 사가'의 엔딩은 시작인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이 해야 했다. 다른 대안은 없다. 타노스가 자신이 필연적 존재라고 했지만, 이 스토리의 필연적 존재는 토니이다. 토니가 핑거 스냅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캡틴 아메리카가 남은 필연적 마무리를 끝까지 해낸다.


죽어야 했던 이들을 보며 삶은 꼭 해피엔딩이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스티브 로저스의 삶을 영화적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해피엔딩일 수도 있음도 함께.


3. 시대의 변화

영화뿐만 아니라 시대의 생각들에도 엔딩이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남성 히어로 위주였던 시대는 끝났고 이제 여성 중심(캡틴 마블을 핵심으로 한)의 히어로 시대가 열린다고 아주 분명하게 선언해 버린다. 모든 여성 히어로를 총집합한 장면과 영화 내내 치트키 같았던 캡틴 마블인 캐럴 댄버스의 숏컷으로 다 뚜까 패는(...) 모습과 토니의 장례식 때 혼자 서 있던 캐럴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물론 닉 퓨리 외엔 같이 있을 친구가 딱히 없기도 했지만).


3시간에 모든 걸 마무리 짓기 위해 삭제되고 넘어간 부분이 많음은 아쉬울 수 있다. 영화가 말해주듯 인생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들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색다른 것도, 더 길어지거나 생략되는 것도 별로였을 것이다. 그들 나름의 1400만 분의 1의 선택지였겠지.


마블은 지금까지 해온 자기 다운 영화 시리즈를 종결짓고, 새롭지만 자기 다운 영화 시리즈를 만들어 새 시대를 열려고 한다. 그 과정이 지금까지처럼 잘 될지는 모르지만, 할 수 있는 한 응원해야지.


나 또한 나답기 위해 마무리할 것을 하고, 시작할 것을 해보려 한다.


번외 생각

1400만 분의 1은 개연성을 대부분 날려도 되게 했다..

토니의 두뇌는 캐럴의 파워만큼이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느낌.

그런데 그 입자는 토니도 만들기 어렵나?

스톤 다시 가져다 놓는 게 가져오는 것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 건 왜..?

틈틈 터지는 장면이 많다. 캡틴 아메리카가 '하일 하이드라'는 진짜 미친 듯.

캡틴 아메리카가 묠니르와 방패로 무쌍 찍는 모습은 세상 시원.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임 스톤을 준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에인션트 원의 말에 신뢰는 실력에서 오는구나 했다..

모두 소환된 최종전은 11년 만에 받은 선물 같았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캡틴 마블은 밸런스 문제로 큰 활약보단 치트키로 쓰인 것 같다.

전체 맞다이(...) 상황이 됐을 때, 타노스 표정에서 처음으로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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