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민씨 Dec 16. 2021

번아웃이 일상인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한 가지

퇴근하는 지하철 막차에서 문득 '일이 많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일들이지만,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직원에겐 성장하는 만큼 일이 쌓이고 있었다. 일찍 퇴근하는 직장에 다닌다 해서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 모두는 일이 많다. 학생 때부터 노년까지 일은 계속 새롭게 모습을 바꿔가며 찾아온다.


일은 그냥 하면 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한다. '잘'해야 한다는 기준을 채우지 못하는 한 마음 편히 있기가 어렵다. 집안일도, 공부도, 직장생활도 심지어 인간 관계도 잘해야 한다. 이 압박은 어디에나 있는 중력에 더해 항상 같이 있는 것 같다.


이 압박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처음 사람들에게 많이 사용됐을 때 대비 이제는 그냥 일상 용어가 되었다. 언제나 함께 하는 단어이자 개념이 된 것이다. 이제 스트레스가 처음 올라왔던 그 자리에 '번아웃'이라는 단어가 있다.


자신을 연료 삼아 연소시켜가며 일을 해나가다 보면 결국은 다 타버리는 시점이 오게 된다. 지하철 막차에서 나는 내 연료탱크 속 연료가 얼마 안 가 떨어질 것이란 느낌을 받게 되었다. 연료를 보지도 않고 그냥 무작정 달려온 것이다.


이때 무언가 허기진 마음, 채우고 싶은 마음에 곧장 서점에 가서 이것저것 보다가 읽게 된 책이 <피크 퍼포먼스>였다. 이 책의 저자인 브래드 스털버그와 스티브 매그니스는 젊을 때 뛰어난 성과를 냈던 사람들이다. 스티브 매그니스는 고교 시절 달리기 선수로 유망주였고, 브래드 스털버그는 20대 때 컨설턴트로 백악관에 정책 자문까지 했었다. 누가 봐도 미래가 기대되는 이들이었지만 그들의 고공행진은 번아웃과 함께 끝나버렸다. 


번아웃을 강하게 경험했던 이들이 만나 책을 쓰기로 했다. 자신들처럼 번아웃이 와서 퍼포먼스를 내는 게 끝난 사람 대비 계속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지에 대해. 그리고 그들의 비결을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이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책의 원제는 Peak Performance: Elevate Your Game, Avoid Burnout, and Thrive with the New Science of Success이다. (번역기 도움을 빌려) 간단히 번역하자면 새로운 성과 과학으로 게임을 향상하고, 과로를 방지하고, 성공을 거두라는 것.


성장 = 스트레스 + 휴식

저자들이 첫 번째 챕터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한계'다. 근력 운동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초보는 더 잘 알 것이다. 처음에 들었을 때 무거운 느낌이 드는 무게를 반복해서 들었나 놨다 하면 금방 한계가 온다. 의지와 상관없이 힘이 완전히 풀리는 때가 온다. 2일이 지나면 해당 부위의 근육통이 몰려온다. 만약 이 상태에서 다시 또 같은 부위를 운동한다면? 아픈 것은 물론 더 들기도 어렵고 다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운동만' 계속 하면 근육이 자랄 시간이 없어 원하는 성장을 이룰 수 없단 것이다.


근육이 성장하려면 당연히 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에 스트레스를 줘야 한다. 스트레스를 준 것만큼 중요한 게있다. 휴식이다. 쉬는 동안 몸은 운동한 부위의 근육을 회복시키고 좀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이 시간은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이지만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엘리트 운동선수들은 이 스트레스와 휴식의 주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24시간 운동하는 선수는 없다. 1년 내내 격렬하게 운동하는 선수도 없다. 생존을 위해 성과를 내야 하는 그들은 쉬는 시간을 적절히 안배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움직인다.


이 개념은 운동선수만 적용하는 게 아니다. 마음에도, 두뇌에도 적용된다. <몰입>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창의적인 활동을 위해서도 운동선수의 성장 주기와 같은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 몰입 : 멈추지 않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일에 완전히 몰두한 상
2. 배양 :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휴식과 회복의 시간
3. 통찰 : '아하'와 '유레카'를 외치는 순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사고가 확장하는 때

운동과 비슷한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가? 두뇌 능력을 기르려면, 의지력을 기르려면 무작정 행동하는 것을 넘어 휴식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체된 상태를 계속 이어갈 뿐이다.


여기에 이어지는 무서운 점은 몸과 마음, 생각은 이어진다는 것이다. 몸이 힘들면 힘들지 않을 때 할 법한 행동을 쉽게 한다. 생각하느라 지치면 평소보다 몸의 육체적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다 같이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에 어떤 한 부분이 지쳤는지 어떤지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 어디든 지치기 시작하면 연결된 기능들이 전부 저하되기 시작한다.


번아웃이 오든 말든 성과를 내!

-> 성과를 내려면 휴식을 해야 해!


우리는 한계가 있다. 이걸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사회는 한계 따윈 모르겠고 성과를 내라고 한다.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직장인도 학생도 계속 달려야 한다.


이 보기만 해도 압박인 상황에서 저자들은 '한계를 인정하고 휴식을 반드시 해야 한다'를 처음부터 여러 예시를 들어 이야기한다. 스트레스는 이제 기본값, 디폴트 상태인 우리에게 성장하려면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휴식을 어떻게 할 것이고, 성과를 어떻게 낼 것인지는 다음 글에서 계속 이어서 이야기하겠지만, 먼저 휴식 시간의 확보를 진지하게 고려하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내가 지하철에서 '지쳤다'라고 인식하고 지쳤음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나아간 것처럼, '나도 지칠 수 있는 사람이고, 한계가 있는 사람이다'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하자. 내가 지금 지쳐있는지, 이미 지쳤는지 살펴보자. 필요한 휴식시간을 제대로 갖고 있는지 돌아보자.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성장의 다음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더 나아가기 위해 쉬는 것은, 계속 나아가는 것보다 오래갈 수 있다. 오래 간 모든(원래 뛰어났거나, 평범했거나) 사람들이 그랬기에, 우리들도 그 길을 따라가면 그렇게 할 수 있다. 


- 오늘 내용에서 같이 생각해볼 점

-> 나는 지금 지쳐있는가? 나는 언제 어떨 때 지치는가? 지칠 때 어떻게 관리하는 편인가?

-> 내게 휴식 시간이 있는가? 나는 어떨 때 휴식이라고 느끼는가? 나는 휴식 시간 확보를 할 수 있는가? 


오늘도 일이 많겠지만, 한숨 돌리면서 나를 1분이라도 돌아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